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전통농법 재현…“느리고 흥겹다”

입력 2021.03.19 (07:39) 수정 2021.03.19 (07: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충남의 한 농촌마을에서 지금은 사라져 버린 전통농법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우선 일부 경작지를 대상으로 모든 과정에 전통농법을 사용해 농사를 짓기로 하고 첫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유진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산비탈을 개간해 만든 일명 달뱅이논.

이른 봄철 농사 준비는 논두렁을 고치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예뿌구서두 얌전한 쥔 댁. 어럴럴럴 상사뒤야. 나를 보구선 빙길뱅길. 어럴럴럴 상사뒤야."]

논두렁에 말뚝을 박는 이른바 매겡이질입니다.

구성진 소리와 함께 말뚝을 박고 나면, 나뭇가지 등의 섶을 논두렁에 덧대고 그 위에 가래질로 흙을 퍼 올립니다.

다음은 두엄내기.

산비탈 달뱅이 논까지 일일이 지게로 거름을 날라와야 합니다.

[양승도/충남 예산군 대흥면 : "어머니, 아버지들이 농사짓던 모습만 보다가 이렇게 실제로 해보니까 아주 감회도 새롭고 제 가슴이 좀 뭉클합니다."]

이런 전통농법은 1970년대부터 기계화 영농으로 사라지기 시작해 지금은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 없습니다.

80여 명의 농민과 예산군 농악보존회는 지역 전통농법의 보존과 기록을 위해 올해 3천㎡ 논에서 옛 농사를 그대로 재현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예산지역 중 산간 농촌마을에서 불렸던 말뚝박는 소리와 가래질, 지게질 소리가 50여 년 만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이걸재/민속채록가 : "여러분들이 볼 때는 작업하고 맞춰서 하니까 느리다는 느낌이 안 올 텐데 똑같은 일이라도 예산은 느리고 흥겹습니다."]

전통농법 재현에 나선 농민들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모내기와 벼베기, 탈곡 등의 과정에는 체험객이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진환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사라진 전통농법 재현…“느리고 흥겹다”
    • 입력 2021-03-19 07:39:50
    • 수정2021-03-19 07:46:56
    뉴스광장
[앵커]

충남의 한 농촌마을에서 지금은 사라져 버린 전통농법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우선 일부 경작지를 대상으로 모든 과정에 전통농법을 사용해 농사를 짓기로 하고 첫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유진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산비탈을 개간해 만든 일명 달뱅이논.

이른 봄철 농사 준비는 논두렁을 고치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예뿌구서두 얌전한 쥔 댁. 어럴럴럴 상사뒤야. 나를 보구선 빙길뱅길. 어럴럴럴 상사뒤야."]

논두렁에 말뚝을 박는 이른바 매겡이질입니다.

구성진 소리와 함께 말뚝을 박고 나면, 나뭇가지 등의 섶을 논두렁에 덧대고 그 위에 가래질로 흙을 퍼 올립니다.

다음은 두엄내기.

산비탈 달뱅이 논까지 일일이 지게로 거름을 날라와야 합니다.

[양승도/충남 예산군 대흥면 : "어머니, 아버지들이 농사짓던 모습만 보다가 이렇게 실제로 해보니까 아주 감회도 새롭고 제 가슴이 좀 뭉클합니다."]

이런 전통농법은 1970년대부터 기계화 영농으로 사라지기 시작해 지금은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 없습니다.

80여 명의 농민과 예산군 농악보존회는 지역 전통농법의 보존과 기록을 위해 올해 3천㎡ 논에서 옛 농사를 그대로 재현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예산지역 중 산간 농촌마을에서 불렸던 말뚝박는 소리와 가래질, 지게질 소리가 50여 년 만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이걸재/민속채록가 : "여러분들이 볼 때는 작업하고 맞춰서 하니까 느리다는 느낌이 안 올 텐데 똑같은 일이라도 예산은 느리고 흥겹습니다."]

전통농법 재현에 나선 농민들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모내기와 벼베기, 탈곡 등의 과정에는 체험객이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진환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