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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악화 일본 탓…무한책임 져야” 하토야마 전 총리의 ‘작심발언’
입력 2021.03.12 (18:48) 수정 2021.03.13 (00:18) 취재K
 하토야마 전 총리와의 화상인터뷰 영상 캡처 하토야마 전 총리와의 화상인터뷰 영상 캡처
하버드대 로스쿨 마크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논문으로 떠들썩합니다.

학계의 비판이 이어지고, 해외 유력 매체들이 이 논란을 소개하면서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위안부의 실체를 전합니다. '뜻밖의 램지어 효과'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일본에도 위안부와 강제동원 피해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 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도 그 중 한 명입니다.

화상인터뷰를 요청해 최근의 위안부 논란과 한일관계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는 차분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작심한 듯 일본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위안부 절대 자발적 아니다"

하토야마는 우경화하는 일본에서 꾸준히 한일 현안에 대해 '스킨십'을 해온 드문 정치인입니다.

부산대학교에서 명예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을 때는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꽃다발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고,. 유관순 열사가 투옥됐던 서대문형무소를 찾아가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가 추모비 앞에서 엎드린 모습은 한일 간 역사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SNS의 패러디 대상이 됩니다.

'위안부는 자발적'이라는 마크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대해 물었습니다. 논문을 직접 읽어보지는 못했다며 조심스러워했지만 오히려 한 발 더 나아가 일본과 일본 정치의 책임을 얘기했습니다.

그 분들이 절대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램지어 교수가 위안부가 자발적이었다고 단정하는 것은 올바른 판단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피해자 분들이 고령이기 때문에 그 분들이 살아계시는 동안에 손을 내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것이 정치의 책임일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지금부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께 진심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만 합니다.


"한일관계 악화는 일본 탓, '청구권협정' 입장 재검토 해야"

 지난 2019년 부산의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찾은 하토야마 전 총리 지난 2019년 부산의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찾은 하토야마 전 총리
하토야마는 악화된 한일관계를 명확히 일본 탓으로 봤습니다. 일본 정부가 미쓰비시 등 관련 기업들이 강제징용 피해자들과의 교섭에 나서지 말라고 압력을 가하지 않았더라면 기업 입장에서는 이미지 타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해결에 나섰을 거라는 것이죠.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인해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됐다는 해석을 일본이 재검토해 원칙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이 이 문제를 해결할 마음이 있었다면 기업의 의지만으로도 해결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그것을 정부가 의도적으로 막는다는 건 있어선 안되는 일이죠.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1965년의 일한기본조약,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은 끝난 문제라는 발상을 재검토해야만 합니다.



■ "피해자가 끝났다고 할 때까지 '무한책임' 져야"

위안부 문제든, 강제징용 문제든, 하토야마는 일본이 사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의 행동의 이론적 배경은 일본의 사상가 우치다 다쓰루의 '무한책임론'입니다.

전쟁 피해자들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책임을 지고 사죄해야 한다는 겁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최종적, 그리고 불가역적인 해결'이라고 잘라말하는 것은 '무한책임'이 갖는 의미와는 모순된 태도입니다.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이기 때문에 더 이상 사죄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로 언급하지 말라'는 듯이 한국 국민 여러분도 느끼셨을 겁니다.

(2015년의 위안부 합의는) 그런 해결 방식이었기 때문에 이 문제가 또 피해자들의 반발을 샀고, 원점으로 되돌아갔다고 생각합니다.

무한책임을 다하는, 피해자 분들의 마음에 와닿는 해결책을 추구해야 합니다.


■ "아베 '언더컨트롤'은 거짓... 도쿄올림픽 찬성 못해"

동일본대지진 10주기, 아베 전 총리가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말한 '언더컨트롤'은 거짓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 개최도 찬성할 수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인터뷰 내내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지만 이 부분에서는 강한 어조가 느껴졌습니다.

