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시장 예비후보 앤드류 양, “아시아계 미국인도 ‘인간’입니다!”

입력 2021.03.19 (18:21) 수정 2021.03.19 (18:2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요약

"우리는 모든 공동체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아시아계 미국인도 '사람'이라고 선언할 것을 촉구합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앤드류 양 뉴욕시장 예비후보가 맨해튼 거리에서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美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어 깜짝 돌풍을 불러일으킨 바 있으며, 탁월한 연설 능력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타이완계 미국인인 앤드류 양은 이날 어느 때보다 격정적인 어조로 인종차별과 증오범죄를 비난했습니다.
또, 900% 급증이라는 통계 수치 외에도 세간에 알려지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수많은 인종 혐오 사건들이 더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뉴욕 이민자 2세 출신으로서, 본인이 겪은 차별의 경험을 담은 이 연설의 주요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애틀랜타 총격 사건 연설을 하는 앤드류 양 美 민주당 뉴욕시장 예비후보 (사진=AFP)애틀랜타 총격 사건 연설을 하는 앤드류 양 美 민주당 뉴욕시장 예비후보 (사진=AFP)


앤드류 양 :

"오늘은 전국적으로 끔찍하고도 가슴 아픈 날입니다. 특히나, 애틀랜타의 마사지 가게에서 명백히 인종을 표적으로 삼은 세 차례 총격으로 6명의 아시아 여성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겐 더욱 말이죠."

"이 6명 여성의 삶이 잔인하고 무의미한 방식으로 스러졌다는 걸 보자니 가슴이 무너집니다."
"우리가 이 여성들, 그들의 삶, 그들의 희망, 그들의 꿈, 그들의 아이들... 6명의 여성을 다시 볼 수 없는 가족과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뉴욕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자라났고, 항상 일정 수준의 괴롭힘, 보이지 않음(invisibility), 인종차별에 익숙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차츰 조롱이나 경멸의 형태를 취하기 시작했고, 훨씬 더 어두운 무언가로 바뀌어갔습니다."

"여러분은 그것을 뉴욕의 거리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가족과 함께 거리를 걷다 보면 분위기가 변하는 것을 당신은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미국에 속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제대로 보지 않고(invisibility), 혹은 이질감을 느끼던 수준에서 출발한 것들이 이제는 증오, 폭력, 폭행이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뉴욕에서 이와 같은 일들이 지속되어선 안된다고 우리는 함께 외쳐야 합니다. 반아시아 인종차별은 치명적이며 실제적이며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공동체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아시아계 미국인도 '사람'이라고 선언할 것을 촉구합니다."
"아시아계 미국인 또한,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미.국.인'입니다."

"(애틀랜타의) 이 여성들은 명백히, 그들이 특정 인종이라는 이유만으로 (살인의) 표적이 되었습니다."
"또한, 뉴욕 퀸즈 플러싱의 여성1)도(거리에서 폭행당한 중국계 52세), 지하철의 남성2)도(커터칼에 베인 필리핀계 61세), 식당의 종업원도, 그들이 단지 그들의 인종 때문에 표적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

2월 16일, 뉴욕 퀸즈 플러싱 거리. 백인 남성이 52세 중국계 여성을 이유 없이 폭행했다.2월 16일, 뉴욕 퀸즈 플러싱 거리. 백인 남성이 52세 중국계 여성을 이유 없이 폭행했다.

*최근 뉴욕에서 일어난 인종 증오범죄들 :

1) 2월 16일 오후, 뉴욕 퀸즈 플러싱의 거리에서 52세 중국계 여성이 갑자기 한 백인 남성의 공격을 받아 도로에 쓰러진 사건을 말합니다.
중년 여성은 이 '묻지마 폭행'으로 이마가 찢어져 병원에서 다섯 바늘을 꿰매는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2) 그보다 앞선 2월 3일 오전, 뉴욕 브루클린의 지하철에선 더욱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커터칼을 이용한 한 남성의 공격으로 61세의 필리핀 남성이 얼굴을 가로지르는 큰 상해를 입은 겁니다.
100바늘 넘게 꿰매야 하는 피해를 당을 동안, 지하철의 다른 사람 그 누구도 그를 돕지 않았습니다.

