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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제대군인의 호소…“또 다른 ‘변희수’가 나오기 전에”
입력 2021.03.25 (07:01) 수정 2021.03.25 (12:26) 취재K


신성한 의무와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일, 이 극단의 표현 사이에 병역의 의무가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의무를 따르는 개인에게 군은 어떤 모습일까요. 안전하고, 부당하지 않으며, 문제가 생겼을 때 적절한 대응 시스템이 마련된, 국가의 책임을 다하는 곳일까요?

올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KBS는 군 내 사고 실태와 보상 문제, 그리고 사고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성전환 수술로 강제 전역당한 뒤 세상을 등진 고(故) 변희수 전 하사가 남긴 질문을 다시 짚어보고자 합니다.

타고난 성별과 본인의 성적 정체성이 다르다면 사명감을 가지고 군에 자원했고 복무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도 군을 떠나야만 하는지, 또 국가와 군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입니다.

■ 끝까지 국가에 물었지만…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았던 故 변희수 하사, 수술 뒤에도 군복무에 대한 의지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복직 소송을 벌이며 성별 정체성을 떠나 군인을 계속 할 수 있지 않느냐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끝내 답을 듣지는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소식이 전해진 뒤 정세균 총리는 국정 현안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방부의 의견을 먼저 듣는 일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고, 국방의 의무나 또 군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하게 답변하는 것이 옳을 것 같아서 지금은 당장 제가 이 부분에 대한 특별한 말씀이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정작 같은 날 국방부는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성전환자 군 복무 관련 제도개선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습니다."

정부는 군에게 답을 떠넘기고, 군은 대답을 회피합니다. 스스로 부담스러운 문제를 다루기보단 법원 판단을 지켜보자는 겁니다.

하지만 재판 절차는 계속 늦어졌습니다. 변 하사 유족과 공동대책위는 재판을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인데, 당사자의 부재로 소송을 이어갈 수 있을지부터 법적 판단을 받아야 합니다.

정부도, 군도, 법원도 대답을 피하는 사이 군에서 새로운 성 정체성을 인식하게 된 다른 '변희수'들은 고통을 거듭하다 끝내 군을 떠나고 있었습니다.

■ 파일럿 꿈꿨던 공군 장교


호르몬 치료를 받으며 여성의 삶을 준비하고 있는 28살 박희운(가명) 씨는 공군 장교였습니다.

힘든 훈련을 거쳤고 비행도 적성에 잘 맞았습니다. 본인이 겪은 비행 훈련 과정을 한참이나 눈을 반짝이며 설명했습니다.

"책 두께 이만한걸 스무 권씩 몇 개를 외우고 올라가요. 그냥 툭 치면 자다가도 나와야 해요. 비상절차라든지. 지상에서는 죽도록 연구하고 비행을 한 번 탈 때마다 다 점수가 나와요. 평가 점수도 상위권이었고."

"중력 가속도가 걸릴 때 호흡 있잖아요. 체질이라고 하나. 잘 버티는 체질. '너는 전투기를 가야 된다' 그런 말씀을 하셨죠. 교수님께서…. 파일럿이 되어서 나라를 사명감있게 지켜야 되겠다 생각을 했었죠."

 박희운(가명)씨의 군인 시절 모습 박희운(가명)씨의 군인 시절 모습
함께 고생한 동기들, 훌륭한 지휘관들 덕분에 많이 배웠고 성숙해지는 계기도 됐다고 합니다.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고 했습니다.


■ 뒤늦게 발견한 성 정체성…"안 될 걸 알았어요."

남성으로 태어나 남군으로 입대한 박 씨는 입대 후에야 여성의 정체성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고통이 시작됐습니다. 배제될 거란 두려움이 박 씨를 짓눌렀습니다.

"군 복무를 하면서 그런 고민을 혼자 끙끙 앓았어요. 그렇게 계속 군 생활 하다 보니까 자살 시도를 했었어요. 받아들여질 수 없으니까. 그 일을 겪고 나니까 아… 더 하면 안 되겠다."

고민을 거듭했지만, 맞서보기는 커녕 주변 사람에게 털어놓을 수조차 없었습니다.

"군 생활을 해보면 안 된다는 걸 알잖아요. 해봤자 안될 거 알기 때문에 안 했죠. 해도 너무 길고 힘든 싸움이니깐 안 했죠."

결국 스스로,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전역을 선택했습니다. 대위 진급을 앞둔 상황에서였습니다.


