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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이게 환기시설? ‘충격’…집단감염 요양병원의 비밀
입력 2021.03.26 (07:00) 수정 2021.03.26 (11:22) 취재후

"집단감염이 발생한 병원들의 환기 실태가 엉망입니다." "민원을 제기해도 여전히 방치되고 있습니다."

제보자가 KBS에 보내온 영상을 보니 놀라웠습니다. 언제부터 쌓여 있는지도 모를 먼지 덩어리, 곰팡이까지 더덕더덕 붙어있습니다. 아예 파손돼 방치된 것까지.

보기 힘들 만큼 비위생적인 이것은 바로 환기시설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환기시설이 노인들이 주로 입원한 요양병원에 설치됐다는 것. 그렇지 않아도 감염에 취약한 병원이라는 곳에 설치된 환기시설인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 환기 부실하면 '공기 전파' 가능성 높아

요양병원에서 '환기 시설'관리는 코로나19 확산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코로나19는 감염자와 밀접접촉을 통해 감염이 확산되죠.

하지만 환기가 되지 않으면 '공기 전파'가 가능해집니다.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남아 환자와 밀접 접촉하지 않고도 감염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WHO(세계보건기구)는 환기시스템을 반드시 청소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밀폐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밀집해있는 요양병원의 경우엔 환기가 더욱 중요합니다.

■ 요양병원 종사자 "환기시설 방치는 공공연한 비밀"

하지만 요양병원의 현실은 이런 방역수칙을 역행하고 있습니다. 환기 시설 방치는 업계 사람들은 모두가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합니다. 제대로 관리하는 병원을 찾는 게 오히려 힘들 정도라는데요.

제보 확인을 위해 또 다른 요양병원의 종사자들이나 관리자들도 만나봤습니다. 역시 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병원과 지자체에 환기시설을 제대로 관리하라고 민원을 넣어도 소용이 없다는 겁니다.

실제 이들 중에는 병원장에게 여러 번 건의를 한 사람들도 많았는데요. 하지만 문제를 제기해도 병원 측은 실내 공기 질 측정했을 때 문제가 없고. 환기장치 관리가 의무사항이 아니다. 이런 입장만 반복한다고 합니다. 또, 돈이 없어서 시설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병원장도 많았습니다.

종사자들은 저희 취재진에게 이대로라면 또 집단감염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또 자기 가족은 절대 요양병원에 보내지 않을 거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 비용절감 때문에 '집단감염 방치'

환기가 환자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대체 이렇게 내버려두는 이유가 뭘까요? 결론은 '비용' 때문입니다.

방치된 환기시설을 수리하고 관리하려면 최소 수천만 원, 많게는 억 단위에 비용이 들어가는데요. 또 주기적으로 환기 필터를 청소하고 관리하려면 관리자를 고용해야 하는 등 인건비가 나가게 되죠. 병원 입장에선 비용 절감을 위해 이를 방치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지자체나 방역 당국에서 이를 관리 감독할 수는 없을까요? 지자체도 관리 감독할 권한이 사실상 없습니다. 저희 KBS 취재진도 보건소에 직접 민원을 넣고 답변을 받아봤습니다. 하지만 보건소들의 답은 한결같았습니다.

"청소주기나 관리 사항은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겁니다. 비교적 민원에 적극적으로 대처한 보건소의 경우도 비슷한 답을 내놨습니다. "권고는 할 수 있는데, 지키지 않아도 처분할 방법이 없다. 관련법의 개정법이 필요해 보인다."

즉, 구체적인 관리 지침과 법적 강제성이 없다 보니 지자체도 환기시설을 관리하라고 권고할 뿐 특별히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습니다.

■ 환기시설 관리 점검 '구체적 기준' 마련 시급

2016년 메르스 사태 이후 병원 내 환기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했습니다. 이에 국회는 법을 개정해 의료기관의 환기시설을 의무화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관리 기준 강화를 놓고 의료계의 반발 등을 이유로 법안에 보수와 유지 규정은 빠졌고요.

결국, 구체적 기준 설립이 세워지지 않다 보니 다시 환기 방역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요? 미국은 지침을 통해 외기 환기량, 필터효율 등 환기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와 기준을 제공합니다. 수술실, 중환자실, 입원실, 공용 공간 등 용도별로 기준 역시 상세하게 구분돼 있습니다. 일본도 병원의 환기 장치를 정기적으로 청소, 점검한 뒤 지자체에 보고하게 돼 있습니다.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는데요. 해외처럼 환기시설 점검과 관리에 대한 보다 명확한 지침을 의무화하는 등 전염병 방역대책에도 큰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 [취재후] 이게 환기시설? ‘충격’…집단감염 요양병원의 비밀
    • 입력 2021-03-26 07:00:35
    • 수정2021-03-26 11:22:20
    취재후

"집단감염이 발생한 병원들의 환기 실태가 엉망입니다." "민원을 제기해도 여전히 방치되고 있습니다."

