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기사들에겐 ‘배신의 민족’…‘번쩍배달’로 수입 줄고 노동 시간 늘어”

입력 2021.03.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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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 본사 앞에 배달 기사들이 항의의 뜻으로 민트색 오토바이 100여 대를 세웠습니다. "위험천만한 질주를 막아달라"며 집회에 모인 배달 기사들은 배달이 몰리는 시간대인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한 시간 동안 배달 앱을 껐습니다. 생업도 접어두고 이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 "일방적인 '번쩍배달' 도입…수입 줄고 노동 시간 늘어"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민라이더스지회는 "문제의 시작은 1월 도입된 '번쩍배달'"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기사가 음식 주문 여러 건을 묶어 배달하는 대신 한 번에 하나만 배달하도록 하는 '번쩍배달' 시스템이 일방적으로 도입됐다"라며 "이후 수입이 70~80% 감소했으며 운행 거리는 20% 증가해 노동 강도가 높아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존 1인 5배차에서 1인 1배차로 시간당 배달 가능한 건수가 줄었지만, 배달 수수료는 동일해 기사들의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에 이를 보전하려 장시간 운전을 하면서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노조 측은 "사측이 '번쩍 프로모션'이라는 이름으로 거리별 요금을 시간대별로 올렸다 내렸다 반복하고 있다"라며 "배달 기사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한 콜이라도 더 빨리 처리하고 다음 콜을 수행하기 위해 배달 속도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사측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번쩍배달 2배차, 픽업 거리할증 도입, 신규 입직 중단, 지방라이더 콜 보장, 어뷰징 강력 단속 등을 요구했습니다.

오늘(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 본사 앞에 항의의 뜻으로 세워진 오토바이들오늘(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 본사 앞에 항의의 뜻으로 세워진 오토바이들

■ "'배달의 민족' 아닌 '배신의 민족'…고된 몸 이끌고 오늘도 달릴 뿐"

집회에 참석한 배달 기사들은 "우리의 노동이 있었기에 배달의 민족의 오늘이 있다는 걸 잊어버린 것 같다"라며 "경쟁사와의 점유율 싸움에만 매달려 배달 기사를 '번쩍배달' 같은 정책 실험에 내몰고 있는 배달의 민족은 '배신의 민족'"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번쩍배달'로 소득이 3분의 1 정도 감소했는데 시간당 금액으로 치면 평균 5천 원 정도가 줄어든 것"이라며 "하루 일하는 시간을 두세 시간씩 늘려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이어 배달 기사들은 "'번쩍배달'로 인한 수입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픽업 거리 할증'을 도입해 달라"고 주장했습니다. 음식을 받으러 가는 '픽업 거리'도 수입으로 계산해 달라는 겁니다. 고객에게 배달하러 가는 거리 500m, 음식을 받으러 가는 거리가 1km인 경우 현 제도에서는 500m에 해당하는 금액만 수입이 됩니다. 배달 기사들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라며 "픽업하러 가는 것도 노동"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번쩍배달'이 배달을 비효율적으로 하게 만든다고 주장했습니다. 배달 기사들은 "배달이 몰리는 시간대에 음식점에 가면 사장님들이 '어차피 한 동네로 가는 건이니 같이 배달해달라'고 부탁하지만, 회사 정책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노조 측은 말합니다. "코로나 시대에 배달 시장을 키운 건 작은 휴대폰 속 앱이 아닌 뜨거운 여름과 추운 겨울 눈과 비를 맞으며 업소에서 고객 집까지 열심히 배달해온 배달 기사들"이라고 말입니다. 이들은 사측에 "배달 기사들이 경쟁사와 싸움에 함께하는 동지이며 강력한 무기라는 것을 깨닫고 요구안을 수용해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조 측은 배달의 민족 측이 요구안을 수용할 때까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부분 파업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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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 기사들에겐 ‘배신의 민족’…‘번쩍배달’로 수입 줄고 노동 시간 늘어”
    • 입력 2021-03-19 15:05:35
    취재K

오늘(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 본사 앞에 배달 기사들이 항의의 뜻으로 민트색 오토바이 100여 대를 세웠습니다. "위험천만한 질주를 막아달라"며 집회에 모인 배달 기사들은 배달이 몰리는 시간대인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한 시간 동안 배달 앱을 껐습니다. 생업도 접어두고 이들이 거리로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 "일방적인 '번쩍배달' 도입…수입 줄고 노동 시간 늘어"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민라이더스지회는 "문제의 시작은 1월 도입된 '번쩍배달'"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기사가 음식 주문 여러 건을 묶어 배달하는 대신 한 번에 하나만 배달하도록 하는 '번쩍배달' 시스템이 일방적으로 도입됐다"라며 "이후 수입이 70~80% 감소했으며 운행 거리는 20% 증가해 노동 강도가 높아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존 1인 5배차에서 1인 1배차로 시간당 배달 가능한 건수가 줄었지만, 배달 수수료는 동일해 기사들의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에 이를 보전하려 장시간 운전을 하면서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노조 측은 "사측이 '번쩍 프로모션'이라는 이름으로 거리별 요금을 시간대별로 올렸다 내렸다 반복하고 있다"라며 "배달 기사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한 콜이라도 더 빨리 처리하고 다음 콜을 수행하기 위해 배달 속도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사측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번쩍배달 2배차, 픽업 거리할증 도입, 신규 입직 중단, 지방라이더 콜 보장, 어뷰징 강력 단속 등을 요구했습니다.

오늘(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배달의 민족 본사 앞에 항의의 뜻으로 세워진 오토바이들
■ "'배달의 민족' 아닌 '배신의 민족'…고된 몸 이끌고 오늘도 달릴 뿐"

집회에 참석한 배달 기사들은 "우리의 노동이 있었기에 배달의 민족의 오늘이 있다는 걸 잊어버린 것 같다"라며 "경쟁사와의 점유율 싸움에만 매달려 배달 기사를 '번쩍배달' 같은 정책 실험에 내몰고 있는 배달의 민족은 '배신의 민족'"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번쩍배달'로 소득이 3분의 1 정도 감소했는데 시간당 금액으로 치면 평균 5천 원 정도가 줄어든 것"이라며 "하루 일하는 시간을 두세 시간씩 늘려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이어 배달 기사들은 "'번쩍배달'로 인한 수입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픽업 거리 할증'을 도입해 달라"고 주장했습니다. 음식을 받으러 가는 '픽업 거리'도 수입으로 계산해 달라는 겁니다. 고객에게 배달하러 가는 거리 500m, 음식을 받으러 가는 거리가 1km인 경우 현 제도에서는 500m에 해당하는 금액만 수입이 됩니다. 배달 기사들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라며 "픽업하러 가는 것도 노동"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번쩍배달'이 배달을 비효율적으로 하게 만든다고 주장했습니다. 배달 기사들은 "배달이 몰리는 시간대에 음식점에 가면 사장님들이 '어차피 한 동네로 가는 건이니 같이 배달해달라'고 부탁하지만, 회사 정책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노조 측은 말합니다. "코로나 시대에 배달 시장을 키운 건 작은 휴대폰 속 앱이 아닌 뜨거운 여름과 추운 겨울 눈과 비를 맞으며 업소에서 고객 집까지 열심히 배달해온 배달 기사들"이라고 말입니다. 이들은 사측에 "배달 기사들이 경쟁사와 싸움에 함께하는 동지이며 강력한 무기라는 것을 깨닫고 요구안을 수용해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조 측은 배달의 민족 측이 요구안을 수용할 때까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부분 파업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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