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삼성생명의 대역전 드라마…2001년 ‘미러클 두산’ 소환

입력 2021.03.1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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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은 정규리그 4할대 승률의 팀이 챔프전 정상에 등극한  사례로 기록됐다.삼성생명은 정규리그 4할대 승률의 팀이 챔프전 정상에 등극한 사례로 기록됐다.

여자 프로농구가 대이변의 챔피언결정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주인공은 임근배 감독이 이끄는 삼성생명이다.

앞서 정규리그에서 삼성생명은 14승 16패를 기록하며 4위로 마감했다. 4강 플레이오프 막차를 탄 삼성생명은 1위 우리은행을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3위 신한은행을 물리치고 올라온 2위 KB국민은행마저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삼성생명은 정규리그에서 1위 우리은행과 8경기 차, 2위 국민은행과는 무려 7경기 차이가 났다.

승률로 봐도 세 팀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우리은행이 7할 3푼 3리, 국민은행 7할 그리고 삼성생명이 4할 6푼 7리였다.

이 때문에 삼성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두고 상반된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5차전까지 가는 역대급 명승부로 4위 팀이 이뤄낸 역전 드라마라는 평가가 첫 번째다. 반면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방식에도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5전 3선승제의 챔프전에서 4위 삼성생명은 1,2,5차전을 홈인 용인에서 치렀다. 공교롭게도 이번 챔프전에서는 모두 홈팀이 이겼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의 입장은 "1위와 4위 팀 간의 4강 플레이오프 승자가 챔피언결정전 홈코트 이득을 가져가는 규정을 따랐다"는 것이다. 어찌 됐든 삼성생명은 투지와 근성을 앞세워 코트의 대반란을 완성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선수들의 자율을 존중하는 임근배 감독의 농구철학과 김보미와 김한별, 윤예빈 등 신구 선수들의 조화도 화제였다.

3승 2패로 우승한 삼성생명은 국내 4대 프로스포츠인 야구, 축구, 배구, 농구를 통틀어 정규리그 승률 5할 미만 팀의 사상 두 번째 우승 기록을 세웠다.

35년 전인 1986년 프로축구 축구 대제전에서 포항제철이 춘계와 추계 리그 합산 5승 8무 7패(승률 4할 1푼 7리)를 기록하고도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른 게 최초였다.

참고로 프로배구에선 2007~2008시즌 여자부 GS칼텍스가 정규리그 14승 14패 (5할) 성적으로 우승한 것이 최저승률이고 남자프로농구는 2008~2009시즌 KCC가 31승 23패 (5할 7푼 4리)로 우승한 것이 최저 승률 기록이다.

2001년 두산 베어스는 정규리그에서 5할 8리의 승률로 3위를 기록하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2001년 두산 베어스는 정규리그에서 5할 8리의 승률로 3위를 기록하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그러면 프로야구 최저 승률 팀 우승은 어디였을까? 2001년 두산이다. 두산은 당시 65승 5무 63패로 승률은 5할 8리에 머물렀다.

당시 1위였던 삼성이 81승 52패였기 때문에 3위 두산은 무려 13.5경기나 차이가 났다. 팀 자책점도 4.96으로 8개 구단 평균 4.71에도 못 미쳐 전체 6위에 그쳤다.

정규리그에서 드러난 수치로는 도저히 우승할 수 없는 전력이었지만, 가을 야구로 접어들며 팀이 차츰 정비됐고 마침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2001년 우승으로 '미러클 두산'이란 애칭까지 생겼다. 여자농구 삼성생명과 달리 2001년 두산 베어스는 '사다리식' 포스트시즌 제도를 뚫고 우승했다.

한 달 가까이 휴식하면서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리는 정규리그 1위 팀과 달리 당시 3위 두산은 준PO와 PO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치열한 경기를 거듭하면서 체력이 빠지고, 부상을 입기 마련이다. 그래서 한국시리즈에서 1위 팀을 만날 때는 상대팀들이 100% 전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물론 야구와 농구의 특성이 다르지만 언더독의 반란은 그래서 약자들에게 희망을 준다.

당시 사령탑인 김인식 감독은 "두산에 뚝심이라는 팀 컬러가 생긴 해였다"며 "선수들이 똘똘 뭉치니까 1위 팀 삼성도 기세에 눌렸다"고 되돌아봤다.

