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논란에 중국 소품까지”…국내 드라마에 뿔났다

입력 2021.03.24 (17:30) 수정 2021.03.2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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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연합뉴스

역사 왜곡 논란, 중국 소품까지
서경덕 교수 "드라마가 中에 왜곡 빌미 제공한 셈"

제작사 "해당 장면 삭제...깊이 사과"


최근 국내에서 제작, 방송되는 드라마에서 중국 편향적 소품 사용과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지면서 해당 드라마에 대한 기업들의 광고 철회가 속출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SBS제공 SBS제공

■ 파격적인 시도?…중국 소품 등장부터 논란

논란에 휘말린 지상파의 한 드라마는 기존에 지상파 방송에서는 쉽게 시도할 수 없었던 수위 높은 괴물 등장 호러 영화 이른바 크리처(creature) 장르를, 그것도 사극을 통해 선보여 화제가 됐다. 하지만 초반부터 중국풍 소품을 사용하는 장면으로 논란을 빚었다.

특히 충녕대군이 조선의 기생집에서 서역에서 온 구마 사제(달시 파켓)에게 월병과 중국식 만두, 피단(삭힌 오리알) 등을 대접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기생집 자체가 중국풍 인테리어였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밖에도 태종이 아버지 태조의 환시를 보고 백성을 학살하거나 충녕대군이 구마 사제와 역관에게 무시당하는 등 설정은 드라마적 허구, 이른바 픽션이라 할지라도 용납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역사 왜곡 장면이 많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다시보기를 통해 드라마를 시청한 사람들은 또 논란의 발단이 된 '중국식 만두' 등 상차림 장면뿐만 아니라, 복식, 머리 스타일 등 상당수가 중국식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 서경덕 교수 "中에 또 하나의 빌미 제공"…'PPL'도 문제 제기

 서경덕 교수 SNS 캡처 서경덕 교수 SNS 캡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까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서 교수는 24일 페이스북에 해당 드라마의 역사 왜곡 논란을 비판한 글을 올렸다.

역사 왜곡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온 서 교수는 "드라마의 역사왜곡 논란 파장이 매우 크다"며 "이미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를 통해 '당시 한국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드라마 장면을 옹호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에는 중국이 한복, 김치, 판소리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신(新) 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고 밝혔다.

최근 서 교수는 또 다른 드라마에서 등장한 PPL장면에 대해서도 비판한 적이 있다. tvN 드라마 ‘빈센조’에서 ‘중국산 비빔밥’이 PPL(간접광고)로 등장한 장면 때문이다.

 tvN 드라마 ‘빈센조’ tvN 드라마 ‘빈센조’

서 교수는 이와 관련해 "물론 드라마 제작비 충당을 위해 선택한 상황이겠지만 요즘 같은 시기엔 정말로 안타까운 결정인 것 같다"며 "최근 중국이 김치, 한복, 판소리 등을 ‘자국의 문화’라고 어이없는 주장을 계속해서 펼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글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아울러 "가장 우려되는 건, 중국어로 적힌 일회용 용기에 담긴 비빔밥이 자칫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중국음식으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엄중한 시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 제작진 '특별한 의도 없다' 해명…비판적 댓글 줄이어

드라마 제작진은 극의 본류를 봐달라는 취지의 해명을 올리면서 진화를 시도했다.


시청자 게시판과 SNS등에서 논란이 제기되자 제작진은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불편함을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또 "극 중 한양과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있는 인물들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뿐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이 심해지면서 국내 반중(反中) 정서도 커진 가운데 제작진의 해명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 드라마의 대본을 쓴 작가가 최근 중국쪽 제작사 한 곳과 계약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청자들의 비판 목소리는 더 커졌다. 이전에 집필한 사극의 설정까지 문제 삼는 네티즌들이 등장했다.

이에 삼성전자, 에이스침대, 코지마 등 이 드라마에 광고를 했던 기업들도 제작 지원과 광고를 서서히 철회하는 상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드라마와 관련한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제작사 "문제 장면 모두 삭제해 다시 보기와 재방송에 반영"

드라마 제작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쳐웍스는 오늘(24일) 사과문을 내고 "중국풍 미술과 소품(월병 등) 관련해 예민한 시기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시청에 불편함을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면서 "충녕대군이 구마 사제 일행을 맞이하는 장면 중 문제가 되는 것은 모두 삭제해 다시 보기와 재방송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해당 방송사도 "실존 인물과 역사를 다루는 만큼 더욱 세세하게 챙기고 검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시청자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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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왜곡 논란에 중국 소품까지”…국내 드라마에 뿔났다
    • 입력 2021-03-24 17:30:21
    • 수정2021-03-24 18:3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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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 논란, 중국 소품까지
서경덕 교수 "드라마가 中에 왜곡 빌미 제공한 셈"

