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들 모두 무죄”…4·3 수형인 335명, 70여 년 만에 누명 벗어

[앵커]

제주 4·3사건 당시 불법 군사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은 뒤 옥살이 도중 실종된 330여 명이 재심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70여 년 만에 누명을 벗게 된 유족들과 생존 수형인은 이제라도 한을 풀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신익환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다음과 같이 선고합니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재판부의 무죄 선고에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고령의 유족은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흘렸습니다.

제주4·3사건 당시 불법 군사재판에서 내란죄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전국의 형무소에서 옥살이하다 행방불명된 수형인들의 유족들입니다.

재판부는 4·3 수형인 335명에게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고 검찰도 무죄를 구형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장찬수/제주지방법원 부장판사 : “피고인들과 유족에게 덧씌워진 굴레가 벗겨지고, 이러한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다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희생자 유족들은 이제라도 억울함과 한을 풀게 돼 다행이라며 서로를 위로했습니다.

[오임종/제주 4·3 희생자 유족회장 : “부모형제의 빈자리로 인해 정신적, 물질적 어려움과 함께 연좌제의 고통에서 살아오신 유족들이 그동안의 한을 다소나마 씻어 버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재판에선 4·3 당시 일반재판으로 투옥된 생존 수형인 2명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이번 재심 재판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21차례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단일 사건으로 3백 명 이상이 재판을 받아 선고가 내려진 건 제주지법 사상 처음입니다.

4·3 수형인들에 대한 무죄 판결이 잇따르는 가운데, 특별법 전부 개정으로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KBS 뉴스 신익환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