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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팀장] 71일 된 영아 사망…신생아 살해 부모 ‘집행유예’
입력 2021.03.25 (19:22) 수정 2021.03.25 (19:40) 뉴스7(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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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막장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사건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죠?

이런 사건들 분노하면서 취재해도 시간상 짤막하게 전해드릴 수밖에 없었는데요.

〈사건팀장〉 코너를 통해 사건의 이면을 파헤쳐보겠습니다.

첫 시간입니다.

성용희 사건팀장, 어떤 사건 들고 나오셨나요?

[기자]

네, 먼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는 71일 된 영아 사망 사건입니다.

[앵커]

아니 어쩌다가 100일도 안 된 아이가 숨을 거둔 건가요?

[기자]

사건은 지난해 10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이 부모라고 밝힌 게시자가 쓴 글을 보면요.

생후 71일째 되던 아들이 열이 심하게 나자 새벽에 대전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다고 합니다.

해열제를 처방받고 열이 다소 떨어졌고 뇌수막염으로 의심할 만한 증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낮에 다시 열이 38도까지 올라가자 병원을 다시 찾았는데요.

담당 의사가 뇌척수액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앵커]

뇌척수액검사가 바늘로 허리 부분을 찔러서 뇌척수액을 빼야 하는 거죠?

어린아이가 받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래서 부모도 망설이다가 항생제를 맞으려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했다고 하는데요.

이 뇌척수액 검사를 받고 아이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고 합니다.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의식을 잃었고 코에서 피가 나고 뇌척수액도 흘러나왔다고 하는데요.

부모는 응급처치를 계속 요청했지만, 의료진이 아이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입장이고요.

결국, 아이는 의료장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가 10여 분 뒤에 심정지가 왔고 심폐소생술 끝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열이 나는 아이를 대학병원에 데려갔는데 숨을 거뒀다, 참 허망한 일인데, 병원 측은 뭐라고 하나요?

[기자]

담당 의사는 정확한 항생제를 투여하려면 뇌척수액 검사를 먼저 진행했어야 했고, 아이들은 증세가 악화되는 속도가 빠르다며 빨리 항생제를 투여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당시 부모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부모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부검이 진행됐는데 사인은 폐렴과 뇌수막염 추정 이라고 나왔고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앵커]

아이의 안타까운 사망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명백하게 밝혀져야 할 텐데, 만약 의료진에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고 지금은 환자 측이 과실을 입증해야 하죠?

[기자]

네,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게 바로 그 부분입니다.

현행법에는 입증 책임을 명시한 규정이 딱히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쉬운 쪽인 환자가 나서야 하는데 의무기록을 해석하고 과실 인과 관계를 입증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반면에 차량이나 휴대전화 같은 게 해당하겠죠.

현행 제조물책임법은 제조물 결함이 발생할 경우, 피해자와 함께 제조사에게도 입증 책임을 물도록 해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데요.

이처럼 의료기관에도 입증 책임을 지게 하는 법안이 최근 국회에 발의됐습니다.

[앵커]

다음 사건은 뭔가요?

[기자]

네, 공교롭게도 또 다른 아기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화장실에서 낳은 신생아를 변기에 버려 숨지게 한 뒤 시체를 유기해 1심에서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3년이 선고됐던 20대 남녀에게 항소심에서는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앵커]

집행유예면 석방이 된 거잖아요?

방금 이야기한 범행에 비춰보면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

[기자]

그렇죠.

먼저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판결문을 보면요.

28살 A 씨는 2018년 12월 임신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연인 관계던 아이 아빠가 경제적 능력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낙태약을 구매해 먹기도 했는데요.

이듬해 5월 결국 서울 중랑구의 자택 화장실에서 24주 된 여자 아기를 출산하자, 변기에 넣고 한 시간가량 방치해 살해했습니다.

여기에 아기 사체를 집에 있던 가족들 몰래 가지고 나와 아이 아빠 B 씨와 함께 경기도 양평의 한 풀밭에 묻은 걸로 조사됐습니다.

또 유기하기 전 시신을 불태우려고까지 했던 것으로도 드러났습니다.

[앵커]

입에 담기조차 힘든 잔혹한 범행인데,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 이유가 궁금한데요?

[기자]

네, 피고인들은 1심 판결 이후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를 했는데요.

항소심 재판부는 아기 엄마 A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아빠 B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나쁘다면서도 형을 낮춘 이유에 대해 크게 3가지 이유를 댔습니다.

먼저 이들에게 한 번 벌금형을 받은 것 말고는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었다는 거고요.

두 번째는 아이를 낳고 극도의 흥분상태에서의 수치심과 가족에게 받게 될 비난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는 점인데요.

재판부는 이 일로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이 피고인들 본인일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판결 이유를 듣고도 고개가 갸우뚱해지는데요.

이런 게 저 뿐만은 아닐 것 같아요.

[기자]

네,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판결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영아 살해에 비교적 관대한 형법을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부모를 살해하는 존속살인의 경우에는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으로 가중처벌하고 있지만 영아 살해의 경우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갓 태어난 영아는 완전 무방비 상태지 않습니까, 각별히 보호해야할 존재인데요.

그래서 경제적 이유나 순간적인 감정 기복으로 인한 영아 살해에 대해서라도 법정형을 지금보다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사건팀장] 71일 된 영아 사망…신생아 살해 부모 ‘집행유예’
    • 입력 2021-03-25 19:22:33
    • 수정2021-03-25 19:40:37
    뉴스7(대전)
[앵커]

요즘 막장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사건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죠?

