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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급증’ 일자리 사업…“취업 연계 효과 높여야”
입력 2021.03.25 (19:29) 수정 2021.03.25 (19:59) 뉴스7(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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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취임 초 대통령 집무실에 걸려 있던 일자리 상황판입니다.

정부는 일자리 5개년 로드맵을 제시하며, 주력 산업에서부터 취약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이 가운데 노인과 청년, 여성 등 이른바 '취업 취약계층'의 고용 안정에 집중한 것이 바로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입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공공근로 등 직접일자리와 직업훈련, 창업지원 등 여섯 가지 사업으로 분류되는데, 정부가 올 한해 배정한 예산은 30조 원에 달합니다.

최근 5년 전라북도와 14개 시·군이 투입한 예산도 1조 4천7백억 원이 넘는데요.

관련 예산의 연평균 증가율은 40 퍼센트, 이번 달까지 만들어진 일자리 등 참여자 수는 23만여 명에 달한다는 게 지자체의 설명입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역시 실제 일을 하고 임금을 받는 직접일자리 사업인데요.

눈에 띄는 건 14개 시·군 예산의 대부분이 직접일자리에 쏠린 데 반해, 광역 단위인 전라북도의 경우 창업지원과 직업훈련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단 점입니다.

늘어난 예산만큼 실제 일자리의 양과 질에도 변화가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거리의 쓰레기를 모아 봉투에 담고 부지런히 화물차에 옮겨 싣습니다.

전주시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노인들로 일주일에 다섯 차례씩 쓰레기를 줍고 재활용품을 선별합니다.

[일자리 사업 참여자/음성변조 : "지금 두 달째, 곧 끝나요. 계속하면 용돈이 되겠지만 계속 못 하니까. 잠깐 하고 끝나잖아요."]

다중이용시설 입구에서 출입객의 체온을 재고 명부를 관리하는 사람들.

코로나19 발생 이후 새로 만들어진 방역 일자리인데, 석 달씩 근무하는 단기 근로입니다.

[일자리 사업 참여자/음성변조 : "꾸준히 일 년 정도 하면 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고. (하루) 네 시간인데 시간도 좀 연장됐으면…."]

지자체가 운영하는 직접 일자리 사업 대부분이 이처럼 일시적이고, 급여는 최저임금 수준에 맞춰져 있습니다.

대상별로 보면 노인 일자리가 34 퍼센트로 가장 많은데, 고용 공백을 메우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위한 징검다리가 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청년 대상 일자리는 비중이 낮고 단순 노동이 대부분이어서 취업을 위한 경력으로 활용되기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자체별 일자리 사업 목록을 살펴보면 본래 취지에 맞는 사업인지 의문스런 것도 한둘이 아닙니다.

사업 수와 예산, 참여자 수 등을 비교하면 지자체별 재정 규모와 무관하게 격차가 들쑥날쑥인데, 시·군마다 재정일자리 사업에 대한 규정이 제각각인 데다, 공무원이 아닌 이들에게 인건비 등이 지출되는 행정 사업을 모두 포함시켜 통계가 왜곡됐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이종훈/전라북도 일자리경제정책관 : "코로나와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시·군에서는 매칭해야 하는 사업비 부담이 있기 때문에 얼마나 일자리를 발굴하느냐에 따라 많은 숫자가 나올 수도…."]

구인·구직과 상담, 교육 등을 위해 마련된 일자리지원센터의 운영도 온도 차가 있습니다.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은 전주와 군산의 센터 인력은 각각 두 명에 불과하고, 정읍과 부안의 경우 센터가 아예 없습니다.

또, 취약계층이 아닌 이들이 선정되거나 반복해서 참여하는 사례를 걸러내고, 지자체 누리집이나 워크넷에 올라오는 모집 정보를 알기 어려운 노인이나 장애인에게 주민센터나 사회복지 인력이 일자리를 연계해 주는 등 통합적인 관리도 필요합니다.

[노현국/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 : "일자리 제공 목적도 있지만 다른 일자리로 가기 위한 경험을 제공하는 측면도 있거든요. 단순히 일자리 제공보다는 고용서비스나 훈련 사업들과 연계해서 구직자가 원하는 일자리로 갈 수 있게끔 역량을 높이는 연계된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게 더 바람직해 보이는 거죠."]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재정 일자리 사업이 사회적 약자의 자립을 돕는 디딤돌이 되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그래픽:박소현·전현정
  • ‘예산 급증’ 일자리 사업…“취업 연계 효과 높여야”
    • 입력 2021-03-25 19:29:49
    • 수정2021-03-25 19:59:06
    뉴스7(전주)
[기자]

취임 초 대통령 집무실에 걸려 있던 일자리 상황판입니다.