아베 총리가 후쿠시마 문제는 '언더컨트롤'이라며 올림픽을 유치했습니다. 올림픽 유치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이 기뻐했지만 '언더컨트롤'은 아닙니다. 아직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고 방사능에 오염되고 있는 지역이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올바른 결론이었을까요?

올림픽을 무리해서 개최하는 것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찬성할 수 없습니다.



■ "역사적 사실 제대로 안 가르쳐... 교육 개혁해야"

하토야마는 현재 일본에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문제의 원인을 '잘못된 교육'이라고 봤습니다. 그 중에서도 역사, 특히 근현대사를 아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일본에서는) 사실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사실이라는 건 여러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게 있을 수 있지만 사실을 사실로서 제대로 가르쳐야만 합니다. 그 사실조차 잘 모릅니다. 일본이 미국에 점령됐던 시기가 있었다는 것조차 제대로 배우지 않은 아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 "한일 간 문화 교류 역할할 것"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와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의 한일관계 대담 영상.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동아시아공동체연구소 유튜브 채널 캡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와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의 한일관계 대담 영상.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동아시아공동체연구소 유튜브 채널 캡처.


하토야마는 좌우명 '우애 외교'를 내걸고 동아시아공동체연구소를 운영하며 일본의 동아시아 외교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부인 하토야마 미유키 씨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열성적인 한류 팬이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부인이 최근에 감명을 받았다는 한국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곧 챙겨보기로 약속했고, 요즘은 집에서 '잡채'를 즐겨먹는다고 합니다.

이런 개인적인 얘기를 꺼낸 건 자신들 부부처럼 여전히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 문화를 동경하고 교감하고 있다는 말을 하기 위해섭니다. 한일간 민간차원의 문화 교류를 끈끈하게 하는 것도 그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

매년 2~3번은 한국을 찾는다는 하토야마는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한번도 오지 못했다며 아쉬워했습니다. 자신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꼭 불러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 “관계 악화 일본 탓…무한책임 져야” 하토야마 전 총리의 ‘작심발언’
    • 입력 2021-03-12 18:48:09
    • 수정2021-03-13 00:18:32
    취재K
 하토야마 전 총리와의 화상인터뷰 영상 캡처 하토야마 전 총리와의 화상인터뷰 영상 캡처
하버드대 로스쿨 마크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논문으로 떠들썩합니다.

학계의 비판이 이어지고, 해외 유력 매체들이 이 논란을 소개하면서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 위안부의 실체를 전합니다. '뜻밖의 램지어 효과'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일본에도 위안부와 강제동원 피해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 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도 그 중 한 명입니다.

화상인터뷰를 요청해 최근의 위안부 논란과 한일관계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는 차분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작심한 듯 일본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위안부 절대 자발적 아니다"

하토야마는 우경화하는 일본에서 꾸준히 한일 현안에 대해 '스킨십'을 해온 드문 정치인입니다.

부산대학교에서 명예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을 때는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꽃다발과 함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고,. 유관순 열사가 투옥됐던 서대문형무소를 찾아가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가 추모비 앞에서 엎드린 모습은 한일 간 역사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SNS의 패러디 대상이 됩니다.

'위안부는 자발적'이라는 마크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대해 물었습니다. 논문을 직접 읽어보지는 못했다며 조심스러워했지만 오히려 한 발 더 나아가 일본과 일본 정치의 책임을 얘기했습니다.

그 분들이 절대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램지어 교수가 위안부가 자발적이었다고 단정하는 것은 올바른 판단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피해자 분들이 고령이기 때문에 그 분들이 살아계시는 동안에 손을 내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것이 정치의 책임일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지금부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께 진심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만 합니다.