제작사 "해당 장면 삭제...깊이 사과"


최근 국내에서 제작, 방송되는 드라마에서 중국 편향적 소품 사용과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지면서 해당 드라마에 대한 기업들의 광고 철회가 속출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SBS제공
■ 파격적인 시도?…중국 소품 등장부터 논란

논란에 휘말린 지상파의 한 드라마는 기존에 지상파 방송에서는 쉽게 시도할 수 없었던 수위 높은 괴물 등장 호러 영화 이른바 크리처(creature) 장르를, 그것도 사극을 통해 선보여 화제가 됐다. 하지만 초반부터 중국풍 소품을 사용하는 장면으로 논란을 빚었다.

특히 충녕대군이 조선의 기생집에서 서역에서 온 구마 사제(달시 파켓)에게 월병과 중국식 만두, 피단(삭힌 오리알) 등을 대접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기생집 자체가 중국풍 인테리어였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밖에도 태종이 아버지 태조의 환시를 보고 백성을 학살하거나 충녕대군이 구마 사제와 역관에게 무시당하는 등 설정은 드라마적 허구, 이른바 픽션이라 할지라도 용납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역사 왜곡 장면이 많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다시보기를 통해 드라마를 시청한 사람들은 또 논란의 발단이 된 '중국식 만두' 등 상차림 장면뿐만 아니라, 복식, 머리 스타일 등 상당수가 중국식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 서경덕 교수 "中에 또 하나의 빌미 제공"…'PPL'도 문제 제기

 서경덕 교수 SNS 캡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까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서 교수는 24일 페이스북에 해당 드라마의 역사 왜곡 논란을 비판한 글을 올렸다.

역사 왜곡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온 서 교수는 "드라마의 역사왜곡 논란 파장이 매우 크다"며 "이미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를 통해 '당시 한국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드라마 장면을 옹호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에는 중국이 한복, 김치, 판소리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신(新) 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고 밝혔다.

최근 서 교수는 또 다른 드라마에서 등장한 PPL장면에 대해서도 비판한 적이 있다. tvN 드라마 ‘빈센조’에서 ‘중국산 비빔밥’이 PPL(간접광고)로 등장한 장면 때문이다.

 tvN 드라마 ‘빈센조’
서 교수는 이와 관련해 "물론 드라마 제작비 충당을 위해 선택한 상황이겠지만 요즘 같은 시기엔 정말로 안타까운 결정인 것 같다"며 "최근 중국이 김치, 한복, 판소리 등을 ‘자국의 문화’라고 어이없는 주장을 계속해서 펼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글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아울러 "가장 우려되는 건, 중국어로 적힌 일회용 용기에 담긴 비빔밥이 자칫 해외 시청자들에게는 중국음식으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엄중한 시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 제작진 '특별한 의도 없다' 해명…비판적 댓글 줄이어

드라마 제작진은 극의 본류를 봐달라는 취지의 해명을 올리면서 진화를 시도했다.


시청자 게시판과 SNS등에서 논란이 제기되자 제작진은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불편함을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또 "극 중 한양과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있는 인물들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뿐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이 심해지면서 국내 반중(反中) 정서도 커진 가운데 제작진의 해명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 드라마의 대본을 쓴 작가가 최근 중국쪽 제작사 한 곳과 계약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청자들의 비판 목소리는 더 커졌다. 이전에 집필한 사극의 설정까지 문제 삼는 네티즌들이 등장했다.

이에 삼성전자, 에이스침대, 코지마 등 이 드라마에 광고를 했던 기업들도 제작 지원과 광고를 서서히 철회하는 상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드라마와 관련한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제작사 "문제 장면 모두 삭제해 다시 보기와 재방송에 반영"

드라마 제작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쳐웍스는 오늘(24일) 사과문을 내고 "중국풍 미술과 소품(월병 등) 관련해 예민한 시기에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시청에 불편함을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면서 "충녕대군이 구마 사제 일행을 맞이하는 장면 중 문제가 되는 것은 모두 삭제해 다시 보기와 재방송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해당 방송사도 "실존 인물과 역사를 다루는 만큼 더욱 세세하게 챙기고 검수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시청자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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