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청신호 켜진 동맹복원…‘쿼드’가 핵심 변수될 듯

입력 2021.03.11 (07:45) 수정 2021.03.1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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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욱 객원 해설위원

한미 양국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46일 만에 방위비 협상을 신속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전임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5배 인상을 주장하며 1년 넘게 교착 상태에 빠졌던 협상이 급진전된 겁니다. 새 합의는 올해 방위비를 지난해보다 13.9% 인상한 1조 천 833억 원으로 합의했습니다. 내년부터 4년간은 국방예산 증가율에 맞춰 매년 5~6% 수준으로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협상 유효기간도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1년짜리에서 전체 6년으로 늘렸습니다.

이번 방위비 합의는 한미 동맹 복원을 위한 청신호로 여겨집니다. 우선 6년 장기 협정에는 잦은 협상에 따른 마찰을 피하고 양국 관계에 불필요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전략적 고려가 작용했습니다. 더불어 오는 17일로 예정된 미국 국무·국방 장관의 방한에 맞춰 외교,안보 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습니다. 두 나라 외교,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2+2회담은 트럼프 행정부 때는 열리지 않아 5년 만에 부활하는 것입니다. 2+2회담에서는 상반기 중으로 예상되는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행정부 차원의 사전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신속한 타결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압박을 '동맹 갈취’라고 비판하는 등 협상 과정의 합리성을 중시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인식이 크게 작용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이번 방위비 인상액도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하지만 협상 타결의 숨은 청구서는 숫자 바깥에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트럼프 행정부 때처럼 돈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겠지만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의 한국의 역할 확대가 그것입니다. 당장 이번 주에 미국, 인도, 일본, 호주 4개국이 모인 이른바 쿼드 정상회담이 화상으로 개최됩니다. 미국은 한국이 쿼드에 참여해 적극적인 역할, 구체적으로 중국견제에 동참해달라는 뜻을 틈날 때마다 내비치고 있습니다. 경제협력과 북핵 해결에 중국의 도움이 필요한 우리로선 외교적 딜레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방위비 협상타결의 첫 단추는 잘 뀄지만 중국 견제 동참 여부는 앞으로 우리 외교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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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청신호 켜진 동맹복원…‘쿼드’가 핵심 변수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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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3-11 07: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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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욱 객원 해설위원

한미 양국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46일 만에 방위비 협상을 신속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전임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5배 인상을 주장하며 1년 넘게 교착 상태에 빠졌던 협상이 급진전된 겁니다. 새 합의는 올해 방위비를 지난해보다 13.9% 인상한 1조 천 833억 원으로 합의했습니다. 내년부터 4년간은 국방예산 증가율에 맞춰 매년 5~6% 수준으로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협상 유효기간도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1년짜리에서 전체 6년으로 늘렸습니다.

이번 방위비 합의는 한미 동맹 복원을 위한 청신호로 여겨집니다. 우선 6년 장기 협정에는 잦은 협상에 따른 마찰을 피하고 양국 관계에 불필요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전략적 고려가 작용했습니다. 더불어 오는 17일로 예정된 미국 국무·국방 장관의 방한에 맞춰 외교,안보 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습니다. 두 나라 외교,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2+2회담은 트럼프 행정부 때는 열리지 않아 5년 만에 부활하는 것입니다. 2+2회담에서는 상반기 중으로 예상되는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행정부 차원의 사전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신속한 타결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압박을 '동맹 갈취’라고 비판하는 등 협상 과정의 합리성을 중시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인식이 크게 작용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이번 방위비 인상액도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하지만 협상 타결의 숨은 청구서는 숫자 바깥에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트럼프 행정부 때처럼 돈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겠지만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의 한국의 역할 확대가 그것입니다. 당장 이번 주에 미국, 인도, 일본, 호주 4개국이 모인 이른바 쿼드 정상회담이 화상으로 개최됩니다. 미국은 한국이 쿼드에 참여해 적극적인 역할, 구체적으로 중국견제에 동참해달라는 뜻을 틈날 때마다 내비치고 있습니다. 경제협력과 북핵 해결에 중국의 도움이 필요한 우리로선 외교적 딜레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방위비 협상타결의 첫 단추는 잘 뀄지만 중국 견제 동참 여부는 앞으로 우리 외교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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