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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비핵화’…바이든 정부 용어 정리?
입력 2021.03.26 (11:01) 수정 2021.03.26 (20:59) 특파원 리포트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신형전술유도탄 2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신형전술유도탄 2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정권 초창기의 이른바 허니문(신혼기간)이었을까요?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잠시 잠잠했던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가 목표"라는 말을 부쩍 자주 꺼내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 존 커비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이 비핵화하는 것을 보고 싶다, 한반도의 안정과 안보를 원하고, 비핵화는 이를 위한 핵심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1월 20일 이후 65일이 지났습니다. 이제 바이든 정부는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비핵화"라는 두가지 문구를 혼용하다, 하나로 용어 정리를 한 것 같습니다. "북한 비핵화"로요.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비핵화... 얼핏 보면 말장난 같습니다만, 뭐가 다른 걸까요?

1월 26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한국의 카운터 파트인 강경화 당시 외교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지속적인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하루 뒤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전화통화에서 "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필요성을 함께 확인했다"고 밝힙니다. 갸웃갸웃한 가운데 국무부와 백악관이 신호가 안맞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후 국무부는 2월 9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하고, 이틀 후, 블링컨 국무장관은 한국 측 상대국과의 전화통화에서 " 한반도 비핵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말했다고 발표합니다. 2월 까지 바이든 정부 내에서 "한반도"냐 "북"이냐 비핵화의 대상이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 '북한 비핵화'는 북한이 더 이상 미국이나 일본이나 한국 같은 동맹국에 핵 혹은 핵 미사일 등으로 위협을 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변과 같은 북핵 시설의 폐기는 물론 핵 미사일 프로그램의 폐기가 북한 비핵화의 목표입니다.

 북미 첫 정상회담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첫 정상회담 2018년 싱가포르

반면 한반도 비핵화는 상당히 복잡합니다.
기억을 잠시 돌려보면 - 꿈이었나 싶을 정도로 믿어지지 않는 순간이었습니다 -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간 첫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거듭 다짐합니다.

미국은 1991년 한국 영토에서 전술핵무기를 철수시켰기 때문에 한국은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반도 비핵화"의 모호성은 미군이 주변 지역에서 보유하고 있는 미군의 핵 폭격기와 핵 잠수함을 포함시킬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은 미국 전략자산이 한반도로 전개해들어오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썼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 당시 미 국무부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했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건 북한의 비핵화이고 우리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이같은 용어의 예민함을 몰랐을 리 없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누누이 이야기해온 대로 "동맹의 재정립"을 위해 "대북 정책을 전면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나온 고민의 발로라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북한의 비핵화가 목표인데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가 선행되는 것을 조건이라고 본다면, 한반도 비핵화도 검토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문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라고 북한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말하고 있다는 겁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의 안보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핵무기를 포기하게 하는 것은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에게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것만큼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라며"김정은은 이미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향후 5년간 전술핵무기, 수중 및 지상 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무기, 핵잠수함, 수중발사핵전략무기, 군사정찰위성, 고성능 무인정찰기의 개발 및 보유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성장 센터장은 "북한이 이와 같은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 길에서 돌아서게 하기 위해서는 한미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무시하면서 미국과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과 한국도 참여하는 북핵 4자회담 추진을 통해 중국이 북한을 다시 협상테이블에 불러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보수성향의 싱크탱크 소속인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위상이나 능력에 대해 국제사회가 보이는 반응에 그간 과격하게 반응해왔다며,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의 단기 순항 미사일 발사에 대해 언급하며 웃는 것을 보고, 자신을 웃음거리로 삼고 있다고 받아들였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정책 검토를 끝내고 다시금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압박한다면 북한은 훨씬 더 강력한 미사일들을 계속해서 쏘아올릴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 정도면 "북한 비핵화"냐 "한반도 비핵화"냐고 바이든 정부가 고민해왔던 시간은 불필요했던 걸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 [특파원 리포트]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 비핵화’…바이든 정부 용어 정리?
    • 입력 2021-03-26 11:01:17
    • 수정2021-03-26 20:59:01
    특파원 리포트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신형전술유도탄 2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신형전술유도탄 2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정권 초창기의 이른바 허니문(신혼기간)이었을까요?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잠시 잠잠했던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다시 시작됐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가 목표"라는 말을 부쩍 자주 꺼내고 있습니다. 미 국방부 존 커비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이 비핵화하는 것을 보고 싶다, 한반도의 안정과 안보를 원하고, 비핵화는 이를 위한 핵심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1월 20일 이후 65일이 지났습니다. 이제 바이든 정부는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비핵화"라는 두가지 문구를 혼용하다, 하나로 용어 정리를 한 것 같습니다. "북한 비핵화"로요.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비핵화... 얼핏 보면 말장난 같습니다만, 뭐가 다른 걸까요?

