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연맹 회장, “아내, 자식 빼고 다 바꾼다”…금메달 포상금 3억 원 이상

입력 2021.03.2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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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연맹 로고를 발표하는 김용빈 회장새로운 연맹 로고를 발표하는 김용빈 회장

2018년 평창올림픽 ‘팀 킴’이 써내려간 기적에도 불구하고 국내 컬링계와 대한컬링경기연맹은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선수 지원은 커녕 오히려 선수들의 발목만 잡았단 비판을 받아왔다.

2018년 팀 킴의 폭로로 김경두 전 연맹 회장대행은 결국 처벌을 받게 됐지만, 컬링계는 정상화되지 않았다.

2019년 8월 김재홍 연맹 회장이 새로 취임했지만, 김 전 회장은 채용 비리와 국고보조금 위법 사용 의혹 등을 받다 지난해 5월 사퇴했다.

올해 선거를 통해 새 회장을 뽑는 과정도 시끄러웠다. 지난 1월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신임 회장으로 당선됐지만, 연맹 선관위는 선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당선 무효를 선언했다.

김 회장은 이후 법원의 가처분 신청 등의 과정을 거쳐 지난 9일 대의원총회를 통해 가까스로 임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선거를 둘러싼 공방 속 선수들은 뒷전이었다. 현 강릉시청 여자 컬링팀, 팀 킴은 지난해 11월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한동안 정식 대표 인준조차 받지 못했다. 선수 지원에 힘을 써야 할 연맹이 선거 관련 갈등에만 신경 썼기 때문이다.

팀 킴은 경북체육회와 재계약이 불발됐는데 대표 인준이 안 돼 대표팀임에도 제대로 된 훈련지원을 받지 못했다.

컬링연맹의 무능과 무책임을 극명히 보여준 사례였다.

左=새로운 연맹로고, 右=이전 연맹 로고左=새로운 연맹로고, 右=이전 연맹 로고

■ ‘억대 포상금에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꾼다’…. 끝까지 초심 유지할까?

우여곡절 끝에 새로 취임한 김용빈 회장은 “컬링의 국민적 부흥을 다시금 일으키겠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오늘(22일) 컬링연맹 미디어데이 및 국제대회(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및 챔피언스컵) 출정식을 개최했다. 연맹이 국제대회를 앞두고 직접 선수들을 모아 출정식을 연 것은 지난 집행부에선 없었던 일이었다.

김용빈 회장은 미디어데이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꾼다는 예전 모 회장의 말처럼 연맹은 모든 걸 다 바꿀 생각이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첫 단계로 연맹은 새로운 로고를 발표하고 이름도 소폭 변경했다. 기존 로고가 컬링을 바로 떠올리기 어렵다는 이유다.

연맹 명칭도 ‘대한컬링경기연맹’에서 ‘대한컬링연맹’으로 바꿨다. ‘경기’라는 단어가 엘리트 체육만을 위한 연맹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김 회장은 “엘리트 분만 아니라 컬링을 국민 생활 스포츠로 만들겠다. ”며 컬링의 생활 체육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국내 동계 종목 사상 최고액의 포상금을 걸 방침이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 최고 포상금이 롯데 그룹에서 스키에 걸었던 3억 원으로 알고 있다. 베이징 금메달에 3억 원 플러스알파를 약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김 회장은 실업, 유소년 팀 창단 등 국내 컬링 기반을 다지기 위한 사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 새 컬링연맹의 첫 발걸음은 우선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이 내세운 공약을 스스로 얼마나 지킬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지난 회장이었던 김재홍 전 회장도 취임 당시 실업, 대학팀 창단, 컬링 전용 연습장 건립 등의 공약을 내세웠지만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 연맹 재정도 한 번도 탄탄했던 적 없이 늘 문제였다.

새로운 컬링 연맹도 연맹 재정 안정화, 유소년 시스템 강화, 파벌 다툼으로 인한 병폐 해소 등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 과제들은 지난 회장들이 항상 개선했다고 약속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던 부분들이다.

