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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포스코가 미얀마에 무슨 투자를 했길래?
입력 2021.03.11 (07:00) 특파원 리포트
"미얀마 군부와 결탁한 포스코를 규탄한다" 시민단체들이 앞다퉈 미얀마 군부정권에 돈을 대준(?) 포스코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언론도 이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내용을 좀 들여다 봐야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얀마 가스전으로 큰 돈 버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아직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미얀마에서 강판을 만드는 '포스코 미얀마C&C'는 문제가 심각해보입니다.


어느 독재정권 국가에 우리기업이 투자를 하거나 물건을 팔면 잘못한 걸까?

“독재자에게 돈줄을 공급해서?” 정부와 국가를 혼돈해서 나오는 착각입니다.

만약 그럼 이란정부에 소나타를 파는 것은 어떨까요? (이란 경찰의 순찰차는 현대차의 소나타다). 이란은 독재보다 심한 제정일치 국가입니다. 그럼 현대차는 부도덕한 것일까?

중요한 것은 '부패한 권력과 직접접으로 결탁했느냐'입니다. 단순히 그 나라에 거래하고 투자했다는 것만으로 민간기업을 비판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예를들어 두테르테가 있는 필리핀의 어떤 기업과도 얼마든지 합자회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걸 부인하면, 우리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중국 투자가 모두 부도덕해집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의 가스전을 직접 개발 시추해 판매합니다. 가스전의 지분 51%를 갖고 있으니 ‘주인’입니다. 미얀마 국영 가스회사(MOGE)는 15%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가스전에서 나오는 쉐일가스를 (주로 중국에) 팔아서 한해 3천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립니다. 눈물나게 수많은 시추공를 뚫어 찾아낸 가스전입니다.

몇 안되는 우리 가스전 개발의 대박 사례로, 그야말로 캐시카우(cash cow)입니다. 채굴 한도도 무기한입니다(바다속 가스 떨어질 때까지 다 팔아도 된다는 뜻이다)


물론 이익의 15%는 미얀마국영가스회사(MOGE)에 줍니다. 중요한 것은 'MOGE'는 미얀마 군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겁니다. 아직까지는...

한국 산업부 담당자와 통화해보니 우리 정부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독재국가에 투자했을 뿐, 군부에 돈줄을 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군부에 돈줄을 대는 포스코는 철수해라!'는 지적은 지나칩니다.


'미얀마포스코C&C'는 포스코강판이 출자한 회사입니다. 미얀마에서 컬러강판을 생산합니다. 지분 70%가 미얀마포스코C&C 소유입니다.

그런데 30%의 지분을 MEHL(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가 갖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문제입니다.

MEHL은 사실상 미얀마 군부가 운영하는 회사입니다(MEHL은 1991년부터 20년간 180억 달러 정도를 대주주인 군부에 지급했다/엠네스티). 군부의 중요한 자금줄입니다.

이번 미국의 제재대상 4곳에도 떡하니 이름을 올린 회사입니다.


물론 '미얀마포스코C&C'는 큰 회사가 아닙니다. 강판 팔아서 한해 20억 정도 벌어들입니다(2020년).

그러니 MEHL에 배당할 돈도 거의 없을 겁니다. 하지만 계속 MEHL과 함께 사업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포스코그룹도 내심 출구를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그럼 포스코가 미얀마가 군부 독재국가라는 사실을 알고도 과거에 투자한 것은 비난받을 일인가? 기업이 제3세계에서 부도덕한 정권이나 군사정권에 연관된 기업에 투자하거나 함께 사업을 하는 것은 피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사실은 줄을 못 잡아서 안달이다).

만약 기업에게 정권이 도적적인 나라에만 투자하라고 한다면, 지구에 투자가 가능한 나라는 사실 유럽과 미국 정도 밖에 남지 않습니다. 캄보디아부터 중국까지 지구에는 여전히 독재나 권위주의 정부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그 독재정권에 직접 관련있는 회사와 손을 잡는 것은 분명 다른 문제입니다. 포스코의 작은 계열사라고 해도 독재를 일삼아온 군부가 주인인 회사와 함께 사업을 벌이는 것은 신중했어야 합니다.

설령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이렇게 잔인한 유혈진압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도,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입니다. 게다가 '미얀마포스코C&C'에 출자한 '포스코강판'은 국내 유가증권 시장의 상장사입니다. 사회적 의무 기준이 더 높습니다.

정리하면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억울한 부분이 많습니다.

반면 '미얀마포스코C&C'에 대한 비판은 설득력이 높습니다. 현지에서 계속 사업을 영위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그래서도 안될 것입니다).

몇가지 변수도 남아있습니다.

