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동물원 사육 황조롱이 16년 만에 자연으로
입력 2021.03.25 (09:01) 수정 2021.03.25 (12:26) 취재K
 자연 방사를 앞둔 황조롱이가 외부를 경계하는 모습 자연 방사를 앞둔 황조롱이가 외부를 경계하는 모습

■ '동물원 사육' 천연기념물 황조롱이…16년 만에 자연 방사

부리부리한 눈과 날카로운 부리. 비교적 덩치는 작지만, 쥐와 같은 설치류를 잡아먹는 육식성 맹금류인 천연기념물, 황조롱이입니다.

이동용 새장에 갇혀 외부를 경계하는 이 황조롱이가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비좁은 동물원 새장에서 벗어나 자연의 품으로 되돌아가는 건데요.

방사될 황조롱이는 2004년, 익명의 시민 제보를 받아 구조된 뒤 16년 동안 충북 청주 동물원에서 지내왔습니다. 몸집이 작고 날렵한 황조롱이는 동물원의 비좁은 맹금사에 살면서도 살아있는 쥐를 사냥하면서 여전한 야생 본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황조롱이 방사를 앞두고 신체 검사를 하는 장면. (화면제공 : 충북 야생동물센터)황조롱이 방사를 앞두고 신체 검사를 하는 장면. (화면제공 : 충북 야생동물센터)

자연 방사 결정 이후, 황조롱이는 야생 환경 적응을 돕기 위한 특별 훈련을 받았습니다. 청주 동물원에서 충북 야생동물센터로 옮겨져 50일간 '특훈'을 받았는데요. 워낙 건강했던 덕에 훈련에 잘 적응했습니다.

하루는 훈련장에 침입한 참새를 스스로 사냥하면서 숨겨진 맹금류의 본성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후 센터 측은 "별도의 사냥 훈련을 하지 않아도, 야생에서 잘 살아남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 니다.

■ 숨겨진 사냥 본능…"체력 훈련 위주 재활 훈련 실시"

하지만 이 황조롱이는 16년이나 인간의 손에 길러졌습니다. 좁은 곳에서 오랜 기간 갇혀 지냈습니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체력'이었다고 합니다. 인공적으로 재현한 자연환경이 아니라, 실제 야생 생태계에 귀속돼 살아나갈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것이 시급했습니다. 훈련은 체력 단련이 주가 됐습니다.

충북 야생동물센터의 원형 비행장을 꾸준히 날게 하면서 체력을 키웠습니다.

■ 2014년,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멸종위기종 '삵' 자연 방사

야생동물이 차에 치이거나 다쳐 구조된 뒤 치료를 받고 야생에 방사되는 경우는 많지만, 동물원에서 오랜 시간 사육되다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앞서 2014년에는 서울대공원 동물원이 멸종위기종이 삵 7마리를 방사했습니다. 방사된 삵은 모두 동물원에서 나고 자라 야생을 경험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당시 동물원 측은 반년 동안 살아 있는 동물을 먹이로 주면서 야생 적응 훈련을 시켰습니다. 방사 장소도 쥐와 뱀, 물고기와 같은 먹잇감이 풍부한 습지로 선택했습니다. 모두 삵의 야생 적응을 돕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자연의 품으로 되돌아간 삵은 이후 어찌 됐을까요?

 자연 방사된 삵이 번식까지 해 가족을 이룬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자연 방사된 삵이 번식까지 해 가족을 이룬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3년 뒤, 삵을 방사했던 현장 근처에서 한 가족으로 추정되는 삵 무리가 목격됐습니다. 새끼에게 젖을 먹이거나 물놀이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방사된 삵 가운데 한 마리가 가정을 이룬 것입니다.

애초엔 차례로 방사된 7마리 가운데 4마리가 폐사해 '자연 적응에 실패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일부는 번식까지 성공한 모습이 처음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청주 동물원 관계자,
"야생 동물을 좁은 공간에 가둬 놓고 전시만 하고, 그런 것들은 과거의 동물원입니다. 앞으로는 동물원 멸종위기종 보존야생 생태계 복원에 이바지해야 합니다."

사육 동물을 자연으로 되돌려보내는 데는 시대의 변화 속에 동물원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녹아 있습니다.

동물원이 동물 관람이라는 인간 중심의 공간이 아니라 멸종 위기종의 보전과 생태계 복원이라는 새로운 역할도 담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동용 새장에서 벗어나 힘차게 날아가는 황조롱이의 모습. 이동용 새장에서 벗어나 힘차게 날아가는 황조롱이의 모습.

그리고 바로 어제, 16년여 만에 황조롱이는 갇힌 공간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되돌아갔습니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황조롱이의 날갯짓은 그 어느 때보다 힘차 보였습니다. 야생에서의 삶은 분명 황조롱이에게 쉽지 않을 것입니다.