정부는 일자리 5개년 로드맵을 제시하며, 주력 산업에서부터 취약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이 가운데 노인과 청년, 여성 등 이른바 '취업 취약계층'의 고용 안정에 집중한 것이 바로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입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공공근로 등 직접일자리와 직업훈련, 창업지원 등 여섯 가지 사업으로 분류되는데, 정부가 올 한해 배정한 예산은 30조 원에 달합니다.

최근 5년 전라북도와 14개 시·군이 투입한 예산도 1조 4천7백억 원이 넘는데요.

관련 예산의 연평균 증가율은 40 퍼센트, 이번 달까지 만들어진 일자리 등 참여자 수는 23만여 명에 달한다는 게 지자체의 설명입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역시 실제 일을 하고 임금을 받는 직접일자리 사업인데요.

눈에 띄는 건 14개 시·군 예산의 대부분이 직접일자리에 쏠린 데 반해, 광역 단위인 전라북도의 경우 창업지원과 직업훈련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단 점입니다.

늘어난 예산만큼 실제 일자리의 양과 질에도 변화가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거리의 쓰레기를 모아 봉투에 담고 부지런히 화물차에 옮겨 싣습니다.

전주시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노인들로 일주일에 다섯 차례씩 쓰레기를 줍고 재활용품을 선별합니다.

[일자리 사업 참여자/음성변조 : "지금 두 달째, 곧 끝나요. 계속하면 용돈이 되겠지만 계속 못 하니까. 잠깐 하고 끝나잖아요."]

다중이용시설 입구에서 출입객의 체온을 재고 명부를 관리하는 사람들.

코로나19 발생 이후 새로 만들어진 방역 일자리인데, 석 달씩 근무하는 단기 근로입니다.

[일자리 사업 참여자/음성변조 : "꾸준히 일 년 정도 하면 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고. (하루) 네 시간인데 시간도 좀 연장됐으면…."]

지자체가 운영하는 직접 일자리 사업 대부분이 이처럼 일시적이고, 급여는 최저임금 수준에 맞춰져 있습니다.

대상별로 보면 노인 일자리가 34 퍼센트로 가장 많은데, 고용 공백을 메우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위한 징검다리가 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청년 대상 일자리는 비중이 낮고 단순 노동이 대부분이어서 취업을 위한 경력으로 활용되기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자체별 일자리 사업 목록을 살펴보면 본래 취지에 맞는 사업인지 의문스런 것도 한둘이 아닙니다.

사업 수와 예산, 참여자 수 등을 비교하면 지자체별 재정 규모와 무관하게 격차가 들쑥날쑥인데, 시·군마다 재정일자리 사업에 대한 규정이 제각각인 데다, 공무원이 아닌 이들에게 인건비 등이 지출되는 행정 사업을 모두 포함시켜 통계가 왜곡됐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이종훈/전라북도 일자리경제정책관 : "코로나와 경제 위기 상황 속에서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시·군에서는 매칭해야 하는 사업비 부담이 있기 때문에 얼마나 일자리를 발굴하느냐에 따라 많은 숫자가 나올 수도…."]

구인·구직과 상담, 교육 등을 위해 마련된 일자리지원센터의 운영도 온도 차가 있습니다.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은 전주와 군산의 센터 인력은 각각 두 명에 불과하고, 정읍과 부안의 경우 센터가 아예 없습니다.

또, 취약계층이 아닌 이들이 선정되거나 반복해서 참여하는 사례를 걸러내고, 지자체 누리집이나 워크넷에 올라오는 모집 정보를 알기 어려운 노인이나 장애인에게 주민센터나 사회복지 인력이 일자리를 연계해 주는 등 통합적인 관리도 필요합니다.

[노현국/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 : "일자리 제공 목적도 있지만 다른 일자리로 가기 위한 경험을 제공하는 측면도 있거든요. 단순히 일자리 제공보다는 고용서비스나 훈련 사업들과 연계해서 구직자가 원하는 일자리로 갈 수 있게끔 역량을 높이는 연계된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게 더 바람직해 보이는 거죠."]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재정 일자리 사업이 사회적 약자의 자립을 돕는 디딤돌이 되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그래픽:박소현·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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