1월 26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한국의 카운터 파트인 강경화 당시 외교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지속적인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하루 뒤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전화통화에서 "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필요성을 함께 확인했다"고 밝힙니다. 갸웃갸웃한 가운데 국무부와 백악관이 신호가 안맞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후 국무부는 2월 9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하고, 이틀 후, 블링컨 국무장관은 한국 측 상대국과의 전화통화에서 " 한반도 비핵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말했다고 발표합니다. 2월 까지 바이든 정부 내에서 "한반도"냐 "북"이냐 비핵화의 대상이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 '북한 비핵화'는 북한이 더 이상 미국이나 일본이나 한국 같은 동맹국에 핵 혹은 핵 미사일 등으로 위협을 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변과 같은 북핵 시설의 폐기는 물론 핵 미사일 프로그램의 폐기가 북한 비핵화의 목표입니다.

 북미 첫 정상회담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첫 정상회담 2018년 싱가포르

반면 한반도 비핵화는 상당히 복잡합니다.
기억을 잠시 돌려보면 - 꿈이었나 싶을 정도로 믿어지지 않는 순간이었습니다 -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간 첫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거듭 다짐합니다.

미국은 1991년 한국 영토에서 전술핵무기를 철수시켰기 때문에 한국은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반도 비핵화"의 모호성은 미군이 주변 지역에서 보유하고 있는 미군의 핵 폭격기와 핵 잠수함을 포함시킬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은 미국 전략자산이 한반도로 전개해들어오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썼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입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 당시 미 국무부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했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건 북한의 비핵화이고 우리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이같은 용어의 예민함을 몰랐을 리 없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누누이 이야기해온 대로 "동맹의 재정립"을 위해 "대북 정책을 전면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나온 고민의 발로라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북한의 비핵화가 목표인데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가 선행되는 것을 조건이라고 본다면, 한반도 비핵화도 검토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문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라고 북한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말하고 있다는 겁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의 안보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핵무기를 포기하게 하는 것은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에게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것만큼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라며"김정은은 이미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향후 5년간 전술핵무기, 수중 및 지상 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미사일, 극초음속 무기, 핵잠수함, 수중발사핵전략무기, 군사정찰위성, 고성능 무인정찰기의 개발 및 보유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성장 센터장은 "북한이 이와 같은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 길에서 돌아서게 하기 위해서는 한미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무시하면서 미국과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과 한국도 참여하는 북핵 4자회담 추진을 통해 중국이 북한을 다시 협상테이블에 불러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보수성향의 싱크탱크 소속인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위상이나 능력에 대해 국제사회가 보이는 반응에 그간 과격하게 반응해왔다며,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의 단기 순항 미사일 발사에 대해 언급하며 웃는 것을 보고, 자신을 웃음거리로 삼고 있다고 받아들였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정책 검토를 끝내고 다시금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압박한다면 북한은 훨씬 더 강력한 미사일들을 계속해서 쏘아올릴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 정도면 "북한 비핵화"냐 "한반도 비핵화"냐고 바이든 정부가 고민해왔던 시간은 불필요했던 걸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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