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사태에 ‘유엔 무용론’ 다시 수면 위로

입력 2021.03.30 (06:57) 수정 2021.03.30 (07: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맨몸으로 군부와 맞서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은 국제사회와 유엔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등의 반대를 의식한 유엔 안보리는 쿠데타 규탄 성명조차 제대로 채택하지 못하고 있죠.

유엔이 국제사회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이른바 '유엔 무용론' 이 다시 불거졌습니다.

뉴욕 한보경 특파원 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시리아에 구호품을 공급하는 '국경 초소 유지'와 관련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부결됩니다.

[크리스토프 호이겐/유엔 주재 독일 대사 : "결의안 초안은 2개 상임이사국(러시아, 중국)의 반대로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5개 상임이사국이 모두 찬성을 해야 결의안 채택이 가능합니다.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는 이렇게 시리아 문제와 관련해서만 안보리에서 15차례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안보리가 상임이사국들의 이해 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건 이번 미얀마 사태에서도 마찬가집니다.

경제 제재든, 군사력 동원이든,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국제 사회의 실효성 있는 제재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사실상 이를 주도해야 할 유엔은 미얀마 군부에 우호적인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국과 러시아의 벽에 부딪혀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미얀마와 지난 2013년 체결한 무역투자협정 효력을 민주 정부가 복귀할때까지 모두 중지시킨다고 밝혔지만 얼마나 약발이 있을지는 미지숩니다.

더 늦기 전에 국제 사회가 행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래서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사사/미얀마 연방정부대표위원회 유엔 특사 : "국제사회는 지금 행동해야 합니다. 국제사회의 조정되고 , 표적화된 제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 보고관도, "규탄과 우려의 말들은 공허할 뿐이라며 긴급 정상회담을 열거나, 군부에게서 원유 등을 차단해야 한다"고 성명을 통해 촉구했습니다.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남발을 막기 위해 '반인도적 범죄에는 거부권 행사를 금지해야 한다'는 개혁안 등이 매년 거론되고 있지만, 이 역시 상임이사국 반대로 실현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거부권'에 묶여 움직일 때를 놓친다면, 미얀마 사태는 유엔이 전혀 손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장기화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촬영:손덕배/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이근희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미얀마 사태에 ‘유엔 무용론’ 다시 수면 위로
    • 입력 2021-03-30 06:57:45
    • 수정2021-03-30 07:00:26
    뉴스광장 1부
[앵커]

맨몸으로 군부와 맞서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은 국제사회와 유엔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등의 반대를 의식한 유엔 안보리는 쿠데타 규탄 성명조차 제대로 채택하지 못하고 있죠.

유엔이 국제사회에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이른바 '유엔 무용론' 이 다시 불거졌습니다.

뉴욕 한보경 특파원 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7월, 시리아에 구호품을 공급하는 '국경 초소 유지'와 관련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부결됩니다.

[크리스토프 호이겐/유엔 주재 독일 대사 : "결의안 초안은 2개 상임이사국(러시아, 중국)의 반대로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5개 상임이사국이 모두 찬성을 해야 결의안 채택이 가능합니다.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는 이렇게 시리아 문제와 관련해서만 안보리에서 15차례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안보리가 상임이사국들의 이해 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건 이번 미얀마 사태에서도 마찬가집니다.

경제 제재든, 군사력 동원이든,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국제 사회의 실효성 있는 제재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사실상 이를 주도해야 할 유엔은 미얀마 군부에 우호적인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국과 러시아의 벽에 부딪혀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미얀마와 지난 2013년 체결한 무역투자협정 효력을 민주 정부가 복귀할때까지 모두 중지시킨다고 밝혔지만 얼마나 약발이 있을지는 미지숩니다.

더 늦기 전에 국제 사회가 행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래서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사사/미얀마 연방정부대표위원회 유엔 특사 : "국제사회는 지금 행동해야 합니다. 국제사회의 조정되고 , 표적화된 제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 보고관도, "규탄과 우려의 말들은 공허할 뿐이라며 긴급 정상회담을 열거나, 군부에게서 원유 등을 차단해야 한다"고 성명을 통해 촉구했습니다.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남발을 막기 위해 '반인도적 범죄에는 거부권 행사를 금지해야 한다'는 개혁안 등이 매년 거론되고 있지만, 이 역시 상임이사국 반대로 실현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거부권'에 묶여 움직일 때를 놓친다면, 미얀마 사태는 유엔이 전혀 손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장기화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촬영:손덕배/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이근희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