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침 뱉고 신체 노출’ 30대 한 달 만에 덜미

입력 2021.03.2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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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경남 창원 지역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전거를 타고 여성에게 커피를 뿌리고 도망간 남성을 찾는다는 글이 올라왔다./시청자/ 지난 20일 경남 창원 지역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전거를 타고 여성에게 커피를 뿌리고 도망간 남성을 찾는다는 글이 올라왔다./시청자/

"○○마트 앞에서 자전거 타고 여성분 몸에 커피 뿌리고 도망간 놈 찾습니다."

지난 20일 경남 창원 지역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내용입니다. 게시글 아래에는 같은 피해를 당했다는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비슷한 시기, 경찰에도 창원시 중앙동과 반송동 등 다른 지역에서 젊은 남성이 커피를 뿌리고 달아났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습니다. 범행의 공통점은 '여성', '자전거 탄 남성', '커피'였습니다. 경찰은 불특정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로 추정하고 전담수사팀을 꾸려 이 남성을 쫓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 동안 여성 피해자만 18명…공연 음란 혐의도

경찰은 어제(25일) 피의자 32살 남성 A 씨를 추적 끝에 검거했습니다. 사건 발생 약 한 달 만입니다. A 씨는 훔친 자전거를 타고 창원 시내를 휘젓고 다니며 여성들에게 15차례에 걸쳐 침을 뱉거나 커피를 뿌리고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성 피해자는 모두 18명으로, 일면식이 없는 모르는 여성들이었습니다. 피해자는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했는데, 20대가 가장 많았습니다.

A 씨가 자전거를 훔치는 CCTV 화면 갈무리/경남경찰청/A 씨가 자전거를 훔치는 CCTV 화면 갈무리/경남경찰청/

특히, 지난 16일 하루에는 네 차례나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날 저녁 A 씨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30대 여성에게 침을 뱉고 도망간 뒤 또다시 이 여성의 집까지 따라갔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고서는 "집 어디 살길래, 왜 이러세요?"라고 하는 등 횡설수설했고, 여성과 언쟁을 벌이다 도망쳤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A 씨의 범행은 대담해졌습니다. A 씨는 지난 14일부터 24일까지 3차례에 걸쳐 길거리에 있는 여성 주변에서 바지를 벗어 신체를 노출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늦은 시각, 옷·마스크 바꿔가며 범행"

첫 범행부터 검거까지 한 달이 걸렸습니다.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A 씨의 범행은 주로 해가 질 무렵인 오후 6시부터 이뤄졌습니다. 폐쇄회로TV에 찍힌다 하더라도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시각이었습니다. 범행장소는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버스정류장과 길거리로, 범행 뒤 순식간에 달아났습니다.

또 범행 뒤에는 입고 있던 옷과 마스크를 바꿔가며 경찰의 추적을 피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CCTV에서 A씨가 탄 자전거의 색상이 달라지는 것으로 봤을 때, A씨가 범행 때마다 자전거를 훔치고 버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2월 말부터 접수된 비슷한 신고를 종합해 A 씨를 특정했고, 집 주변에서 A 씨를 붙잡았습니다.

■"코로나19로 불만 쌓여 범행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미안합니다, 제가 했습니다."라며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A 씨는 요양병원에서 일하다 지난해 7월쯤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직장을 잃고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운 상황에 불만이 커져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공연음란 혐의에 대해서는 "과거 강제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어 신체적 접촉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폭행과 공연음란, 절도 혐의로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범행 동기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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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에게 침 뱉고 신체 노출’ 30대 한 달 만에 덜미
    • 입력 2021-03-26 14:33:22
    취재K
 지난 20일 경남 창원 지역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전거를 타고 여성에게 커피를 뿌리고 도망간 남성을 찾는다는 글이 올라왔다./시청자/
"○○마트 앞에서 자전거 타고 여성분 몸에 커피 뿌리고 도망간 놈 찾습니다."

지난 20일 경남 창원 지역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내용입니다. 게시글 아래에는 같은 피해를 당했다는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비슷한 시기, 경찰에도 창원시 중앙동과 반송동 등 다른 지역에서 젊은 남성이 커피를 뿌리고 달아났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습니다. 범행의 공통점은 '여성', '자전거 탄 남성', '커피'였습니다. 경찰은 불특정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로 추정하고 전담수사팀을 꾸려 이 남성을 쫓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 동안 여성 피해자만 18명…공연 음란 혐의도

경찰은 어제(25일) 피의자 32살 남성 A 씨를 추적 끝에 검거했습니다. 사건 발생 약 한 달 만입니다. A 씨는 훔친 자전거를 타고 창원 시내를 휘젓고 다니며 여성들에게 15차례에 걸쳐 침을 뱉거나 커피를 뿌리고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성 피해자는 모두 18명으로, 일면식이 없는 모르는 여성들이었습니다. 피해자는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했는데, 20대가 가장 많았습니다.

A 씨가 자전거를 훔치는 CCTV 화면 갈무리/경남경찰청/
특히, 지난 16일 하루에는 네 차례나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날 저녁 A 씨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30대 여성에게 침을 뱉고 도망간 뒤 또다시 이 여성의 집까지 따라갔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고서는 "집 어디 살길래, 왜 이러세요?"라고 하는 등 횡설수설했고, 여성과 언쟁을 벌이다 도망쳤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A 씨의 범행은 대담해졌습니다. A 씨는 지난 14일부터 24일까지 3차례에 걸쳐 길거리에 있는 여성 주변에서 바지를 벗어 신체를 노출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늦은 시각, 옷·마스크 바꿔가며 범행"

첫 범행부터 검거까지 한 달이 걸렸습니다.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A 씨의 범행은 주로 해가 질 무렵인 오후 6시부터 이뤄졌습니다. 폐쇄회로TV에 찍힌다 하더라도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시각이었습니다. 범행장소는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버스정류장과 길거리로, 범행 뒤 순식간에 달아났습니다.

또 범행 뒤에는 입고 있던 옷과 마스크를 바꿔가며 경찰의 추적을 피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CCTV에서 A씨가 탄 자전거의 색상이 달라지는 것으로 봤을 때, A씨가 범행 때마다 자전거를 훔치고 버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2월 말부터 접수된 비슷한 신고를 종합해 A 씨를 특정했고, 집 주변에서 A 씨를 붙잡았습니다.

■"코로나19로 불만 쌓여 범행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미안합니다, 제가 했습니다."라며 범행을 시인했습니다. A 씨는 요양병원에서 일하다 지난해 7월쯤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직장을 잃고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운 상황에 불만이 커져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했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공연음란 혐의에 대해서는 "과거 강제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어 신체적 접촉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폭행과 공연음란, 절도 혐의로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범행 동기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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