제보자가 KBS에 보내온 영상을 보니 놀라웠습니다. 언제부터 쌓여 있는지도 모를 먼지 덩어리, 곰팡이까지 더덕더덕 붙어있습니다. 아예 파손돼 방치된 것까지.

보기 힘들 만큼 비위생적인 이것은 바로 환기시설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환기시설이 노인들이 주로 입원한 요양병원에 설치됐다는 것. 그렇지 않아도 감염에 취약한 병원이라는 곳에 설치된 환기시설인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 환기 부실하면 '공기 전파' 가능성 높아

요양병원에서 '환기 시설'관리는 코로나19 확산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코로나19는 감염자와 밀접접촉을 통해 감염이 확산되죠.

하지만 환기가 되지 않으면 '공기 전파'가 가능해집니다.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남아 환자와 밀접 접촉하지 않고도 감염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WHO(세계보건기구)는 환기시스템을 반드시 청소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밀폐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밀집해있는 요양병원의 경우엔 환기가 더욱 중요합니다.

■ 요양병원 종사자 "환기시설 방치는 공공연한 비밀"

하지만 요양병원의 현실은 이런 방역수칙을 역행하고 있습니다. 환기 시설 방치는 업계 사람들은 모두가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합니다. 제대로 관리하는 병원을 찾는 게 오히려 힘들 정도라는데요.

제보 확인을 위해 또 다른 요양병원의 종사자들이나 관리자들도 만나봤습니다. 역시 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병원과 지자체에 환기시설을 제대로 관리하라고 민원을 넣어도 소용이 없다는 겁니다.

실제 이들 중에는 병원장에게 여러 번 건의를 한 사람들도 많았는데요. 하지만 문제를 제기해도 병원 측은 실내 공기 질 측정했을 때 문제가 없고. 환기장치 관리가 의무사항이 아니다. 이런 입장만 반복한다고 합니다. 또, 돈이 없어서 시설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병원장도 많았습니다.

종사자들은 저희 취재진에게 이대로라면 또 집단감염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또 자기 가족은 절대 요양병원에 보내지 않을 거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 비용절감 때문에 '집단감염 방치'

환기가 환자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인데, 대체 이렇게 내버려두는 이유가 뭘까요? 결론은 '비용' 때문입니다.

방치된 환기시설을 수리하고 관리하려면 최소 수천만 원, 많게는 억 단위에 비용이 들어가는데요. 또 주기적으로 환기 필터를 청소하고 관리하려면 관리자를 고용해야 하는 등 인건비가 나가게 되죠. 병원 입장에선 비용 절감을 위해 이를 방치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지자체나 방역 당국에서 이를 관리 감독할 수는 없을까요? 지자체도 관리 감독할 권한이 사실상 없습니다. 저희 KBS 취재진도 보건소에 직접 민원을 넣고 답변을 받아봤습니다. 하지만 보건소들의 답은 한결같았습니다.

"청소주기나 관리 사항은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겁니다. 비교적 민원에 적극적으로 대처한 보건소의 경우도 비슷한 답을 내놨습니다. "권고는 할 수 있는데, 지키지 않아도 처분할 방법이 없다. 관련법의 개정법이 필요해 보인다."

즉, 구체적인 관리 지침과 법적 강제성이 없다 보니 지자체도 환기시설을 관리하라고 권고할 뿐 특별히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습니다.

■ 환기시설 관리 점검 '구체적 기준' 마련 시급

2016년 메르스 사태 이후 병원 내 환기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했습니다. 이에 국회는 법을 개정해 의료기관의 환기시설을 의무화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관리 기준 강화를 놓고 의료계의 반발 등을 이유로 법안에 보수와 유지 규정은 빠졌고요.

결국, 구체적 기준 설립이 세워지지 않다 보니 다시 환기 방역에 구멍이 뚫렸습니다.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요? 미국은 지침을 통해 외기 환기량, 필터효율 등 환기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와 기준을 제공합니다. 수술실, 중환자실, 입원실, 공용 공간 등 용도별로 기준 역시 상세하게 구분돼 있습니다. 일본도 병원의 환기 장치를 정기적으로 청소, 점검한 뒤 지자체에 보고하게 돼 있습니다.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는데요. 해외처럼 환기시설 점검과 관리에 대한 보다 명확한 지침을 의무화하는 등 전염병 방역대책에도 큰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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