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 외교원장 “한미관계는 가스라이팅 상태”…외교부 “개인 분석일 뿐”

입력 2021.03.30 (15:06) 수정 2021.03.3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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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한미관계를 '중독', '신화', '종교' 등으로 표현하며 "한미동맹은 중요하지만 극복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원장은 한미관계에 대한 저서,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 발간을 계기로 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설명하고, "동맹관계가 상식적, 실용적, 합리적 판단을 못 하게 할 정도로 '신화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준형 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을 예로 들며, "동맹이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 "미국과 '밀당'도 해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김 원장은 저서에서 "자국의 국익을 우선시하는 미국의 태도 앞에서, 주권국이라면 응당 취해야 할 대응을 하지 못하는 한국의 관성을 일방적 한미관계에서 초래된 '가스라이팅'(gas lighting) 상태라고 비유했습니다.

'가스라이팅'은 주로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조작해 판단력을 잃게 하고, 타인에 대한 통제력이나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일컫는 표현입니다.

김준형 원장은 이에 대해 "호혜적인 동맹이라면 안 할 말은 있어도 못할 말은 없어야 하는데, (미국에) 못할 말이 많았다"며 "(미국이) 압도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원장은 또, 미·중갈등 상황에서 한국의 역할을 묻자 "한미동맹을 기본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도 훼손하면 안 된다"며 비슷한 갈등 상황에 끼인 독일, 프랑스, 호주, 아세안 등과 연대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중국 견제 구상으로 평가받는 미국 주도의 협의체 '쿼드(Quad)' 참여에 대한 질문에는 "(방향성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참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중국을 겨냥한 군사동맹일 경우 더더욱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하나도 주지 않고는 얻는 게 없다"며 북미 간 협상을 통해 "서로의 조건을 교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외교부는 오늘(30일)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한미 동맹이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자 핵심이라는 우리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저서는 국립외교원장이 국제정치와 한미관계를 전공한 학자로서의 개인적인 소신과 분석을 담아 저술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원장도 "해당 저서에 기술된 일부 용어가 현재의 한미관계를 규정한다는 것은 전혀 아니"라고 해명하며 논란 진화에 나섰습니다.

김 원장은 외교부 입장문에 자신의 입장을 덧붙여, "해당 저서는 어떠한 정치적인 의도도 없으며, 국제정치와 한미관계를 평생 전공한 학자로서의 개인적인 소신과 분석을 담은 글"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문재인 정부와 바이든 정부에서의 한미관계는 어느 때보다 굳건하고 호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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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30 15:06:58
    • 수정2021-03-30 21: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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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한미관계를 '중독', '신화', '종교' 등으로 표현하며 "한미동맹은 중요하지만 극복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원장은 한미관계에 대한 저서, '영원한 동맹이라는 역설' 발간을 계기로 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설명하고, "동맹관계가 상식적, 실용적, 합리적 판단을 못 하게 할 정도로 '신화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준형 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을 예로 들며, "동맹이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 "미국과 '밀당'도 해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김 원장은 저서에서 "자국의 국익을 우선시하는 미국의 태도 앞에서, 주권국이라면 응당 취해야 할 대응을 하지 못하는 한국의 관성을 일방적 한미관계에서 초래된 '가스라이팅'(gas lighting) 상태라고 비유했습니다.

'가스라이팅'은 주로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조작해 판단력을 잃게 하고, 타인에 대한 통제력이나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일컫는 표현입니다.

김준형 원장은 이에 대해 "호혜적인 동맹이라면 안 할 말은 있어도 못할 말은 없어야 하는데, (미국에) 못할 말이 많았다"며 "(미국이) 압도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원장은 또, 미·중갈등 상황에서 한국의 역할을 묻자 "한미동맹을 기본으로 하되 중국과의 관계도 훼손하면 안 된다"며 비슷한 갈등 상황에 끼인 독일, 프랑스, 호주, 아세안 등과 연대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중국 견제 구상으로 평가받는 미국 주도의 협의체 '쿼드(Quad)' 참여에 대한 질문에는 "(방향성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황에서 참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중국을 겨냥한 군사동맹일 경우 더더욱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하나도 주지 않고는 얻는 게 없다"며 북미 간 협상을 통해 "서로의 조건을 교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외교부는 오늘(30일)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한미 동맹이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자 핵심이라는 우리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저서는 국립외교원장이 국제정치와 한미관계를 전공한 학자로서의 개인적인 소신과 분석을 담아 저술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원장도 "해당 저서에 기술된 일부 용어가 현재의 한미관계를 규정한다는 것은 전혀 아니"라고 해명하며 논란 진화에 나섰습니다.

김 원장은 외교부 입장문에 자신의 입장을 덧붙여, "해당 저서는 어떠한 정치적인 의도도 없으며, 국제정치와 한미관계를 평생 전공한 학자로서의 개인적인 소신과 분석을 담은 글"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문재인 정부와 바이든 정부에서의 한미관계는 어느 때보다 굳건하고 호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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