"여기 뉴욕에 있는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경찰이나 뉴욕시 공무원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저는 아시아계 혐오 폭력이 900%나 급증했다는 통계 수치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매우 많은 인종 혐오 사건들이 더 있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희생양이 되고, 두려워하며 언론이나 정부 누구에게도 자신이 당한 일을 전하지 못하는 많은 시민들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시민으로서,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이 사건 중 일부는 증오범죄로 취급되지 않았고, 이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의 사람들은 우리가 표적이 되고 있음을 압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리더로 하여금 한 단계 더 나아가게 하고, 이 사실을 똑같이 인정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거리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도시입니다! 우린 자신 스스로의 삶을 살 수 있다고 느끼지 못하게끔, 두려움이 우리를 집어삼키게 놔둘 수 없습니다."


'가장 성공한 아시아계 이민 2세', 유력 정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가한 46세의 거물 정치인조차 가족과 함께 거리를 거닐 때면 주변의 분위기(energy)가 바뀐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급증하게 된 지금. 6명의 희생자를 낳은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은 많은 시사점을 남기고 있습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애틀랜타 마사지숍. 시민들이 모여 #STOP ASIAN HATE 구호를 쓴 피켓을 들고 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애틀랜타 마사지숍. 시민들이 모여 #STOP ASIAN HATE 구호를 쓴 피켓을 들고 있다.

마사지숍 앞에는 추모의 꽃이 놓였고, #STOP ASIAN HATE를 외치는 시민들이 美 전역 곳곳에 생겨나고 있습니다.
총격 사건 초기, 성 중독을 주요 범행 동기로 발표해 비난을 산 美 경찰 당국은 '증오범죄' 혐의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18일(현지시각) 새로운 입장을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연방의 모든 공공건물에 추모 차원의 조기를 게양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 미국 사회의 증오범죄에 대한 대처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애틀랜타총격사건 #앤드류양 #인종차별 #증오범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美 뉴욕시장 예비후보 앤드류 양, “아시아계 미국인도 ‘인간’입니다!”
    • 입력 2021-03-19 18:21:29
    • 수정2021-03-19 18:23:23
    취재K
<strong><em>"우리는 모든 공동체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em></strong><br /><strong><em> 아시아계 미국인도 '사람'이라고 선언할 것을 촉구합니다."</em></strong><br />

지난 17일(현지시각), 앤드류 양 뉴욕시장 예비후보가 맨해튼 거리에서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美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어 깜짝 돌풍을 불러일으킨 바 있으며, 탁월한 연설 능력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타이완계 미국인인 앤드류 양은 이날 어느 때보다 격정적인 어조로 인종차별과 증오범죄를 비난했습니다.
또, 900% 급증이라는 통계 수치 외에도 세간에 알려지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수많은 인종 혐오 사건들이 더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뉴욕 이민자 2세 출신으로서, 본인이 겪은 차별의 경험을 담은 이 연설의 주요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애틀랜타 총격 사건 연설을 하는 앤드류 양 美 민주당 뉴욕시장 예비후보 (사진=AFP)

앤드류 양 :

"오늘은 전국적으로 끔찍하고도 가슴 아픈 날입니다. 특히나, 애틀랜타의 마사지 가게에서 명백히 인종을 표적으로 삼은 세 차례 총격으로 6명의 아시아 여성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겐 더욱 말이죠."

"이 6명 여성의 삶이 잔인하고 무의미한 방식으로 스러졌다는 걸 보자니 가슴이 무너집니다."
"우리가 이 여성들, 그들의 삶, 그들의 희망, 그들의 꿈, 그들의 아이들... 6명의 여성을 다시 볼 수 없는 가족과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뉴욕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자라났고, 항상 일정 수준의 괴롭힘, 보이지 않음(invisibility), 인종차별에 익숙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차츰 조롱이나 경멸의 형태를 취하기 시작했고, 훨씬 더 어두운 무언가로 바뀌어갔습니다."