결국, 새 컬링연맹에 대한 평가도 지금까지 선언한 공약을 얼마냐 지키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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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22 17: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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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연맹 로고를 발표하는 김용빈 회장
2018년 평창올림픽 ‘팀 킴’이 써내려간 기적에도 불구하고 국내 컬링계와 대한컬링경기연맹은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선수 지원은 커녕 오히려 선수들의 발목만 잡았단 비판을 받아왔다.

2018년 팀 킴의 폭로로 김경두 전 연맹 회장대행은 결국 처벌을 받게 됐지만, 컬링계는 정상화되지 않았다.

2019년 8월 김재홍 연맹 회장이 새로 취임했지만, 김 전 회장은 채용 비리와 국고보조금 위법 사용 의혹 등을 받다 지난해 5월 사퇴했다.

올해 선거를 통해 새 회장을 뽑는 과정도 시끄러웠다. 지난 1월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신임 회장으로 당선됐지만, 연맹 선관위는 선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당선 무효를 선언했다.

김 회장은 이후 법원의 가처분 신청 등의 과정을 거쳐 지난 9일 대의원총회를 통해 가까스로 임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선거를 둘러싼 공방 속 선수들은 뒷전이었다. 현 강릉시청 여자 컬링팀, 팀 킴은 지난해 11월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한동안 정식 대표 인준조차 받지 못했다. 선수 지원에 힘을 써야 할 연맹이 선거 관련 갈등에만 신경 썼기 때문이다.

팀 킴은 경북체육회와 재계약이 불발됐는데 대표 인준이 안 돼 대표팀임에도 제대로 된 훈련지원을 받지 못했다.

컬링연맹의 무능과 무책임을 극명히 보여준 사례였다.

左=새로운 연맹로고, 右=이전 연맹 로고
■ ‘억대 포상금에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꾼다’…. 끝까지 초심 유지할까?

우여곡절 끝에 새로 취임한 김용빈 회장은 “컬링의 국민적 부흥을 다시금 일으키겠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오늘(22일) 컬링연맹 미디어데이 및 국제대회(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및 챔피언스컵) 출정식을 개최했다. 연맹이 국제대회를 앞두고 직접 선수들을 모아 출정식을 연 것은 지난 집행부에선 없었던 일이었다.

김용빈 회장은 미디어데이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꾼다는 예전 모 회장의 말처럼 연맹은 모든 걸 다 바꿀 생각이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첫 단계로 연맹은 새로운 로고를 발표하고 이름도 소폭 변경했다. 기존 로고가 컬링을 바로 떠올리기 어렵다는 이유다.

연맹 명칭도 ‘대한컬링경기연맹’에서 ‘대한컬링연맹’으로 바꿨다. ‘경기’라는 단어가 엘리트 체육만을 위한 연맹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김 회장은 “엘리트 분만 아니라 컬링을 국민 생활 스포츠로 만들겠다. ”며 컬링의 생활 체육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국내 동계 종목 사상 최고액의 포상금을 걸 방침이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 최고 포상금이 롯데 그룹에서 스키에 걸었던 3억 원으로 알고 있다. 베이징 금메달에 3억 원 플러스알파를 약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김 회장은 실업, 유소년 팀 창단 등 국내 컬링 기반을 다지기 위한 사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 새 컬링연맹의 첫 발걸음은 우선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이 내세운 공약을 스스로 얼마나 지킬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지난 회장이었던 김재홍 전 회장도 취임 당시 실업, 대학팀 창단, 컬링 전용 연습장 건립 등의 공약을 내세웠지만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 연맹 재정도 한 번도 탄탄했던 적 없이 늘 문제였다.

새로운 컬링 연맹도 연맹 재정 안정화, 유소년 시스템 강화, 파벌 다툼으로 인한 병폐 해소 등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 과제들은 지난 회장들이 항상 개선했다고 약속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던 부분들이다.

결국, 새 컬링연맹에 대한 평가도 지금까지 선언한 공약을 얼마냐 지키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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