이런 사건들 분노하면서 취재해도 시간상 짤막하게 전해드릴 수밖에 없었는데요.

〈사건팀장〉 코너를 통해 사건의 이면을 파헤쳐보겠습니다.

첫 시간입니다.

성용희 사건팀장, 어떤 사건 들고 나오셨나요?

[기자]

네, 먼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는 71일 된 영아 사망 사건입니다.

[앵커]

아니 어쩌다가 100일도 안 된 아이가 숨을 거둔 건가요?

[기자]

사건은 지난해 10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이 부모라고 밝힌 게시자가 쓴 글을 보면요.

생후 71일째 되던 아들이 열이 심하게 나자 새벽에 대전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다고 합니다.

해열제를 처방받고 열이 다소 떨어졌고 뇌수막염으로 의심할 만한 증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낮에 다시 열이 38도까지 올라가자 병원을 다시 찾았는데요.

담당 의사가 뇌척수액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앵커]

뇌척수액검사가 바늘로 허리 부분을 찔러서 뇌척수액을 빼야 하는 거죠?

어린아이가 받기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래서 부모도 망설이다가 항생제를 맞으려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했다고 하는데요.

이 뇌척수액 검사를 받고 아이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고 합니다.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의식을 잃었고 코에서 피가 나고 뇌척수액도 흘러나왔다고 하는데요.

부모는 응급처치를 계속 요청했지만, 의료진이 아이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입장이고요.

결국, 아이는 의료장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가 10여 분 뒤에 심정지가 왔고 심폐소생술 끝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열이 나는 아이를 대학병원에 데려갔는데 숨을 거뒀다, 참 허망한 일인데, 병원 측은 뭐라고 하나요?

[기자]

담당 의사는 정확한 항생제를 투여하려면 뇌척수액 검사를 먼저 진행했어야 했고, 아이들은 증세가 악화되는 속도가 빠르다며 빨리 항생제를 투여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당시 부모에게 말했다고 합니다.

부모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부검이 진행됐는데 사인은 폐렴과 뇌수막염 추정 이라고 나왔고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앵커]

아이의 안타까운 사망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명백하게 밝혀져야 할 텐데, 만약 의료진에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고 지금은 환자 측이 과실을 입증해야 하죠?

[기자]

네,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게 바로 그 부분입니다.

현행법에는 입증 책임을 명시한 규정이 딱히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쉬운 쪽인 환자가 나서야 하는데 의무기록을 해석하고 과실 인과 관계를 입증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반면에 차량이나 휴대전화 같은 게 해당하겠죠.

현행 제조물책임법은 제조물 결함이 발생할 경우, 피해자와 함께 제조사에게도 입증 책임을 물도록 해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고 있는데요.

이처럼 의료기관에도 입증 책임을 지게 하는 법안이 최근 국회에 발의됐습니다.

[앵커]

다음 사건은 뭔가요?

[기자]

네, 공교롭게도 또 다른 아기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화장실에서 낳은 신생아를 변기에 버려 숨지게 한 뒤 시체를 유기해 1심에서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3년이 선고됐던 20대 남녀에게 항소심에서는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앵커]

집행유예면 석방이 된 거잖아요?

방금 이야기한 범행에 비춰보면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

[기자]

그렇죠.

먼저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판결문을 보면요.

28살 A 씨는 2018년 12월 임신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연인 관계던 아이 아빠가 경제적 능력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낙태약을 구매해 먹기도 했는데요.

이듬해 5월 결국 서울 중랑구의 자택 화장실에서 24주 된 여자 아기를 출산하자, 변기에 넣고 한 시간가량 방치해 살해했습니다.

여기에 아기 사체를 집에 있던 가족들 몰래 가지고 나와 아이 아빠 B 씨와 함께 경기도 양평의 한 풀밭에 묻은 걸로 조사됐습니다.

또 유기하기 전 시신을 불태우려고까지 했던 것으로도 드러났습니다.

[앵커]

입에 담기조차 힘든 잔혹한 범행인데, 항소심 재판부의 판결 이유가 궁금한데요?

[기자]

네, 피고인들은 1심 판결 이후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를 했는데요.

항소심 재판부는 아기 엄마 A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아빠 B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나쁘다면서도 형을 낮춘 이유에 대해 크게 3가지 이유를 댔습니다.

먼저 이들에게 한 번 벌금형을 받은 것 말고는 별다른 처벌 전력이 없었다는 거고요.

두 번째는 아이를 낳고 극도의 흥분상태에서의 수치심과 가족에게 받게 될 비난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다는 점인데요.

재판부는 이 일로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이 피고인들 본인일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판결 이유를 듣고도 고개가 갸우뚱해지는데요.

이런 게 저 뿐만은 아닐 것 같아요.

[기자]

네,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판결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영아 살해에 비교적 관대한 형법을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부모를 살해하는 존속살인의 경우에는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으로 가중처벌하고 있지만 영아 살해의 경우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갓 태어난 영아는 완전 무방비 상태지 않습니까, 각별히 보호해야할 존재인데요.

그래서 경제적 이유나 순간적인 감정 기복으로 인한 영아 살해에 대해서라도 법정형을 지금보다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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