되돌아간 자연의 품속에서 잘 적응해 나가길 응원합니다.
  • 동물원 사육 황조롱이 16년 만에 자연으로
    • 입력 2021-03-25 09:01:20
    • 수정2021-03-25 12:26:46
    취재K
 자연 방사를 앞둔 황조롱이가 외부를 경계하는 모습 자연 방사를 앞둔 황조롱이가 외부를 경계하는 모습

■ '동물원 사육' 천연기념물 황조롱이…16년 만에 자연 방사

부리부리한 눈과 날카로운 부리. 비교적 덩치는 작지만, 쥐와 같은 설치류를 잡아먹는 육식성 맹금류인 천연기념물, 황조롱이입니다.

이동용 새장에 갇혀 외부를 경계하는 이 황조롱이가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비좁은 동물원 새장에서 벗어나 자연의 품으로 되돌아가는 건데요.

방사될 황조롱이는 2004년, 익명의 시민 제보를 받아 구조된 뒤 16년 동안 충북 청주 동물원에서 지내왔습니다. 몸집이 작고 날렵한 황조롱이는 동물원의 비좁은 맹금사에 살면서도 살아있는 쥐를 사냥하면서 여전한 야생 본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황조롱이 방사를 앞두고 신체 검사를 하는 장면. (화면제공 : 충북 야생동물센터)황조롱이 방사를 앞두고 신체 검사를 하는 장면. (화면제공 : 충북 야생동물센터)

자연 방사 결정 이후, 황조롱이는 야생 환경 적응을 돕기 위한 특별 훈련을 받았습니다. 청주 동물원에서 충북 야생동물센터로 옮겨져 50일간 '특훈'을 받았는데요. 워낙 건강했던 덕에 훈련에 잘 적응했습니다.

하루는 훈련장에 침입한 참새를 스스로 사냥하면서 숨겨진 맹금류의 본성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후 센터 측은 "별도의 사냥 훈련을 하지 않아도, 야생에서 잘 살아남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습 니다.

■ 숨겨진 사냥 본능…"체력 훈련 위주 재활 훈련 실시"

하지만 이 황조롱이는 16년이나 인간의 손에 길러졌습니다. 좁은 곳에서 오랜 기간 갇혀 지냈습니다.

이 때문에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체력'이었다고 합니다. 인공적으로 재현한 자연환경이 아니라, 실제 야생 생태계에 귀속돼 살아나갈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것이 시급했습니다. 훈련은 체력 단련이 주가 됐습니다.

충북 야생동물센터의 원형 비행장을 꾸준히 날게 하면서 체력을 키웠습니다.

■ 2014년,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멸종위기종 '삵' 자연 방사

야생동물이 차에 치이거나 다쳐 구조된 뒤 치료를 받고 야생에 방사되는 경우는 많지만, 동물원에서 오랜 시간 사육되다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앞서 2014년에는 서울대공원 동물원이 멸종위기종이 삵 7마리를 방사했습니다. 방사된 삵은 모두 동물원에서 나고 자라 야생을 경험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당시 동물원 측은 반년 동안 살아 있는 동물을 먹이로 주면서 야생 적응 훈련을 시켰습니다. 방사 장소도 쥐와 뱀, 물고기와 같은 먹잇감이 풍부한 습지로 선택했습니다. 모두 삵의 야생 적응을 돕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자연의 품으로 되돌아간 삵은 이후 어찌 됐을까요?

 자연 방사된 삵이 번식까지 해 가족을 이룬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자연 방사된 삵이 번식까지 해 가족을 이룬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3년 뒤, 삵을 방사했던 현장 근처에서 한 가족으로 추정되는 삵 무리가 목격됐습니다. 새끼에게 젖을 먹이거나 물놀이를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방사된 삵 가운데 한 마리가 가정을 이룬 것입니다.

애초엔 차례로 방사된 7마리 가운데 4마리가 폐사해 '자연 적응에 실패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일부는 번식까지 성공한 모습이 처음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청주 동물원 관계자,
"야생 동물을 좁은 공간에 가둬 놓고 전시만 하고, 그런 것들은 과거의 동물원입니다. 앞으로는 동물원 멸종위기종 보존야생 생태계 복원에 이바지해야 합니다."

사육 동물을 자연으로 되돌려보내는 데는 시대의 변화 속에 동물원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녹아 있습니다.

동물원이 동물 관람이라는 인간 중심의 공간이 아니라 멸종 위기종의 보전과 생태계 복원이라는 새로운 역할도 담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동용 새장에서 벗어나 힘차게 날아가는 황조롱이의 모습. 이동용 새장에서 벗어나 힘차게 날아가는 황조롱이의 모습.

그리고 바로 어제, 16년여 만에 황조롱이는 갇힌 공간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되돌아갔습니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황조롱이의 날갯짓은 그 어느 때보다 힘차 보였습니다. 야생에서의 삶은 분명 황조롱이에게 쉽지 않을 것입니다.

되돌아간 자연의 품속에서 잘 적응해 나가길 응원합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