박 씨는 자신의 의료 기록을 들고 대대장님께 처음으로 커밍아웃한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수술 기록지랑 호르몬 치료지랑 보여드리니까 1분 동안 그냥 아무 말 없이 그냥 훑어보시다가 대대장님께서 딱 한마디 하시더라고요. 전역하고 싶냐고. 솔직히 지금 대한민국 군대에서는 밝히면 전역할래? 이렇게 나오는 거죠."

박 씨는 전역 전 의무 심사를 위해 국군 수도 병원을 방문했을 때 故 변희수 하사를 만났었다고 합니다. 또, 군 내에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도 했습니다. 그들의 선택지는 오직 둘. 자신을 감추고 고통 속에 버티거나, 스스로 군을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병도 있었던 것 같고 부사관 출신도 있었고. 곧 전역하는 육사 출신도 있었던 것 같고. 말을 안 할 뿐이지 둘 중 하나죠. 버티거나 나가거나. 육사 출신 그분도 이제 전역 별로 안 남았다고 들었고. 그분은 버틴 거죠. 끝까지."

박희운(가명) 씨가 군복에 착용했던 명찰박희운(가명) 씨가 군복에 착용했던 명찰

■ 국가 위해 복무하고 싶어도…

혹자는 복무 중 성전환을 한 사람을 두고 그렇다면 미리 성전환 수술도 하고, 법원의 성별 정정 결정을 받은 뒤 당당하게 경쟁을 통해 자원입대하면 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입대 전에 성전환을 마쳤다면 간부 모집에 응시할 수 있느냐는 질의에 국방부는 "응시 자체를 제한하지는 않으나, 군별 간부선발 신체검사 기준상 성전환자는 임관이 제한된다"고 답변했습니다.

본인의 성적 정체성을 발견하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故 변희수 하사나, 어렵게 인터뷰에 응해준 박씨가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남군으로 입대했지만, 입대 후에 여성이라는 걸 깨닫게 된 경우입니다.

이러한 성 정체성의 불일치가 정신 질환은 아니라는 게 현대 정신보건학계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우리 군에선 성전환 수술을 하면 전역 심사에 회부됩니다. 수술 전의 신체를 정상으로 상정하고, 성전환 수술을 통해 그 신체를 훼손한 것, 즉 장애로 보는 겁니다. 성전환자는 군에 간부로 자원해 복무할 수 있는 길이 아예 없습니다.

■ "포용할 때 더 강해진다."

이미 이 문제를 직면한 나라 중 20개 넘는 나라가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인정합니다.

독일과 스위스에선 성전환자 고위 지휘관이 나왔습니다. 영국이나 캐나다, 또 우리처럼 징병제인 이스라엘은 복무 중인 군인이 성전환하면 수술비나 호르몬 치료, 심지어 성형수술비까지 지원하기도 합니다.

올해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금지한 성전환자의 복무를 전면 허용하며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포용할 때, 더 강해진다."
"성 정체성이 병역의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되며, 미국의 강점은 다양성에 있다."

2018년 4월 미 의회는 각 군 참모총장을 불러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논쟁했습니다. 그 전에 국방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싱크탱크에 관련 연구를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 '성전환자 군인의 공개적인 복무 허용에 대한 의의 평가' 보고서미국 랜드연구소 '성전환자 군인의 공개적인 복무 허용에 대한 의의 평가' 보고서

미군 내 성 전환자 현황과 의료 지원, 이들이 대비 태세에 미치는 영향과 외국 사례까지 100쪽이 넘는 체계적인 연구의 결론은 "성전환자의 복무가 군의 준비 태세와 의료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였습니다.

■ 또 다른 희생이 나오기 전에

우리 군은 이 문제를 얼마나 고민하고 있을까요?

올해 1월 국가인권위는 국방부에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한 장병과 관련해 제도를 정비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규정에 따라 90일 이내에 답변해야 해서 4월이 시한인데, 이미 두 달이 지났습니다.

이달 초 국방부에 "복무, 입영, 전력에 끼칠 영향 등 성 소수자 이슈에 관해 군 차원에서 행한 연구, 용역, 설문 등이 진행된 게 있는지" 질의했더니 "없음"이라는 답변이 왔습니다.

