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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코로나19’ 팬데믹
[특파원 리포트] 獨 “영업허가 취소한다고?”…자영업자들 허탈
입력 2021.03.17 (11:26) 수정 2021.03.17 (11:49) 특파원 리포트
영업을 하지 않는 베를린 시내의 한 음식점. 테이크 아웃이나 배달 외에 음식점 매장 영업은 1년째 중단됐다.영업을 하지 않는 베를린 시내의 한 음식점. 테이크 아웃이나 배달 외에 음식점 매장 영업은 1년째 중단됐다.

■독일 첫 봉쇄 조치 후 1년 만에 날아온 편지 "영업 허가 만료"

지난해 3월 16일 독일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와의 국경을 통제했습니다. 이를 전후해 음식점 등 상점의 영업도 중단시켰습니다.

봉쇄 조치 1년, 그 사이에 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했고 힘겹게 코로나와 싸우며 재기를 노리고 있을 터입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관청에서 편지 한 장이 날아듭니다. "영업 허가를 취소하겠다."

바덴 뷔르템베르크 주의 바트 발트제 시 정부는 최근 관내 75개 식당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제목은 "중요 정보 : 영업 종료 후 1 년 후 레스토랑 허가 만료." 요식업법에 따라 1년 동안 영업을 하지 않으면 허가가 만료된다는 내용입니다.

식당 주인들에게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이야기겠죠. 영업을 안 한 게 아니라 못한 것이고, 그것도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른 것인데 1년간 영업을 못 했으니 영업 허가를 취소하겠다고 하니까요.

바덴 뷔르템베르크 주 정부는 코로나 상황이더라도 해당 법은 적용되는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많은 식당 주인들에게는 지난 16일이 영업 중단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지난해 식당주인들은 영업점의 빈 의자를 광장에 채우고 정부의 영업 중단 방역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지난해 식당주인들은 영업점의 빈 의자를 광장에 채우고 정부의 영업 중단 방역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식당보다는 주점, 클럽이 타격

일반 음식점은 영업 허가 취소가 될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많은 식당들이 '테이크 아웃'이나 배달로 그나마 영업을 이어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1년간 영업을 실제로 거의 하지 못한 곳들은 술을 판매하는 주점이나 클럽들입니다. 정부의 지원금으로 근근이 버텨오던 주점이나 클럽들은 아예 영업 허가가 취소될 위기에 처한 거죠.

'클럽의 성지' 베를린에는 한때 1,200개의 클럽이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전 세계에서 클러버들이 베를린에 모여들었고, 베를린은 '분단의 상징'에서 문화의 아이콘으로 재인식됐습니다.

그 수많은 클럽은 다 문을 닫았고, 어떤 곳은 현대 미술 전시장으로, 또 어떤 곳은 코로나 검진 센터로 잠시 변신했습니다. 실제 영업 허가 취소가 이뤄진다면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클럽의 성지라는 명성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영업 허가 취소를 규정하고 있는 독일 요식업법 조항. ‘중대한 사유’가 있다면 영업 허가를 연장할 수 있다는 단서가 있다.영업 허가 취소를 규정하고 있는 독일 요식업법 조항. ‘중대한 사유’가 있다면 영업 허가를 연장할 수 있다는 단서가 있다.

■"코로나 사태는 '중대한 사유'"…융통성 없는 법 집행 빈축

영업 허가 취소 방침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반발은 당연합니다. 독일 호텔 및 레스토랑 협회는 해당 법 조항에 '중대한 사유가 있을 경우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단서가 있다며 항의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라는 미증유의 상황을 맞아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영업을 중단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영업 중단 기간에 포함 시켜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일부 주에서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바이에른 주 정부는 "코로나 조치는 당사자의 과실이 없는 주권 조치"라며 "법이 말하고 있는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업주들의 기한 연장 신청이 가능하다고 해석했습니다.

지난해 방역 조치 시행 때 가장 먼저 영업 중단 조치가 취해진 곳인 클럽들은 앞다퉈 기한 연장 신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년 영업 중단을 꽉 채운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독일 클럽들이 가입해 있는 디스코텍 및 댄스 협회는 "기한이 자동으로 연장되는 것이 아니라 신청해야 한다. 서둘러라. 영업을 재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라며 업주들의 신청을 독려했습니다.

