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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 필요해요!” 휴대폰 팔았다가 범죄자 전락
입력 2021.03.09 (08:00) 수정 2021.03.09 (09:13) 취재K

휴대폰을 개통해 넘기면 현금을 주는 이른바 '휴대폰 개통 대출'로 피해를 보는 청년들이 잇따나 나오고 있습니다.

대출 과정에서 브로커가 개인정보를 빼내 자신도 모르는 휴대폰이 개통되거나, 이렇게 넘긴 휴대폰이 보이스피싱 등에 이용돼 범죄에까지 연루되고 있습니다.


■ "급전 필요해 휴대폰 팔았다가..."


월세와 생계비로 돈이 급했던 20대 김 모 씨는 지난해 인터넷에서 '휴대폰 개통 대출'이라는 안내를 접했습니다. 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개통해 기기를 넘기면 그자리에서 현금을 준다는 겁니다.

신용도를 보지 않고 서류도 필요 없이 단 5분이면 수십만 원을 준다는 내용에 브로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약속된 장소에서 만난 브로커는 김 씨를 데리고 근처 통신사 대리점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브로커의 지시에 따라 백만 원 상당의 휴대폰을 개통했고, 가게에서 나오자 마자 브로커에게 단말기를 넘겼습니다.

브로커는 출장비와 수수료를 떼고 50만 원을 김 씨에게 건넸습니다.

그런데 한 달 뒤 김 씨는 자신도 모르게 휴대폰이 더 개통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통신비 청구서를 받아봤더니 연고지도 아닌 경남 진주에서 누군가 김 씨의 개인정보로 휴대폰을 개통해 사용하고 있었던 겁니다.

휴대폰 개통 대출 당시 브로커에게 개인정보를 넘겼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50만 원 급전을 마련하고 김 씨가 물게 된 빚은 무려 7백만 원에 이릅니다.

여러 대의 휴대폰을 동시에 개통하다 보니 단말기 값과 통신비가 불어나 연체가 되기 시작했고, 이자까지 붙어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김 씨는 최근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했습니다.

브로커에게 넘긴 휴대폰이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사용된 사례도 있습니다.

또 다른 이용자인 최 모 씨가 그 피해자입니다. 다행히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일로 경찰 조사를 받는 동안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는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 청년 울리는 변종 대출 기승


휴대폰 개통 대출은 인터넷에서 '내 구제 대출'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스스로 구제한다는 뜻인데요.

대출 업체를 끼지 않고 본인 명의로 마련한 휴대폰을 되팔아 현금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실상은 피해자가 휴대폰 등을 할부로 구매하게 한 뒤 헐값에 매입하는 '휴대폰 깡'입니다.

최근 광주지역에서는 이 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청년 대상 불법 금융 피해 상담기구인 광주청년드림은행에 접수된 피해 사례만 99건에 달합니다.

주로 20대 초반인 피해자들은 저마다의 사정으로 급전이 필요해 휴대폰 개통 대출을 이용했다가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천만 원이 넘는 빚에 허덕이는 실정입니다.

주세연 광주청년드림은행 센터장은 "휴대폰 개통 대출로 인해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빚을 지고 있는 청년들이 해마다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급전이 필요해 브로커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는 자책감 등으로 피해를 입어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있어 불법 금융 피해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급전 필요해요!” 휴대폰 팔았다가 범죄자 전락
    • 입력 2021-03-09 08:00:02
    • 수정2021-03-09 09:13:41
    취재K

휴대폰을 개통해 넘기면 현금을 주는 이른바 '휴대폰 개통 대출'로 피해를 보는 청년들이 잇따나 나오고 있습니다.

대출 과정에서 브로커가 개인정보를 빼내 자신도 모르는 휴대폰이 개통되거나, 이렇게 넘긴 휴대폰이 보이스피싱 등에 이용돼 범죄에까지 연루되고 있습니다.


■ "급전 필요해 휴대폰 팔았다가..."


월세와 생계비로 돈이 급했던 20대 김 모 씨는 지난해 인터넷에서 '휴대폰 개통 대출'이라는 안내를 접했습니다. 통신사 대리점에서 휴대폰을 개통해 기기를 넘기면 그자리에서 현금을 준다는 겁니다.

신용도를 보지 않고 서류도 필요 없이 단 5분이면 수십만 원을 준다는 내용에 브로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약속된 장소에서 만난 브로커는 김 씨를 데리고 근처 통신사 대리점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브로커의 지시에 따라 백만 원 상당의 휴대폰을 개통했고, 가게에서 나오자 마자 브로커에게 단말기를 넘겼습니다.

브로커는 출장비와 수수료를 떼고 50만 원을 김 씨에게 건넸습니다.

그런데 한 달 뒤 김 씨는 자신도 모르게 휴대폰이 더 개통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통신비 청구서를 받아봤더니 연고지도 아닌 경남 진주에서 누군가 김 씨의 개인정보로 휴대폰을 개통해 사용하고 있었던 겁니다.

휴대폰 개통 대출 당시 브로커에게 개인정보를 넘겼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50만 원 급전을 마련하고 김 씨가 물게 된 빚은 무려 7백만 원에 이릅니다.

여러 대의 휴대폰을 동시에 개통하다 보니 단말기 값과 통신비가 불어나 연체가 되기 시작했고, 이자까지 붙어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김 씨는 최근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했습니다.

브로커에게 넘긴 휴대폰이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사용된 사례도 있습니다.

또 다른 이용자인 최 모 씨가 그 피해자입니다. 다행히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일로 경찰 조사를 받는 동안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는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 청년 울리는 변종 대출 기승


휴대폰 개통 대출은 인터넷에서 '내 구제 대출'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스스로 구제한다는 뜻인데요.

대출 업체를 끼지 않고 본인 명의로 마련한 휴대폰을 되팔아 현금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실상은 피해자가 휴대폰 등을 할부로 구매하게 한 뒤 헐값에 매입하는 '휴대폰 깡'입니다.

최근 광주지역에서는 이 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청년 대상 불법 금융 피해 상담기구인 광주청년드림은행에 접수된 피해 사례만 99건에 달합니다.

주로 20대 초반인 피해자들은 저마다의 사정으로 급전이 필요해 휴대폰 개통 대출을 이용했다가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천만 원이 넘는 빚에 허덕이는 실정입니다.

주세연 광주청년드림은행 센터장은 "휴대폰 개통 대출로 인해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빚을 지고 있는 청년들이 해마다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급전이 필요해 브로커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는 자책감 등으로 피해를 입어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있어 불법 금융 피해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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