"여러분은 그것을 뉴욕의 거리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가족과 함께 거리를 걷다 보면 분위기가 변하는 것을 당신은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미국에 속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제대로 보지 않고(invisibility), 혹은 이질감을 느끼던 수준에서 출발한 것들이 이제는 증오, 폭력, 폭행이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뉴욕에서 이와 같은 일들이 지속되어선 안된다고 우리는 함께 외쳐야 합니다. 반아시아 인종차별은 치명적이며 실제적이며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공동체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아시아계 미국인도 '사람'이라고 선언할 것을 촉구합니다."
"아시아계 미국인 또한,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미.국.인'입니다."

"(애틀랜타의) 이 여성들은 명백히, 그들이 특정 인종이라는 이유만으로 (살인의) 표적이 되었습니다."
"또한, 뉴욕 퀸즈 플러싱의 여성1)도(거리에서 폭행당한 중국계 52세), 지하철의 남성2)도(커터칼에 베인 필리핀계 61세), 식당의 종업원도, 그들이 단지 그들의 인종 때문에 표적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

2월 16일, 뉴욕 퀸즈 플러싱 거리. 백인 남성이 52세 중국계 여성을 이유 없이 폭행했다.
*최근 뉴욕에서 일어난 인종 증오범죄들 :

1) 2월 16일 오후, 뉴욕 퀸즈 플러싱의 거리에서 52세 중국계 여성이 갑자기 한 백인 남성의 공격을 받아 도로에 쓰러진 사건을 말합니다.
중년 여성은 이 '묻지마 폭행'으로 이마가 찢어져 병원에서 다섯 바늘을 꿰매는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2) 그보다 앞선 2월 3일 오전, 뉴욕 브루클린의 지하철에선 더욱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커터칼을 이용한 한 남성의 공격으로 61세의 필리핀 남성이 얼굴을 가로지르는 큰 상해를 입은 겁니다.
100바늘 넘게 꿰매야 하는 피해를 당을 동안, 지하철의 다른 사람 그 누구도 그를 돕지 않았습니다.

"여기 뉴욕에 있는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경찰이나 뉴욕시 공무원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저는 아시아계 혐오 폭력이 900%나 급증했다는 통계 수치 외에도, 알려지지 않은 매우 많은 인종 혐오 사건들이 더 있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희생양이 되고, 두려워하며 언론이나 정부 누구에게도 자신이 당한 일을 전하지 못하는 많은 시민들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시민으로서,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이 사건 중 일부는 증오범죄로 취급되지 않았고, 이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아시아계 미국인 공동체의 사람들은 우리가 표적이 되고 있음을 압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리더로 하여금 한 단계 더 나아가게 하고, 이 사실을 똑같이 인정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거리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도시입니다! 우린 자신 스스로의 삶을 살 수 있다고 느끼지 못하게끔, 두려움이 우리를 집어삼키게 놔둘 수 없습니다."


'가장 성공한 아시아계 이민 2세', 유력 정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가한 46세의 거물 정치인조차 가족과 함께 거리를 거닐 때면 주변의 분위기(energy)가 바뀐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급증하게 된 지금. 6명의 희생자를 낳은 애틀랜타 연쇄 총격 사건은 많은 시사점을 남기고 있습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애틀랜타 마사지숍. 시민들이 모여 #STOP ASIAN HATE 구호를 쓴 피켓을 들고 있다.
마사지숍 앞에는 추모의 꽃이 놓였고, #STOP ASIAN HATE를 외치는 시민들이 美 전역 곳곳에 생겨나고 있습니다.
총격 사건 초기, 성 중독을 주요 범행 동기로 발표해 비난을 산 美 경찰 당국은 '증오범죄' 혐의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18일(현지시각) 새로운 입장을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연방의 모든 공공건물에 추모 차원의 조기를 게양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 미국 사회의 증오범죄에 대한 대처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애틀랜타총격사건 #앤드류양 #인종차별 #증오범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