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2공항 합의’ 법적 효력은?…“사회적 합의 위배”

입력 2021.03.11 (21:48) 수정 2021.03.1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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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도가 2공항 정상 추진 입장을 밝히면서 지역 사회에 후폭풍이 일고 있습니다.

제주도의회는 제주도가 합의를 파기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양측에서 발표한 합의문이 어떤 효력과 의미를 갖는지 허지영 기자가 팩트체크K에서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이죠.

제주도와 도의회는 2공항 도민 여론조사에 뜻을 모으며 이 합의문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원 지사의 2공항 정상 추진 발표에 도의회는 '양측이 갈등을 유발하는 행동을 해선 안 된다'는 합의문 4조에 근거해서 합의를 파기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정말 합의문을 파기했다고 볼 수 있는 걸까요?

합의문의 성격을 차례로 짚어봤습니다.

우선, 합의문에 법적 효력이 있을까?

한 행정법 교수는 법적 구속력을 논하기엔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봤습니다.

정치적 신사 협정에 그친다는 건데, 합의문을 어겼다는 이유로 법적 책임을 묻기엔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강주영/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도대체 갈등 유발이 어떤 것인지, 그 내용도 굉장히 포괄적인 거고요. (주민 의견 수렴이) 자문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그걸 어겼다고 해서 제도적이거나 법적인 조치사항을 담는 것도 사실은 쉽지 않습니다."]

반면, 한 갈등 전문가는 행정과 국민의 신뢰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행정기본법에 어긋난다고 봤습니다.

다만 이 법은 이제야 국회를 통과해 아직 시행에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합의문이 갖는 사회적 의미는 없을까?

한 사회학과 교수는 여론조사를 하겠다는 합의에 대해 다수 민주주의 원칙을 따르겠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최현/제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여러 의견이) 서로 충돌할 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 다수결이잖아요. 공동체가 갈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다수결 원칙에 따라서 (해결하려는 거였고)."]

이런 상황에서 원 지사가 개인적 소신을 밝힌 배경은 뭘까?

한 평론가는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주된 이유로 꼽습니다.

현 정권과 각을 세우고, 중앙 정치무대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김동현/시사평론가 : "제주라고 하는 지리적 한계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정치적인 초조감이 있단 말이에요. 가덕도든 제2공항이든 현 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소재로 사용할 뿐이지 (정치적인 철학은 없다)."]

법률적으론 해석의 여지가 있지만 이제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며 2공항 갈등을 사회적 합의로 풀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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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K] ‘2공항 합의’ 법적 효력은?…“사회적 합의 위배”
    • 입력 2021-03-11 21:48:26
    • 수정2021-03-11 22:27:06
    뉴스9(제주)
[앵커]

제주도가 2공항 정상 추진 입장을 밝히면서 지역 사회에 후폭풍이 일고 있습니다.

제주도의회는 제주도가 합의를 파기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양측에서 발표한 합의문이 어떤 효력과 의미를 갖는지 허지영 기자가 팩트체크K에서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이죠.

제주도와 도의회는 2공항 도민 여론조사에 뜻을 모으며 이 합의문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원 지사의 2공항 정상 추진 발표에 도의회는 '양측이 갈등을 유발하는 행동을 해선 안 된다'는 합의문 4조에 근거해서 합의를 파기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정말 합의문을 파기했다고 볼 수 있는 걸까요?

합의문의 성격을 차례로 짚어봤습니다.

우선, 합의문에 법적 효력이 있을까?

한 행정법 교수는 법적 구속력을 논하기엔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봤습니다.

정치적 신사 협정에 그친다는 건데, 합의문을 어겼다는 이유로 법적 책임을 묻기엔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강주영/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도대체 갈등 유발이 어떤 것인지, 그 내용도 굉장히 포괄적인 거고요. (주민 의견 수렴이) 자문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그걸 어겼다고 해서 제도적이거나 법적인 조치사항을 담는 것도 사실은 쉽지 않습니다."]

반면, 한 갈등 전문가는 행정과 국민의 신뢰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행정기본법에 어긋난다고 봤습니다.

다만 이 법은 이제야 국회를 통과해 아직 시행에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합의문이 갖는 사회적 의미는 없을까?

한 사회학과 교수는 여론조사를 하겠다는 합의에 대해 다수 민주주의 원칙을 따르겠다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최현/제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여러 의견이) 서로 충돌할 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 다수결이잖아요. 공동체가 갈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다수결 원칙에 따라서 (해결하려는 거였고)."]

이런 상황에서 원 지사가 개인적 소신을 밝힌 배경은 뭘까?

한 평론가는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주된 이유로 꼽습니다.

현 정권과 각을 세우고, 중앙 정치무대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김동현/시사평론가 : "제주라고 하는 지리적 한계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정치적인 초조감이 있단 말이에요. 가덕도든 제2공항이든 현 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소재로 사용할 뿐이지 (정치적인 철학은 없다)."]

법률적으론 해석의 여지가 있지만 이제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며 2공항 갈등을 사회적 합의로 풀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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