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잘못 인정한다면 용서하고 싶다”

입력 2021.03.17 (10:41) 수정 2021.03.1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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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 A 씨가 "잘못한 일들에 대해 진심으로 인정하신다면 용서하고 싶다"라고 직접 밝혔습니다.

A 씨가 공개 석상에서 스스로 자신의 심경을 밝힌 건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이 사망한 뒤 250여 일 만입니다.

A 씨는 오늘 오전 A 씨는 오늘(17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분의 잘못뿐만이 아니라 지금 행해지는, 그리고 지금까지 저를 상처 준 모든 분들은 진심으로 사과해달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A 씨는 "지금까지도 존재하는 그분과 남은 이들의 위력 때문에 겁이 나서 용서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나의 회복을 위해 용서하고 싶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A 씨는 "제가 겪은 사실을 사실로 인정받는 그 기본적인 일을 이루는 것은 굉장히 험난했다"라고 밝혔습니다.

A 씨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인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자리가 바뀌었고 고인을 추모하는 거대한 움직임 속에서 저란 인간이 설 자리가 우리 사회에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습니다.

A 씨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사건의 피해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라는 사실"이라며 "아직까지 피해 사실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이제는 소모적인 논쟁을 그만둬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A 씨는 "방어권을 포기한 것은 고인이 된 상대방으로, 고인이 사법처리를 받고 방어권을 행사했다면 조금 더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었을 것"이라며 "고인이 방어권을 포기한 피해는 온전히 내 몫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저는 그동안 제가 고소하기로 한 결정이 너무도 끔찍한 오늘을 만든 건 아닐까 견딜 수 없는 자책감에 시달렸다"라면서도 "그러나 이 고통의 시작도 누군가의 짧은 생각이었다는 게 드러났다"라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우리 사회는 이 일로 한 명의 존엄을 잃었고 제가 인정할 수 있는 사실 절차도 잃었다"라며 "사실에 멀어지게 한 피해호소인 호칭, 묵인하는 상황들, 2차 가해들은 처음부터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서 내가 누굴 용서할 수 있는지 의문이고 직면한 현실이 오히려 두렵기도 하다"라면서도 "나는 불쌍한 피해자가 아니라 잘못된 생각하는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는 존엄한 인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A 씨는 "이번 사건의 의미가 잊혀지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낀다"라며 "나라는 존재와 피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박 전 시장의 업적에 박수치는 사람들에 무력감을 느끼고 정쟁 도구로 이용하는 발언에 상처받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A 씨는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의 대독을 통해 "그분의 위력은 여전히 강하게 존재한다"라며 지속적인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A 씨는 "더 늦기 전에 말하고 싶다"라며 "그분의 위력은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저를 지속적으로 괴롭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A 씨는 "그분의 위력은 자신들만이 정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무자비하게 저를 괴롭힐 때 그들의 이념 보호수단으로 활용됐다"라고 말했습니다.

A 씨는 "그분의 위력은 그의 잘못에 대해, 그 사람을 향해 잘못이라 말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라며 "그분의 위력은 그의 잘못이 점점 심각한 수준이 되더라도 제가 온전히 감내하게 만들었다"라고 피해 당시 상황을 털어놨습니다.

A 씨는 "그분의 위력은 그의 잘못으로 인해 제가 겪는 피해보다 그 사람이 가진 것을 잃었을 때 제가 직면하게 될 상황을 두렵게 만들었다"라고도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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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3-17 11:34:40
    사회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 A 씨가 "잘못한 일들에 대해 진심으로 인정하신다면 용서하고 싶다"라고 직접 밝혔습니다.

A 씨가 공개 석상에서 스스로 자신의 심경을 밝힌 건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이 사망한 뒤 250여 일 만입니다.

A 씨는 오늘 오전 A 씨는 오늘(17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분의 잘못뿐만이 아니라 지금 행해지는, 그리고 지금까지 저를 상처 준 모든 분들은 진심으로 사과해달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A 씨는 "지금까지도 존재하는 그분과 남은 이들의 위력 때문에 겁이 나서 용서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나의 회복을 위해 용서하고 싶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A 씨는 "제가 겪은 사실을 사실로 인정받는 그 기본적인 일을 이루는 것은 굉장히 험난했다"라고 밝혔습니다.

A 씨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인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자리가 바뀌었고 고인을 추모하는 거대한 움직임 속에서 저란 인간이 설 자리가 우리 사회에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습니다.

A 씨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사건의 피해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라는 사실"이라며 "아직까지 피해 사실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이제는 소모적인 논쟁을 그만둬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A 씨는 "방어권을 포기한 것은 고인이 된 상대방으로, 고인이 사법처리를 받고 방어권을 행사했다면 조금 더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었을 것"이라며 "고인이 방어권을 포기한 피해는 온전히 내 몫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저는 그동안 제가 고소하기로 한 결정이 너무도 끔찍한 오늘을 만든 건 아닐까 견딜 수 없는 자책감에 시달렸다"라면서도 "그러나 이 고통의 시작도 누군가의 짧은 생각이었다는 게 드러났다"라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우리 사회는 이 일로 한 명의 존엄을 잃었고 제가 인정할 수 있는 사실 절차도 잃었다"라며 "사실에 멀어지게 한 피해호소인 호칭, 묵인하는 상황들, 2차 가해들은 처음부터 모두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서 내가 누굴 용서할 수 있는지 의문이고 직면한 현실이 오히려 두렵기도 하다"라면서도 "나는 불쌍한 피해자가 아니라 잘못된 생각하는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는 존엄한 인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A 씨는 "이번 사건의 의미가 잊혀지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낀다"라며 "나라는 존재와 피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박 전 시장의 업적에 박수치는 사람들에 무력감을 느끼고 정쟁 도구로 이용하는 발언에 상처받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A 씨는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의 대독을 통해 "그분의 위력은 여전히 강하게 존재한다"라며 지속적인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A 씨는 "더 늦기 전에 말하고 싶다"라며 "그분의 위력은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저를 지속적으로 괴롭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A 씨는 "그분의 위력은 자신들만이 정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무자비하게 저를 괴롭힐 때 그들의 이념 보호수단으로 활용됐다"라고 말했습니다.

A 씨는 "그분의 위력은 그의 잘못에 대해, 그 사람을 향해 잘못이라 말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라며 "그분의 위력은 그의 잘못이 점점 심각한 수준이 되더라도 제가 온전히 감내하게 만들었다"라고 피해 당시 상황을 털어놨습니다.

A 씨는 "그분의 위력은 그의 잘못으로 인해 제가 겪는 피해보다 그 사람이 가진 것을 잃었을 때 제가 직면하게 될 상황을 두렵게 만들었다"라고도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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