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는 산불 백신…5mm만 와도 25시간 산불 예방

입력 2021.03.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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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4월 4일, 전국 19곳 동시 산불…만약 그날 비가 내렸다면?

약 2년 전인 2019년 4월 4일. 강원도 고성을 포함해 이날 하루에만 전국 19곳에 산불이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2천8백 헥타르가 불에 탔고,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정부는 강원도 산불 지역에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만약에, 그날 비가 내려 산불이 나지 않았다면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또 산불이 집중되는 봄철에 내리는 비의 산불 예방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요?

■ 비 5mm 오면 25시간 산불 예방 효과

 봄비 내리는 홍릉 숲 봄비 내리는 홍릉 숲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낙엽의 수분함량'을 측정해 얼마나 산불 예방 효과가 있는지 분석해 봤습니다. 2018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 1년간 서울 동대문구 홍릉수목원에서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통상 대형산불이 발생할지를 예상할 때 쓰는 척도가 바로 낙엽 등 산불 연료의 수분함량입니다. 낙엽의 수분함량이 18% 미만이 되면 산불이 쉽게 나고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봄철에 비가 한 번 오면, 산림 내 낙엽의 수분함유량은 이전보다 97% 상승했습니다. 봄비로 낙엽의 수분이 갑절 정도 늘어난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이렇게 비가 오고 난 뒤 산불이 나기 쉬운 조건인 '낙엽 수분함량 18% 미만'으로 돌아가는 데에는 약 3.5일이 걸렸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만큼의 비가 와야 산불 예방 효과가 있는 걸까요. 산림과학원이 계산해 보니, 5mm당 25시간(1.1일) 정도의 산불 예방효과가 발생했습니다.

10mm의 비가 왔을 때는 이틀 정도의 산불 예방 효과가 있었습니다.

권춘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는 실제 낙엽의 수분함량을 측정해 예방 효과를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봄비로 산불 예방, 하루 최대 121억 원

 산불 진화 헬기 산불 진화 헬기

그럼 이걸 돈으로 따져 보면 얼마나 될까요. 국립산림과학원은 19건의 산불로 2천8백 헥타르의 숲이 사라진 2019년 4월 4일에 봄비가 내려 산불이 나지 않았다면 약 121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추산했습니다.

1헥타르당 숲의 가치를 1천7백만 원으로 산정한 뒤 피해 면적(2,800ha)을 곱했고, 여기에 산불을 진화하는 데 들어간 헬기 비용 등을 더한 금액입니다.

■ 오늘부터 '대형산불 특별대책기간'...3월 하순부터가 가장 위험!

오늘부터 다음 달 18일까지가 '대형 산불 특별 대책기간'입니다.

최근 10년 동안 봄철 산불 조심 기간(2월 1일 ~ 5월 15일)에 발생한 산불이 전체 66%로 3,110건이나 됩니다. 이 기간에 사라진 숲의 면적은 1만 369헥타르로 여의도 면적의 35배가 넘습니다.

이병두 산림청 산림방재연구과 과장은 "봄철에 산불이 많이 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대형산불 특별대책기간에 대형산불이 많이 난다"면서 이 기간에는 산에서의 취사금지 등 예방활동을 집중적으로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대형 산불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지역에는 산림청 진화 헬기를 전진 배치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달 하순인 오는 22일부터는 전국의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음'으로 올라갑니다. 특히 강원도 영동 지역은 '매우 높음' 수준으로 올라갑니다.

4월 중순부터는 산불 위험 '매우 높음' 지역이 강원도 영동에서 경북 동해안으로 넓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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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비는 산불 백신…5mm만 와도 25시간 산불 예방
    • 입력 2021-03-13 09:00:43
    취재K

■ 2019년 4월 4일, 전국 19곳 동시 산불…만약 그날 비가 내렸다면?

약 2년 전인 2019년 4월 4일. 강원도 고성을 포함해 이날 하루에만 전국 19곳에 산불이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2천8백 헥타르가 불에 탔고,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정부는 강원도 산불 지역에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만약에, 그날 비가 내려 산불이 나지 않았다면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또 산불이 집중되는 봄철에 내리는 비의 산불 예방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요?

■ 비 5mm 오면 25시간 산불 예방 효과

 봄비 내리는 홍릉 숲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낙엽의 수분함량'을 측정해 얼마나 산불 예방 효과가 있는지 분석해 봤습니다. 2018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 1년간 서울 동대문구 홍릉수목원에서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통상 대형산불이 발생할지를 예상할 때 쓰는 척도가 바로 낙엽 등 산불 연료의 수분함량입니다. 낙엽의 수분함량이 18% 미만이 되면 산불이 쉽게 나고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봄철에 비가 한 번 오면, 산림 내 낙엽의 수분함유량은 이전보다 97% 상승했습니다. 봄비로 낙엽의 수분이 갑절 정도 늘어난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이렇게 비가 오고 난 뒤 산불이 나기 쉬운 조건인 '낙엽 수분함량 18% 미만'으로 돌아가는 데에는 약 3.5일이 걸렸습니다.

그렇다면 얼마만큼의 비가 와야 산불 예방 효과가 있는 걸까요. 산림과학원이 계산해 보니, 5mm당 25시간(1.1일) 정도의 산불 예방효과가 발생했습니다.

10mm의 비가 왔을 때는 이틀 정도의 산불 예방 효과가 있었습니다.

권춘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는 실제 낙엽의 수분함량을 측정해 예방 효과를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봄비로 산불 예방, 하루 최대 121억 원

 산불 진화 헬기
그럼 이걸 돈으로 따져 보면 얼마나 될까요. 국립산림과학원은 19건의 산불로 2천8백 헥타르의 숲이 사라진 2019년 4월 4일에 봄비가 내려 산불이 나지 않았다면 약 121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추산했습니다.

1헥타르당 숲의 가치를 1천7백만 원으로 산정한 뒤 피해 면적(2,800ha)을 곱했고, 여기에 산불을 진화하는 데 들어간 헬기 비용 등을 더한 금액입니다.

■ 오늘부터 '대형산불 특별대책기간'...3월 하순부터가 가장 위험!

오늘부터 다음 달 18일까지가 '대형 산불 특별 대책기간'입니다.

최근 10년 동안 봄철 산불 조심 기간(2월 1일 ~ 5월 15일)에 발생한 산불이 전체 66%로 3,110건이나 됩니다. 이 기간에 사라진 숲의 면적은 1만 369헥타르로 여의도 면적의 35배가 넘습니다.

이병두 산림청 산림방재연구과 과장은 "봄철에 산불이 많이 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대형산불 특별대책기간에 대형산불이 많이 난다"면서 이 기간에는 산에서의 취사금지 등 예방활동을 집중적으로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대형 산불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지역에는 산림청 진화 헬기를 전진 배치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달 하순인 오는 22일부터는 전국의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음'으로 올라갑니다. 특히 강원도 영동 지역은 '매우 높음' 수준으로 올라갑니다.

4월 중순부터는 산불 위험 '매우 높음' 지역이 강원도 영동에서 경북 동해안으로 넓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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