변희수 하사의 죽음이 사회를 뒤흔들고 나서야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이제 (연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 앞에서 열린 故 변희수 하사 추모행사국방부 앞에서 열린 故 변희수 하사 추모행사

찬반이 뚜렷하게 갈리는 문제를 다루는 건 어렵고 부담스럽습니다. 하지만 이미 현실이 됐습니다. 피한다고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누군가의 희생이 또 나오기 전에 답을 낼 수는 없을까요?
  • 성전환 제대군인의 호소…“또 다른 ‘변희수’가 나오기 전에”
    • 입력 2021-03-25 07:01:33
    • 수정2021-03-25 12:26:54
    취재K


신성한 의무와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일, 이 극단의 표현 사이에 병역의 의무가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의무를 따르는 개인에게 군은 어떤 모습일까요. 안전하고, 부당하지 않으며, 문제가 생겼을 때 적절한 대응 시스템이 마련된, 국가의 책임을 다하는 곳일까요?

올해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KBS는 군 내 사고 실태와 보상 문제, 그리고 사고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성전환 수술로 강제 전역당한 뒤 세상을 등진 고(故) 변희수 전 하사가 남긴 질문을 다시 짚어보고자 합니다.

타고난 성별과 본인의 성적 정체성이 다르다면 사명감을 가지고 군에 자원했고 복무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도 군을 떠나야만 하는지, 또 국가와 군은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입니다.

■ 끝까지 국가에 물었지만…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았던 故 변희수 하사, 수술 뒤에도 군복무에 대한 의지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복직 소송을 벌이며 성별 정체성을 떠나 군인을 계속 할 수 있지 않느냐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끝내 답을 듣지는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소식이 전해진 뒤 정세균 총리는 국정 현안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방부의 의견을 먼저 듣는 일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고, 국방의 의무나 또 군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하게 답변하는 것이 옳을 것 같아서 지금은 당장 제가 이 부분에 대한 특별한 말씀이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정작 같은 날 국방부는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성전환자 군 복무 관련 제도개선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습니다."

정부는 군에게 답을 떠넘기고, 군은 대답을 회피합니다. 스스로 부담스러운 문제를 다루기보단 법원 판단을 지켜보자는 겁니다.

하지만 재판 절차는 계속 늦어졌습니다. 변 하사 유족과 공동대책위는 재판을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인데, 당사자의 부재로 소송을 이어갈 수 있을지부터 법적 판단을 받아야 합니다.

정부도, 군도, 법원도 대답을 피하는 사이 군에서 새로운 성 정체성을 인식하게 된 다른 '변희수'들은 고통을 거듭하다 끝내 군을 떠나고 있었습니다.

■ 파일럿 꿈꿨던 공군 장교


호르몬 치료를 받으며 여성의 삶을 준비하고 있는 28살 박희운(가명) 씨는 공군 장교였습니다.

힘든 훈련을 거쳤고 비행도 적성에 잘 맞았습니다. 본인이 겪은 비행 훈련 과정을 한참이나 눈을 반짝이며 설명했습니다.

"책 두께 이만한걸 스무 권씩 몇 개를 외우고 올라가요. 그냥 툭 치면 자다가도 나와야 해요. 비상절차라든지. 지상에서는 죽도록 연구하고 비행을 한 번 탈 때마다 다 점수가 나와요. 평가 점수도 상위권이었고."

"중력 가속도가 걸릴 때 호흡 있잖아요. 체질이라고 하나. 잘 버티는 체질. '너는 전투기를 가야 된다' 그런 말씀을 하셨죠. 교수님께서…. 파일럿이 되어서 나라를 사명감있게 지켜야 되겠다 생각을 했었죠."

 박희운(가명)씨의 군인 시절 모습 박희운(가명)씨의 군인 시절 모습
함께 고생한 동기들, 훌륭한 지휘관들 덕분에 많이 배웠고 성숙해지는 계기도 됐다고 합니다.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고 했습니다.


■ 뒤늦게 발견한 성 정체성…"안 될 걸 알았어요."

남성으로 태어나 남군으로 입대한 박 씨는 입대 후에야 여성의 정체성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고통이 시작됐습니다. 배제될 거란 두려움이 박 씨를 짓눌렀습니다.

"군 복무를 하면서 그런 고민을 혼자 끙끙 앓았어요. 그렇게 계속 군 생활 하다 보니까 자살 시도를 했었어요. 받아들여질 수 없으니까. 그 일을 겪고 나니까 아… 더 하면 안 되겠다."

고민을 거듭했지만, 맞서보기는 커녕 주변 사람에게 털어놓을 수조차 없었습니다.

"군 생활을 해보면 안 된다는 걸 알잖아요. 해봤자 안될 거 알기 때문에 안 했죠. 해도 너무 길고 힘든 싸움이니깐 안 했죠."

결국 스스로,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전역을 선택했습니다. 대위 진급을 앞둔 상황에서였습니다.