독일 내에서는 실제로 영업 허가 취소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가뜩이나 타격을 받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분노에 불을 붙일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업 허가 취소를 안내하는 편지를 보낸 융통성 없는 법 집행만으로도 자영업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 [특파원 리포트] 獨 “영업허가 취소한다고?”…자영업자들 허탈
    • 입력 2021-03-17 11:26:43
    • 수정2021-03-17 11:49:47
    특파원 리포트
영업을 하지 않는 베를린 시내의 한 음식점. 테이크 아웃이나 배달 외에 음식점 매장 영업은 1년째 중단됐다.영업을 하지 않는 베를린 시내의 한 음식점. 테이크 아웃이나 배달 외에 음식점 매장 영업은 1년째 중단됐다.

■독일 첫 봉쇄 조치 후 1년 만에 날아온 편지 "영업 허가 만료"

지난해 3월 16일 독일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와의 국경을 통제했습니다. 이를 전후해 음식점 등 상점의 영업도 중단시켰습니다.

봉쇄 조치 1년, 그 사이에 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했고 힘겹게 코로나와 싸우며 재기를 노리고 있을 터입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관청에서 편지 한 장이 날아듭니다. "영업 허가를 취소하겠다."

바덴 뷔르템베르크 주의 바트 발트제 시 정부는 최근 관내 75개 식당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제목은 "중요 정보 : 영업 종료 후 1 년 후 레스토랑 허가 만료." 요식업법에 따라 1년 동안 영업을 하지 않으면 허가가 만료된다는 내용입니다.

식당 주인들에게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이야기겠죠. 영업을 안 한 게 아니라 못한 것이고, 그것도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른 것인데 1년간 영업을 못 했으니 영업 허가를 취소하겠다고 하니까요.

바덴 뷔르템베르크 주 정부는 코로나 상황이더라도 해당 법은 적용되는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많은 식당 주인들에게는 지난 16일이 영업 중단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지난해 식당주인들은 영업점의 빈 의자를 광장에 채우고 정부의 영업 중단 방역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지난해 식당주인들은 영업점의 빈 의자를 광장에 채우고 정부의 영업 중단 방역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식당보다는 주점, 클럽이 타격

일반 음식점은 영업 허가 취소가 될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많은 식당들이 '테이크 아웃'이나 배달로 그나마 영업을 이어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1년간 영업을 실제로 거의 하지 못한 곳들은 술을 판매하는 주점이나 클럽들입니다. 정부의 지원금으로 근근이 버텨오던 주점이나 클럽들은 아예 영업 허가가 취소될 위기에 처한 거죠.

'클럽의 성지' 베를린에는 한때 1,200개의 클럽이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전 세계에서 클러버들이 베를린에 모여들었고, 베를린은 '분단의 상징'에서 문화의 아이콘으로 재인식됐습니다.

그 수많은 클럽은 다 문을 닫았고, 어떤 곳은 현대 미술 전시장으로, 또 어떤 곳은 코로나 검진 센터로 잠시 변신했습니다. 실제 영업 허가 취소가 이뤄진다면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클럽의 성지라는 명성을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듯합니다.

영업 허가 취소를 규정하고 있는 독일 요식업법 조항. ‘중대한 사유’가 있다면 영업 허가를 연장할 수 있다는 단서가 있다.영업 허가 취소를 규정하고 있는 독일 요식업법 조항. ‘중대한 사유’가 있다면 영업 허가를 연장할 수 있다는 단서가 있다.

■"코로나 사태는 '중대한 사유'"…융통성 없는 법 집행 빈축

영업 허가 취소 방침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반발은 당연합니다. 독일 호텔 및 레스토랑 협회는 해당 법 조항에 '중대한 사유가 있을 경우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는 단서가 있다며 항의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라는 미증유의 상황을 맞아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영업을 중단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영업 중단 기간에 포함 시켜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일부 주에서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바이에른 주 정부는 "코로나 조치는 당사자의 과실이 없는 주권 조치"라며 "법이 말하고 있는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업주들의 기한 연장 신청이 가능하다고 해석했습니다.

지난해 방역 조치 시행 때 가장 먼저 영업 중단 조치가 취해진 곳인 클럽들은 앞다퉈 기한 연장 신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년 영업 중단을 꽉 채운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독일 클럽들이 가입해 있는 디스코텍 및 댄스 협회는 "기한이 자동으로 연장되는 것이 아니라 신청해야 한다. 서둘러라. 영업을 재개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라며 업주들의 신청을 독려했습니다.

독일 내에서는 실제로 영업 허가 취소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입니다.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가뜩이나 타격을 받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분노에 불을 붙일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업 허가 취소를 안내하는 편지를 보낸 융통성 없는 법 집행만으로도 자영업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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