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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자유와 법치를 잃을까 두렵다”…‘선거제 개편’ 홍콩 야당의 호소
입력 2021.03.12 (18:19) 수정 2021.03.12 (22:13) 특파원 리포트

중국 최대의 연례 정치 이벤트 양회. 올해 최대의 이슈는 단연 '홍콩 선거제 개편'이었습니다. 양회는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로 구성됩니다.

양회 마지막 날인 3월 11일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홍콩 선거제 개편안(홍콩 선거 제도 완비에 관한 결의안 초안)이 처리됐습니다.


■ 중국 전인대, 단 한 명의 반대 없이 '홍콩 선거제 개편안' 통과

2,900명 가까운 전인대 대표 가운데 반대표를 던진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국가의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홍콩의 헌법과 제도 질서를 지키겠다는 확고한 결심을 나타냈다"고 개편안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선거 개편안이 외부 세력의 영향을 막고 '일국양제' 원칙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3월 11일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한표의 반대 없이 처리됐다. 다른 안건에 비해 긴 박수도 뒤따랐다.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3월 11일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한표의 반대 없이 처리됐다. 다른 안건에 비해 긴 박수도 뒤따랐다.

개편안에 따르면 홍콩 입법회 의원 수가 90석으로 늘고 행정장관 선거인단 안에서 뽑는 의석이 추가됩니다. 특히 선거인단과 신설되는 공직 선거 출마 자격 심사위원회가 행정장관, 입법회 의원의 자격을 심사합니다.

선거인단과 심사위원회는 시진핑 주석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게 제시한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원칙을 기준으로 자격을 따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홍콩 매체 "친중파가 의회 2/3 이상 차지할 것"

홍콩 명보는 이번 선거제 개편으로 친중파가 홍콩의 의회인 입법회에서 2/3 이상 의석을 차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베이징의 중국 지도부가 현재 홍콩 친중파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지 않은 결과라는 분석도 덧붙였습니다.

중국 정부가 2019년 홍콩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범민주진영의 선거 승리를 보고 직접 통치력을 강화해야겠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선거제는 홍콩의 정치 운명을 가를 '게임의 규칙'입니다. 하지만 홍콩의 야당은 사실상 논의에서 배제됐습니다.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KBS 베이징 지국은 홍콩 최대 야당 민주당의 에밀리 라우 국제위원장을 인터뷰했습니다. 민주당 주석과 7선 의원을 지낸 인물입니다.


Q. 이번 선거제 개편안은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어떻게 평가하나?

A. 우리 당(민주당)을 비롯해 홍콩의 많은 이들은 스스로 애국자라 생각한다. 홍콩을 사랑한다. 공직도 오래 맡았다. 애국자의 정의가 뭔가? 중국 정부가 좋아하지 않으면 애국자 가 아니라는 것인가? 명확하지 않고 과학적 정의도 아니다.


슬프다. 중국 정부가 원하지 않는 이들이 공직에 나가는 것을 막으려는 변명일 뿐이라고 많은 이들이 생각한다.

홍콩 민주당의 에밀리 라우 국제위원장(사진)과 KBS 베이징 지국은 코로나19에 따른 이동 제약으로 원격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라우 위원장은 7선 의원 출신이다. 홍콩 민주당의 에밀리 라우 국제위원장(사진)과 KBS 베이징 지국은 코로나19에 따른 이동 제약으로 원격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라우 위원장은 7선 의원 출신이다.

Q. 중국 정부는 일국양제(One Country Two Systems) 원칙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 선거제를 개편했다는데?

A. "일국양제의 종언이다. 홍콩은 구의회와 입법회 의원이 선출된다. 궁극적으로는 행정장관도 선출해야 한다. 중국은 이와 다른 체제인데, 홍콩 정치 체제를 흔든다. 더는 일국양제가 아니다.


고도의 자치권을 약속했던 영국과 중국의 공동선언(홍콩 반환협정)이나 홍콩 기본법과 다르다.

Q. 홍콩 보안법도 실시 중이다. 당신도 침묵하게 될까 두려운가?

A. "벌써 백명 이상 체포됐다.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침묵하도록 위협받고 싶지 않다. 무언가 느낀다면 말을 해야 한다. "



■ 홍콩 야당 인사 "한국은 독재와 싸운 결과 민주주의와 자유를 누린다"

에밀리 라우 위원장은 따로 묻지도 않았는데 한국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홍콩인들은 한국을 좋아하고 가고 싶어한다. 쇼핑, 음식도 좋아하지만 한국인을 존경한다. 그들과 그들의 앞선 세대가 독재와 싸운 것을 안다. 용감한 택시운전사, 변호사, 인권 옹호자들을 그린 영화들을 봤다. 많은 이가 숨지고 수감됐다.