박 씨는 자신의 의료 기록을 들고 대대장님께 처음으로 커밍아웃한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수술 기록지랑 호르몬 치료지랑 보여드리니까 1분 동안 그냥 아무 말 없이 그냥 훑어보시다가 대대장님께서 딱 한마디 하시더라고요. 전역하고 싶냐고. 솔직히 지금 대한민국 군대에서는 밝히면 전역할래? 이렇게 나오는 거죠."

박 씨는 전역 전 의무 심사를 위해 국군 수도 병원을 방문했을 때 故 변희수 하사를 만났었다고 합니다. 또, 군 내에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도 했습니다. 그들의 선택지는 오직 둘. 자신을 감추고 고통 속에 버티거나, 스스로 군을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병도 있었던 것 같고 부사관 출신도 있었고. 곧 전역하는 육사 출신도 있었던 것 같고. 말을 안 할 뿐이지 둘 중 하나죠. 버티거나 나가거나. 육사 출신 그분도 이제 전역 별로 안 남았다고 들었고. 그분은 버틴 거죠. 끝까지."

박희운(가명) 씨가 군복에 착용했던 명찰박희운(가명) 씨가 군복에 착용했던 명찰

■ 국가 위해 복무하고 싶어도…

혹자는 복무 중 성전환을 한 사람을 두고 그렇다면 미리 성전환 수술도 하고, 법원의 성별 정정 결정을 받은 뒤 당당하게 경쟁을 통해 자원입대하면 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입대 전에 성전환을 마쳤다면 간부 모집에 응시할 수 있느냐는 질의에 국방부는 "응시 자체를 제한하지는 않으나, 군별 간부선발 신체검사 기준상 성전환자는 임관이 제한된다"고 답변했습니다.

본인의 성적 정체성을 발견하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故 변희수 하사나, 어렵게 인터뷰에 응해준 박씨가 이 경우에 해당합니다. 남군으로 입대했지만, 입대 후에 여성이라는 걸 깨닫게 된 경우입니다.

이러한 성 정체성의 불일치가 정신 질환은 아니라는 게 현대 정신보건학계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우리 군에선 성전환 수술을 하면 전역 심사에 회부됩니다. 수술 전의 신체를 정상으로 상정하고, 성전환 수술을 통해 그 신체를 훼손한 것, 즉 장애로 보는 겁니다. 성전환자는 군에 간부로 자원해 복무할 수 있는 길이 아예 없습니다.

■ "포용할 때 더 강해진다."

이미 이 문제를 직면한 나라 중 20개 넘는 나라가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인정합니다.

독일과 스위스에선 성전환자 고위 지휘관이 나왔습니다. 영국이나 캐나다, 또 우리처럼 징병제인 이스라엘은 복무 중인 군인이 성전환하면 수술비나 호르몬 치료, 심지어 성형수술비까지 지원하기도 합니다.

올해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금지한 성전환자의 복무를 전면 허용하며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포용할 때, 더 강해진다."
"성 정체성이 병역의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되며, 미국의 강점은 다양성에 있다."

2018년 4월 미 의회는 각 군 참모총장을 불러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논쟁했습니다. 그 전에 국방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싱크탱크에 관련 연구를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 '성전환자 군인의 공개적인 복무 허용에 대한 의의 평가' 보고서미국 랜드연구소 '성전환자 군인의 공개적인 복무 허용에 대한 의의 평가' 보고서

미군 내 성 전환자 현황과 의료 지원, 이들이 대비 태세에 미치는 영향과 외국 사례까지 100쪽이 넘는 체계적인 연구의 결론은 "성전환자의 복무가 군의 준비 태세와 의료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였습니다.

■ 또 다른 희생이 나오기 전에

우리 군은 이 문제를 얼마나 고민하고 있을까요?

올해 1월 국가인권위는 국방부에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한 장병과 관련해 제도를 정비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규정에 따라 90일 이내에 답변해야 해서 4월이 시한인데, 이미 두 달이 지났습니다.

이달 초 국방부에 "복무, 입영, 전력에 끼칠 영향 등 성 소수자 이슈에 관해 군 차원에서 행한 연구, 용역, 설문 등이 진행된 게 있는지" 질의했더니 "없음"이라는 답변이 왔습니다.

변희수 하사의 죽음이 사회를 뒤흔들고 나서야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이제 (연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 앞에서 열린 故 변희수 하사 추모행사국방부 앞에서 열린 故 변희수 하사 추모행사

찬반이 뚜렷하게 갈리는 문제를 다루는 건 어렵고 부담스럽습니다. 하지만 이미 현실이 됐습니다. 피한다고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누군가의 희생이 또 나오기 전에 답을 낼 수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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