예를들어. 미국의 경제제재가 확대되면 미얀마로 들어가는 모든 금융거래를 막을 수 있는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대금결제를 하거나 특히 신규투자를 할 때 미얀마와 아무 상관도 없는 은행에서 돈을 융통해도 중간에 금융거래가 막힐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계속 커질겁니다. 이래저래 제일 좋은 방법은 미얀마 시민들이 승리하는 것일텐데요...
  • [특파원 리포트] 포스코가 미얀마에 무슨 투자를 했길래?
    • 입력 2021-03-11 07:00:10
    특파원 리포트
"미얀마 군부와 결탁한 포스코를 규탄한다" 시민단체들이 앞다퉈 미얀마 군부정권에 돈을 대준(?) 포스코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언론도 이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내용을 좀 들여다 봐야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미얀마 가스전으로 큰 돈 버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아직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미얀마에서 강판을 만드는 '포스코 미얀마C&C'는 문제가 심각해보입니다.


어느 독재정권 국가에 우리기업이 투자를 하거나 물건을 팔면 잘못한 걸까?

“독재자에게 돈줄을 공급해서?” 정부와 국가를 혼돈해서 나오는 착각입니다.

만약 그럼 이란정부에 소나타를 파는 것은 어떨까요? (이란 경찰의 순찰차는 현대차의 소나타다). 이란은 독재보다 심한 제정일치 국가입니다. 그럼 현대차는 부도덕한 것일까?

중요한 것은 '부패한 권력과 직접접으로 결탁했느냐'입니다. 단순히 그 나라에 거래하고 투자했다는 것만으로 민간기업을 비판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예를들어 두테르테가 있는 필리핀의 어떤 기업과도 얼마든지 합자회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걸 부인하면, 우리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중국 투자가 모두 부도덕해집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의 가스전을 직접 개발 시추해 판매합니다. 가스전의 지분 51%를 갖고 있으니 ‘주인’입니다. 미얀마 국영 가스회사(MOGE)는 15%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가스전에서 나오는 쉐일가스를 (주로 중국에) 팔아서 한해 3천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립니다. 눈물나게 수많은 시추공를 뚫어 찾아낸 가스전입니다.

몇 안되는 우리 가스전 개발의 대박 사례로, 그야말로 캐시카우(cash cow)입니다. 채굴 한도도 무기한입니다(바다속 가스 떨어질 때까지 다 팔아도 된다는 뜻이다)


물론 이익의 15%는 미얀마국영가스회사(MOGE)에 줍니다. 중요한 것은 'MOGE'는 미얀마 군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겁니다. 아직까지는...

한국 산업부 담당자와 통화해보니 우리 정부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독재국가에 투자했을 뿐, 군부에 돈줄을 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군부에 돈줄을 대는 포스코는 철수해라!'는 지적은 지나칩니다.


'미얀마포스코C&C'는 포스코강판이 출자한 회사입니다. 미얀마에서 컬러강판을 생산합니다. 지분 70%가 미얀마포스코C&C 소유입니다.

그런데 30%의 지분을 MEHL(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가 갖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문제입니다.

MEHL은 사실상 미얀마 군부가 운영하는 회사입니다(MEHL은 1991년부터 20년간 180억 달러 정도를 대주주인 군부에 지급했다/엠네스티). 군부의 중요한 자금줄입니다.

이번 미국의 제재대상 4곳에도 떡하니 이름을 올린 회사입니다.


물론 '미얀마포스코C&C'는 큰 회사가 아닙니다. 강판 팔아서 한해 20억 정도 벌어들입니다(2020년).

그러니 MEHL에 배당할 돈도 거의 없을 겁니다. 하지만 계속 MEHL과 함께 사업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포스코그룹도 내심 출구를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그럼 포스코가 미얀마가 군부 독재국가라는 사실을 알고도 과거에 투자한 것은 비난받을 일인가? 기업이 제3세계에서 부도덕한 정권이나 군사정권에 연관된 기업에 투자하거나 함께 사업을 하는 것은 피하기 어려운 현실입니다(사실은 줄을 못 잡아서 안달이다).

만약 기업에게 정권이 도적적인 나라에만 투자하라고 한다면, 지구에 투자가 가능한 나라는 사실 유럽과 미국 정도 밖에 남지 않습니다. 캄보디아부터 중국까지 지구에는 여전히 독재나 권위주의 정부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그 독재정권에 직접 관련있는 회사와 손을 잡는 것은 분명 다른 문제입니다. 포스코의 작은 계열사라고 해도 독재를 일삼아온 군부가 주인인 회사와 함께 사업을 벌이는 것은 신중했어야 합니다.

설령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이렇게 잔인한 유혈진압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도,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입니다. 게다가 '미얀마포스코C&C'에 출자한 '포스코강판'은 국내 유가증권 시장의 상장사입니다. 사회적 의무 기준이 더 높습니다.

정리하면 미얀마 가스전 사업을 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억울한 부분이 많습니다.

반면 '미얀마포스코C&C'에 대한 비판은 설득력이 높습니다. 현지에서 계속 사업을 영위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그래서도 안될 것입니다).

몇가지 변수도 남아있습니다.

예를들어. 미국의 경제제재가 확대되면 미얀마로 들어가는 모든 금융거래를 막을 수 있는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대금결제를 하거나 특히 신규투자를 할 때 미얀마와 아무 상관도 없는 은행에서 돈을 융통해도 중간에 금융거래가 막힐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계속 커질겁니다. 이래저래 제일 좋은 방법은 미얀마 시민들이 승리하는 것일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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