하지만 어떻게 됐나? 싸웠고 이제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누린다."

"미얀마 시위대를 지지하며 집회하는 한국인들을 봤다. 홍콩도 지원해주기 바란다. 태국인들도 희생을 감수하며 싸우고 있다. 우리도 믿는 것이 있다. 대가도 치를 것이다.


한국인은 내가 말하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 미국·EU, 홍콩 선거제 개편 강력 비판

홍콩 선거제 개편은 이미 국제적으로 큰 이슈가 됐습니다. 홍콩 보안법에 항의해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했던 미국은 선거제 개편안이 통과되기 직전 타이완 해협에 구축함을 투입해 무력 시위를 했습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2일 "최근 홍콩에서의 민주주의의 후퇴 등 중국 지도부의 행위에 대한 우려와 문제 제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18일로 예정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협력할 영역과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며 협력의 문을 열어뒀습니다.

유럽연합 EU도 홍콩 선거제 개편을 비난하고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 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이번 선거제 개편이 홍콩의 입법회와 행정장관을 궁극적으로 보편선거로 뽑도록 한 기본법에 반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EU는 앞서 지난해 홍콩 보안법이 시행되자 홍콩 내 탄압과 감시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기술의 수출을 제한했습니다.

홍콩 선거법 개편안을 처리한 11일 전인대 전체회의에 참석한 중국 지도부. 왼쪽부터 왕양 정협 주석,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사진출처=연합뉴스)홍콩 선거법 개편안을 처리한 11일 전인대 전체회의에 참석한 중국 지도부. 왼쪽부터 왕양 정협 주석,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사진출처=연합뉴스)

이같은 국제적 동향을 예상한 듯 리커창 중국 총리는 11일 전인대 폐막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에 대해 우호적 제스처를 보였습니다. 리 총리는 "중국과 미국이 공통의 이익을 갖고 있고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관심사를 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않길 바란다"며 홍콩, 타이완 문제에 대한 개입을 경계했습니다.

홍콩 문제에 대한 중국의 단호한 입장 표명은 계속됐습니다. 중국 국무원의 장샤오밍 홍콩 마카오 사무 판공실 부주임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홍콩의 선거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보완되는지는 중국의 내정"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왜 그리 관심이 있는지 궁금하다고도 반문했습니다.
  • [특파원 리포트] “자유와 법치를 잃을까 두렵다”…‘선거제 개편’ 홍콩 야당의 호소
    • 입력 2021-03-12 18:19:29
    • 수정2021-03-12 22:13:56
    특파원 리포트

중국 최대의 연례 정치 이벤트 양회. 올해 최대의 이슈는 단연 '홍콩 선거제 개편'이었습니다. 양회는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로 구성됩니다.

양회 마지막 날인 3월 11일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홍콩 선거제 개편안(홍콩 선거 제도 완비에 관한 결의안 초안)이 처리됐습니다.


■ 중국 전인대, 단 한 명의 반대 없이 '홍콩 선거제 개편안' 통과

2,900명 가까운 전인대 대표 가운데 반대표를 던진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국가의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홍콩의 헌법과 제도 질서를 지키겠다는 확고한 결심을 나타냈다"고 개편안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선거 개편안이 외부 세력의 영향을 막고 '일국양제' 원칙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3월 11일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한표의 반대 없이 처리됐다. 다른 안건에 비해 긴 박수도 뒤따랐다.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3월 11일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한표의 반대 없이 처리됐다. 다른 안건에 비해 긴 박수도 뒤따랐다.

개편안에 따르면 홍콩 입법회 의원 수가 90석으로 늘고 행정장관 선거인단 안에서 뽑는 의석이 추가됩니다. 특히 선거인단과 신설되는 공직 선거 출마 자격 심사위원회가 행정장관, 입법회 의원의 자격을 심사합니다.

선거인단과 심사위원회는 시진핑 주석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게 제시한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 원칙을 기준으로 자격을 따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홍콩 매체 "친중파가 의회 2/3 이상 차지할 것"

홍콩 명보는 이번 선거제 개편으로 친중파가 홍콩의 의회인 입법회에서 2/3 이상 의석을 차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베이징의 중국 지도부가 현재 홍콩 친중파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지 않은 결과라는 분석도 덧붙였습니다.

중국 정부가 2019년 홍콩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범민주진영의 선거 승리를 보고 직접 통치력을 강화해야겠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선거제는 홍콩의 정치 운명을 가를 '게임의 규칙'입니다. 하지만 홍콩의 야당은 사실상 논의에서 배제됐습니다.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KBS 베이징 지국은 홍콩 최대 야당 민주당의 에밀리 라우 국제위원장을 인터뷰했습니다. 민주당 주석과 7선 의원을 지낸 인물입니다.


