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과실’이 ‘인재’로 바뀐 이유…조사 주체가 바뀌었다

입력 2021.03.16 (06:38) 수정 2021.03.16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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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렇다면 군은 왜 사고 당시 원인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던 걸까요.

앞서 보신 고 이강일 상병 사건의 재조사 과정을 통해, 군 사고 조사의 문제점과 보완책도 함께 짚어봅니다.

계속해서 조빛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 이강일 상병 가족이 군에서 받은 사망확인서입니다.

사망 원인 13줄, 골대를 고정하는 안전핀이 제거된 걸 모르고 매달렸다는 취지입니다.

진상 규명이 이뤄진 건 다른 기관을 통해서였습니다.

군사 경찰이 맡았던 조사와 달리, 공학 교수, 축구 골대 제작사 등이 조사에 참여했습니다.

조사 주체와 방식이 바뀌니, '주의 소홀'이라던 데에서 나아가 그 뒤에 있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비슷한 유형의 사고를 방치해 발생한 '인재'라고 본 겁니다.

[손주희/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조사관 : "아직도 많은 부대에서는 자체 제작한 운동 시설물이라든지 노후화된 시설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을 다시 한번 우리가 인지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사건의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원인을 제대로 찾아야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고, 군 사고 조사에 전문성 확보가 시급한 이유입니다.

군 사고 조사를 맡는 조직의 객관성, 독립성 확보도 필요합니다.

[오정일/우송대 소방안전학부 교수 : "어떤 사고가 나면 누가 잘못했는지 처벌이 뒤따라야 하니까 다 숨기는 거죠. 그렇게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군사 경찰은 일선에서 조금 물러나게 하고 전문가들 집단에서 그것을 조사해서 '처벌이 중요한 게 아니고 사고의 근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거죠."]

국방부는 최근 5년간 생긴 안전사고의 80%를 개인 부주의 탓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개별 사고들이 남긴 교훈을 그동안 지나친 건 아닌지, 축구 골대에 숨진 고 이강일 상병 사례가 묻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윤진/그래픽:채상우 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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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인 과실’이 ‘인재’로 바뀐 이유…조사 주체가 바뀌었다
    • 입력 2021-03-16 06:38:36
    • 수정2021-03-16 06:47:01
    뉴스광장 1부
[앵커]

그렇다면 군은 왜 사고 당시 원인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던 걸까요.

앞서 보신 고 이강일 상병 사건의 재조사 과정을 통해, 군 사고 조사의 문제점과 보완책도 함께 짚어봅니다.

계속해서 조빛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 이강일 상병 가족이 군에서 받은 사망확인서입니다.

사망 원인 13줄, 골대를 고정하는 안전핀이 제거된 걸 모르고 매달렸다는 취지입니다.

진상 규명이 이뤄진 건 다른 기관을 통해서였습니다.

군사 경찰이 맡았던 조사와 달리, 공학 교수, 축구 골대 제작사 등이 조사에 참여했습니다.

조사 주체와 방식이 바뀌니, '주의 소홀'이라던 데에서 나아가 그 뒤에 있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비슷한 유형의 사고를 방치해 발생한 '인재'라고 본 겁니다.

[손주희/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조사관 : "아직도 많은 부대에서는 자체 제작한 운동 시설물이라든지 노후화된 시설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을 다시 한번 우리가 인지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사건의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원인을 제대로 찾아야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고, 군 사고 조사에 전문성 확보가 시급한 이유입니다.

군 사고 조사를 맡는 조직의 객관성, 독립성 확보도 필요합니다.

[오정일/우송대 소방안전학부 교수 : "어떤 사고가 나면 누가 잘못했는지 처벌이 뒤따라야 하니까 다 숨기는 거죠. 그렇게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군사 경찰은 일선에서 조금 물러나게 하고 전문가들 집단에서 그것을 조사해서 '처벌이 중요한 게 아니고 사고의 근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거죠."]

국방부는 최근 5년간 생긴 안전사고의 80%를 개인 부주의 탓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개별 사고들이 남긴 교훈을 그동안 지나친 건 아닌지, 축구 골대에 숨진 고 이강일 상병 사례가 묻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촬영기자:오범석/영상편집:이윤진/그래픽:채상우 최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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