여자농구 삼성생명의 기적 우승으로 사상 최강의 언더독으로 꼽혔던 2001년 미러클 두산이 떠오르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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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농구 삼성생명의 대역전 드라마…2001년 ‘미러클 두산’ 소환
    • 입력 2021-03-17 14:11:09
    스포츠K
삼성생명은 정규리그 4할대 승률의 팀이 챔프전 정상에 등극한  사례로 기록됐다.
여자 프로농구가 대이변의 챔피언결정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주인공은 임근배 감독이 이끄는 삼성생명이다.

앞서 정규리그에서 삼성생명은 14승 16패를 기록하며 4위로 마감했다. 4강 플레이오프 막차를 탄 삼성생명은 1위 우리은행을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3위 신한은행을 물리치고 올라온 2위 KB국민은행마저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삼성생명은 정규리그에서 1위 우리은행과 8경기 차, 2위 국민은행과는 무려 7경기 차이가 났다.

승률로 봐도 세 팀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우리은행이 7할 3푼 3리, 국민은행 7할 그리고 삼성생명이 4할 6푼 7리였다.

이 때문에 삼성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두고 상반된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5차전까지 가는 역대급 명승부로 4위 팀이 이뤄낸 역전 드라마라는 평가가 첫 번째다. 반면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방식에도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5전 3선승제의 챔프전에서 4위 삼성생명은 1,2,5차전을 홈인 용인에서 치렀다. 공교롭게도 이번 챔프전에서는 모두 홈팀이 이겼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의 입장은 "1위와 4위 팀 간의 4강 플레이오프 승자가 챔피언결정전 홈코트 이득을 가져가는 규정을 따랐다"는 것이다. 어찌 됐든 삼성생명은 투지와 근성을 앞세워 코트의 대반란을 완성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선수들의 자율을 존중하는 임근배 감독의 농구철학과 김보미와 김한별, 윤예빈 등 신구 선수들의 조화도 화제였다.

3승 2패로 우승한 삼성생명은 국내 4대 프로스포츠인 야구, 축구, 배구, 농구를 통틀어 정규리그 승률 5할 미만 팀의 사상 두 번째 우승 기록을 세웠다.

35년 전인 1986년 프로축구 축구 대제전에서 포항제철이 춘계와 추계 리그 합산 5승 8무 7패(승률 4할 1푼 7리)를 기록하고도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른 게 최초였다.

참고로 프로배구에선 2007~2008시즌 여자부 GS칼텍스가 정규리그 14승 14패 (5할) 성적으로 우승한 것이 최저승률이고 남자프로농구는 2008~2009시즌 KCC가 31승 23패 (5할 7푼 4리)로 우승한 것이 최저 승률 기록이다.

2001년 두산 베어스는 정규리그에서 5할 8리의 승률로 3위를 기록하고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그러면 프로야구 최저 승률 팀 우승은 어디였을까? 2001년 두산이다. 두산은 당시 65승 5무 63패로 승률은 5할 8리에 머물렀다.

당시 1위였던 삼성이 81승 52패였기 때문에 3위 두산은 무려 13.5경기나 차이가 났다. 팀 자책점도 4.96으로 8개 구단 평균 4.71에도 못 미쳐 전체 6위에 그쳤다.

정규리그에서 드러난 수치로는 도저히 우승할 수 없는 전력이었지만, 가을 야구로 접어들며 팀이 차츰 정비됐고 마침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2001년 우승으로 '미러클 두산'이란 애칭까지 생겼다. 여자농구 삼성생명과 달리 2001년 두산 베어스는 '사다리식' 포스트시즌 제도를 뚫고 우승했다.

한 달 가까이 휴식하면서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리는 정규리그 1위 팀과 달리 당시 3위 두산은 준PO와 PO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치열한 경기를 거듭하면서 체력이 빠지고, 부상을 입기 마련이다. 그래서 한국시리즈에서 1위 팀을 만날 때는 상대팀들이 100% 전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물론 야구와 농구의 특성이 다르지만 언더독의 반란은 그래서 약자들에게 희망을 준다.

당시 사령탑인 김인식 감독은 "두산에 뚝심이라는 팀 컬러가 생긴 해였다"며 "선수들이 똘똘 뭉치니까 1위 팀 삼성도 기세에 눌렸다"고 되돌아봤다.

여자농구 삼성생명의 기적 우승으로 사상 최강의 언더독으로 꼽혔던 2001년 미러클 두산이 떠오르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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