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40억대 그린벨트 땅 수상한 매입…법원 공무원 연루 의혹

입력 2021.03.17 (07:02) 수정 2021.03.17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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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H사태 이후 국회의원과 단체장, 시도의원, 지자체 공무원까지.

땅 투기 의혹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법원 공무원과 가족이 개발 예정지를 매입하는 과정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농업법인을 세워 그린벨트 해제 예정지를 240억 원을 주고 사들였는데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승철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과천시와 서울시 경계 만 제곱미터 크기 땅입니다.

수십년째 그린벨트로 묶여있다 지난해 해제 예정지로 선정됐습니다.

물론 땅값은 크게 올랐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이거 그린벨트 풀리면 3천 평(1만㎡)이면 시가로 얼마나 올라가요?) 지금 뭐 한 2,500만원선 하니까 평당(3.3㎡당)…(평당 2,500만 원요?) 네.(그럼 3배?) 그렇죠."]

공시지가로 60억 원 하던 땅인데 한 농업법인이 지난해 4월 6일 240억 원에 사들였습니다.

당시는 어느 땅이라고 특정하진 않고 그린벨트를 조사해 일부를 해제하겠다고만 과천시가 공고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이 법인은 공고 14일만에 해제될 땅을 콕 집어 사들였습니다.

어떤 회사인지 등기를 떼어 봤습니다.

법인 설립일은 3월 17일, 그린벨트 해제 관련 공고가 나기도 전입니다.

알고보니 이 법인 핵심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게 제보자 설명입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과천시 공무원한테 정보를 제공받아서 남태령 밑에 선바위역 있어요. 그린벨트를 갖다가 만㎡를 사는데 240억 원을 주고 매입한 겁니다."]

문제의 인물은 해당 법인 대표자의 딸 김모 씨로 수원지방법원 공무원입니다.

땅 매입 과정에서 김 씨는 매입 대금을 마련하고 등기 절차에 관여했습니다.

[매매 등기 담당 법무사/음성변조 : "(OO영농리츠에서 김OO 씨(법원 공무원)가 주로 업무 맡으셨어요?) 예. 맞습니다. (그럼 김OO 씨가 거기 대표세요? 주주세요?) 그건 모르고요."]

법인 최초 주소지 역시 김 씨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한 주상복합인데 김 씨 법원 동료 거주집니다.

[법인 주소지 거주 동료/음성변조 : "(선생님 자택에 주소를 두고 있어서) 그게 저 아는 동생이… (김OO 씨죠.) 네네네. 아버님이 하신다고 그러던데 편의만 봐준 건데요."]

김 씨는 취재진에게 그린벨트 해제 정보는 미리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OO/수원지방법원 공무원/음성변조 : "아니 이게 신도시 지정되고 하는 것도 관계가 없는 거고, 그게 이런 정보를 제가 알 수 있는 어디 원천이 어딨어요? 저하고 상관이 없는데…"]

과천시는 2020년 시 예산안에 그린벨트 해제 용역 예산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미공개 정보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과천시 관계자/음성변조 : "(해제 대상) 단절토지가 대충 어딜 거라는 건 과천 바닥이 좁으니까 알 수는 있을 거라고 저는 추정하거든요."]

해당 농업법인은 땅 매입 직전 주소지를 과천시 안으로 옮겼습니다.

해당 주소지를 찾아가 보니 전기공사업체 사무실입니다.

[이전 주소지 실제 업체 직원/음성변조 : "(같은 호수에 OOO영농리츠라는 법인이 등기돼 있어서…) 거기는 사무실 옆으로 이사 갔다고 들었는데… (같이 등기돼 있었던 건 아셨죠?) 예예예."]

경찰은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 혐의 등을 놓고 해당 농업법인과 관련자들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 박상욱/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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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240억대 그린벨트 땅 수상한 매입…법원 공무원 연루 의혹
    • 입력 2021-03-17 07:02:51
    • 수정2021-03-17 07: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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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H사태 이후 국회의원과 단체장, 시도의원, 지자체 공무원까지.

땅 투기 의혹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법원 공무원과 가족이 개발 예정지를 매입하는 과정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농업법인을 세워 그린벨트 해제 예정지를 240억 원을 주고 사들였는데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승철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과천시와 서울시 경계 만 제곱미터 크기 땅입니다.

수십년째 그린벨트로 묶여있다 지난해 해제 예정지로 선정됐습니다.

물론 땅값은 크게 올랐습니다.

[인근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이거 그린벨트 풀리면 3천 평(1만㎡)이면 시가로 얼마나 올라가요?) 지금 뭐 한 2,500만원선 하니까 평당(3.3㎡당)…(평당 2,500만 원요?) 네.(그럼 3배?) 그렇죠."]

공시지가로 60억 원 하던 땅인데 한 농업법인이 지난해 4월 6일 240억 원에 사들였습니다.

당시는 어느 땅이라고 특정하진 않고 그린벨트를 조사해 일부를 해제하겠다고만 과천시가 공고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이 법인은 공고 14일만에 해제될 땅을 콕 집어 사들였습니다.

어떤 회사인지 등기를 떼어 봤습니다.

법인 설립일은 3월 17일, 그린벨트 해제 관련 공고가 나기도 전입니다.

알고보니 이 법인 핵심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게 제보자 설명입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과천시 공무원한테 정보를 제공받아서 남태령 밑에 선바위역 있어요. 그린벨트를 갖다가 만㎡를 사는데 240억 원을 주고 매입한 겁니다."]

문제의 인물은 해당 법인 대표자의 딸 김모 씨로 수원지방법원 공무원입니다.

땅 매입 과정에서 김 씨는 매입 대금을 마련하고 등기 절차에 관여했습니다.

[매매 등기 담당 법무사/음성변조 : "(OO영농리츠에서 김OO 씨(법원 공무원)가 주로 업무 맡으셨어요?) 예. 맞습니다. (그럼 김OO 씨가 거기 대표세요? 주주세요?) 그건 모르고요."]

법인 최초 주소지 역시 김 씨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한 주상복합인데 김 씨 법원 동료 거주집니다.

[법인 주소지 거주 동료/음성변조 : "(선생님 자택에 주소를 두고 있어서) 그게 저 아는 동생이… (김OO 씨죠.) 네네네. 아버님이 하신다고 그러던데 편의만 봐준 건데요."]

김 씨는 취재진에게 그린벨트 해제 정보는 미리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OO/수원지방법원 공무원/음성변조 : "아니 이게 신도시 지정되고 하는 것도 관계가 없는 거고, 그게 이런 정보를 제가 알 수 있는 어디 원천이 어딨어요? 저하고 상관이 없는데…"]

과천시는 2020년 시 예산안에 그린벨트 해제 용역 예산도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미공개 정보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과천시 관계자/음성변조 : "(해제 대상) 단절토지가 대충 어딜 거라는 건 과천 바닥이 좁으니까 알 수는 있을 거라고 저는 추정하거든요."]

해당 농업법인은 땅 매입 직전 주소지를 과천시 안으로 옮겼습니다.

해당 주소지를 찾아가 보니 전기공사업체 사무실입니다.

[이전 주소지 실제 업체 직원/음성변조 : "(같은 호수에 OOO영농리츠라는 법인이 등기돼 있어서…) 거기는 사무실 옆으로 이사 갔다고 들었는데… (같이 등기돼 있었던 건 아셨죠?) 예예예."]

경찰은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 혐의 등을 놓고 해당 농업법인과 관련자들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 박상욱/영상편집:김형기/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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