"한일관계 악화는 일본 탓, '청구권협정' 입장 재검토 해야"

 지난 2019년 부산의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찾은 하토야마 전 총리 지난 2019년 부산의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찾은 하토야마 전 총리
하토야마는 악화된 한일관계를 명확히 일본 탓으로 봤습니다. 일본 정부가 미쓰비시 등 관련 기업들이 강제징용 피해자들과의 교섭에 나서지 말라고 압력을 가하지 않았더라면 기업 입장에서는 이미지 타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해결에 나섰을 거라는 것이죠.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인해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됐다는 해석을 일본이 재검토해 원칙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이 이 문제를 해결할 마음이 있었다면 기업의 의지만으로도 해결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그것을 정부가 의도적으로 막는다는 건 있어선 안되는 일이죠.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1965년의 일한기본조약, 청구권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은 끝난 문제라는 발상을 재검토해야만 합니다.



■ "피해자가 끝났다고 할 때까지 '무한책임' 져야"

위안부 문제든, 강제징용 문제든, 하토야마는 일본이 사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의 행동의 이론적 배경은 일본의 사상가 우치다 다쓰루의 '무한책임론'입니다.

전쟁 피해자들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책임을 지고 사죄해야 한다는 겁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는 겁니다.

'최종적, 그리고 불가역적인 해결'이라고 잘라말하는 것은 '무한책임'이 갖는 의미와는 모순된 태도입니다.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이기 때문에 더 이상 사죄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로 언급하지 말라'는 듯이 한국 국민 여러분도 느끼셨을 겁니다.

(2015년의 위안부 합의는) 그런 해결 방식이었기 때문에 이 문제가 또 피해자들의 반발을 샀고, 원점으로 되돌아갔다고 생각합니다.

무한책임을 다하는, 피해자 분들의 마음에 와닿는 해결책을 추구해야 합니다.


■ "아베 '언더컨트롤'은 거짓... 도쿄올림픽 찬성 못해"

동일본대지진 10주기, 아베 전 총리가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말한 '언더컨트롤'은 거짓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 개최도 찬성할 수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인터뷰 내내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지만 이 부분에서는 강한 어조가 느껴졌습니다.

아베 총리가 후쿠시마 문제는 '언더컨트롤'이라며 올림픽을 유치했습니다. 올림픽 유치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이 기뻐했지만 '언더컨트롤'은 아닙니다. 아직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고 방사능에 오염되고 있는 지역이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올바른 결론이었을까요?

올림픽을 무리해서 개최하는 것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찬성할 수 없습니다.



■ "역사적 사실 제대로 안 가르쳐... 교육 개혁해야"

하토야마는 현재 일본에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문제의 원인을 '잘못된 교육'이라고 봤습니다. 그 중에서도 역사, 특히 근현대사를 아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일본에서는) 사실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사실이라는 건 여러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게 있을 수 있지만 사실을 사실로서 제대로 가르쳐야만 합니다. 그 사실조차 잘 모릅니다. 일본이 미국에 점령됐던 시기가 있었다는 것조차 제대로 배우지 않은 아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 "한일 간 문화 교류 역할할 것"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와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의 한일관계 대담 영상.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동아시아공동체연구소 유튜브 채널 캡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와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의 한일관계 대담 영상.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동아시아공동체연구소 유튜브 채널 캡처.


하토야마는 좌우명 '우애 외교'를 내걸고 동아시아공동체연구소를 운영하며 일본의 동아시아 외교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부인 하토야마 미유키 씨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열성적인 한류 팬이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부인이 최근에 감명을 받았다는 한국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곧 챙겨보기로 약속했고, 요즘은 집에서 '잡채'를 즐겨먹는다고 합니다.

이런 개인적인 얘기를 꺼낸 건 자신들 부부처럼 여전히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 문화를 동경하고 교감하고 있다는 말을 하기 위해섭니다. 한일간 민간차원의 문화 교류를 끈끈하게 하는 것도 그의 목표 중 하나입니다.

매년 2~3번은 한국을 찾는다는 하토야마는 작년에는 코로나 때문에 한번도 오지 못했다며 아쉬워했습니다. 자신이 필요한 일이 있으면 꼭 불러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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