Q. 이번 선거제 개편안은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어떻게 평가하나?

A. 우리 당(민주당)을 비롯해 홍콩의 많은 이들은 스스로 애국자라 생각한다. 홍콩을 사랑한다. 공직도 오래 맡았다. 애국자의 정의가 뭔가? 중국 정부가 좋아하지 않으면 애국자 가 아니라는 것인가? 명확하지 않고 과학적 정의도 아니다.


슬프다. 중국 정부가 원하지 않는 이들이 공직에 나가는 것을 막으려는 변명일 뿐이라고 많은 이들이 생각한다.

홍콩 민주당의 에밀리 라우 국제위원장(사진)과 KBS 베이징 지국은 코로나19에 따른 이동 제약으로 원격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라우 위원장은 7선 의원 출신이다. 홍콩 민주당의 에밀리 라우 국제위원장(사진)과 KBS 베이징 지국은 코로나19에 따른 이동 제약으로 원격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라우 위원장은 7선 의원 출신이다.

Q. 중국 정부는 일국양제(One Country Two Systems) 원칙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 선거제를 개편했다는데?

A. "일국양제의 종언이다. 홍콩은 구의회와 입법회 의원이 선출된다. 궁극적으로는 행정장관도 선출해야 한다. 중국은 이와 다른 체제인데, 홍콩 정치 체제를 흔든다. 더는 일국양제가 아니다.


고도의 자치권을 약속했던 영국과 중국의 공동선언(홍콩 반환협정)이나 홍콩 기본법과 다르다.

Q. 홍콩 보안법도 실시 중이다. 당신도 침묵하게 될까 두려운가?

A. "벌써 백명 이상 체포됐다.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침묵하도록 위협받고 싶지 않다. 무언가 느낀다면 말을 해야 한다. "



■ 홍콩 야당 인사 "한국은 독재와 싸운 결과 민주주의와 자유를 누린다"

에밀리 라우 위원장은 따로 묻지도 않았는데 한국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홍콩인들은 한국을 좋아하고 가고 싶어한다. 쇼핑, 음식도 좋아하지만 한국인을 존경한다. 그들과 그들의 앞선 세대가 독재와 싸운 것을 안다. 용감한 택시운전사, 변호사, 인권 옹호자들을 그린 영화들을 봤다. 많은 이가 숨지고 수감됐다.

하지만 어떻게 됐나? 싸웠고 이제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누린다."

"미얀마 시위대를 지지하며 집회하는 한국인들을 봤다. 홍콩도 지원해주기 바란다. 태국인들도 희생을 감수하며 싸우고 있다. 우리도 믿는 것이 있다. 대가도 치를 것이다.


한국인은 내가 말하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 미국·EU, 홍콩 선거제 개편 강력 비판

홍콩 선거제 개편은 이미 국제적으로 큰 이슈가 됐습니다. 홍콩 보안법에 항의해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했던 미국은 선거제 개편안이 통과되기 직전 타이완 해협에 구축함을 투입해 무력 시위를 했습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2일 "최근 홍콩에서의 민주주의의 후퇴 등 중국 지도부의 행위에 대한 우려와 문제 제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18일로 예정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협력할 영역과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며 협력의 문을 열어뒀습니다.

유럽연합 EU도 홍콩 선거제 개편을 비난하고 추가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 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이번 선거제 개편이 홍콩의 입법회와 행정장관을 궁극적으로 보편선거로 뽑도록 한 기본법에 반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EU는 앞서 지난해 홍콩 보안법이 시행되자 홍콩 내 탄압과 감시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기술의 수출을 제한했습니다.

홍콩 선거법 개편안을 처리한 11일 전인대 전체회의에 참석한 중국 지도부. 왼쪽부터 왕양 정협 주석,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사진출처=연합뉴스)홍콩 선거법 개편안을 처리한 11일 전인대 전체회의에 참석한 중국 지도부. 왼쪽부터 왕양 정협 주석,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사진출처=연합뉴스)

이같은 국제적 동향을 예상한 듯 리커창 중국 총리는 11일 전인대 폐막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에 대해 우호적 제스처를 보였습니다. 리 총리는 "중국과 미국이 공통의 이익을 갖고 있고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관심사를 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않길 바란다"며 홍콩, 타이완 문제에 대한 개입을 경계했습니다.

홍콩 문제에 대한 중국의 단호한 입장 표명은 계속됐습니다. 중국 국무원의 장샤오밍 홍콩 마카오 사무 판공실 부주임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홍콩의 선거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보완되는지는 중국의 내정"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왜 그리 관심이 있는지 궁금하다고도 반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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