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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2021 재·보궐선거
“30만 호 지으면, 세입자 살림 나아질까요?” 시장 후보들이 말하지 않은 주거공약은
입력 2021.03.30 (17:15) 취재K
'부동산 민심'을 잡기 위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거대 양당의 후보들이 저마다 주택 30만 호 공급을 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서울 시민 누구나 새 아파트를 구매할 수는 없습니다.

2019년을 기준으로 서울 시민의 57%는 자신의 집이 아닌, 셋집에서 살아갑니다. 서울이야말로 우리나라에서 주거비 부담이 가장 큰 도시, 세입자들의 도시입니다. 그래서 셋집이라도 안정적으로 살아갈 권리, 주거권이 중요한 시민의 권리입니다.

그런데 '부동산 선거'라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세입자를 위한 공약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후보들의 주택 공급 공약은 세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참여연대와 민달팽이유니온, 한국도시연구소 등 48개 주거권 단체들이 모인 '집 걱정없는 서울만들기 선거네트워크'(이하 집없서넷)가 서울시장 후보들의 주거 공약을 분석했습니다. 관련 분야의 연구자와 활동가, 법률가 5명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공급대책 "실현가능성 낮고, 세입자 이주대책 없어"

각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공약을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평당 천만 원 반값 아파트 고품질 공공주택 30만 호 공급'을 약속했습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재개발 재건축 정상화로 18.5만 호', '도심형 타운하우스 모아주택으로 3만 호', '장기전세주택 시즌2, 상생주택으로 7만 호 공급'을 공약했습니다.

이에 대해 집없서넷은 이미 대형 택지가 고갈된 서울에서 공공 주도이든 민간 주도이든 5년 내에 수십만 호의 주택을 건설해 공급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택지개발에서부터 계획 수립과 원주민 이주, 건설까지 주택 공급에는 통상 10년 정도가 걸립니다. 당선될 시장의 임기는 약 1년 3개월에 불과한데, 내년도 공공주택 계획은 이미 수립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현실적으로, 확보된 택지에 세워진 계획을 일부 수정하는 수준에서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두 후보의 사업추진 방식은 세입자의 주거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노후 공공임대주택단지를 개발하자는 박영선 후보의 공약에는 현재 그곳에 살고 있는 저소득층의 이주대책이 없습니다. 또, 그 중 일부를 공공분양하게 되면 도심의 공공임대주택 부지는 도리어 감소하게 됩니다.

오세훈 후보의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 공약은 시장 재임 당시 추진한 뉴타운 정책에서 보완된 세입자 대책이 없습니다. 당시 대규모로 일시에 멸실되는 저렴한 주택의 규모가 새로 공급되는 주택 수를 앞지르면서, 임대료가 상승하는 등 영세 서민들의 주거난이 심화됐습니다.


누구를 위한 임대주택? "시민 부담 가중되는 방식"

공공임대주택은 민간시장에서 스스로 주택을 구할 수 없는 주거 빈곤층에게 최우선적으로 저렴하게 배정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두 후보의 공약에는 주거빈곤층에 대한 고려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영선 후보의 토지임대부 공공분양 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입주자에게 분양하는 방식입니다. 입주자가 토지임대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공공임대에 비해 주거빈곤층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방식입니다.

또, 공공이 토지 지분을 보유하고 수십 년에 걸쳐 토지임대료를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토지대금으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됩니다. 서울시가 그 비용을 부담한다면 빈곤층도 아닌 특정 입주자를 지원하는 비용을 서울 시민 전체가 부담하게 되는 셈입니다.

아울러 토지가격 상승을 통한 자산가치 증식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중산층 이상의 주거 수요도 만족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오세훈 후보의 민간 토지 임차형 장기전세주택은 오 시장 재임 당시 인기를 끌었지만 SH공사에는 큰 손실을 안겨줬습니다.

오 후보는 장기전세주택 7만호의 호당 공급 단가를 1억 45만 원으로 추계한 공약을 제출했는데, 이는 SH공사가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입하는 다가구 매입임대주택 호당 단가의 1/3에 불과합니다. 경제적으로 지속하기 어려운 모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또, 민간 토지를 활용한 상생주택은 용도지역 상향, 세금감면 등 토지주에게 과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여기에 공공이 20년 이상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입니다. 평가단은 "전 세계적으로 찾기 힘든 방식으로, 필요하면 토지를 수용하는 것이 맞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영선 공약 "매우 부실하고 불명확"

평가위원들은 한목소리로 박영선 후보의 주거공약이 여당의 정책공약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부실하다고 총평했습니다.

민주당의 정책역량에 비춰볼 때, 공급 물량과 세부 계획, 예산 추계 등이 전혀 제시되지 않고, 공약의 구체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겁니다.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공공 또는 민간주도로 할 것인지, 공공주택 공급 기조가 기존 서울시 방침대로 임대를 유지할 지 아니면 분양 중심으로 전환할 것인지, 고밀 개발과 35층 층고 완화 대상은 어디까지인지, 민감한 이슈에 대한 입장도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않은 채, 발언의 무게중심이 달라지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무분별한 재개발과 재건축은 또다시 투기를 낳고 서민들의 갈 곳을 빼앗습니다. 다른 후보는 일주일만에 재개발·재건축을 다 허가하겠다고 합니다. 다시 투기판 서울이 되는 것입니다." -3.28 박영선 후보 블로그

"공공주도가 한 쪽으로 너무 방점이 찍히다보면 주민들의 의견이 완전히 수렴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재개발 재건축할 때 공공민간 참여형으로 하겠다. 이것을 약속 드립니다 -3.28 서초구 유세


박 후보는 주택 공급 이외에 민간 전월세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세입자들을 위한 주거권 보호 대책, 집값 안정 대책, 자산불평등 완화를 위한 대책을 따로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평가단은 박 후보가 19대와 20대 국회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박 후보의 이 같은 입장 변화가 이번 선거에서 부동산 이슈를 크게 부각시키지 않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오세훈 공약 "반성 없이 뉴타운 방식 반복"

평가위원들은 오세훈 후보의 공약이 "2006년 오세훈 시장 당시로 돌아간 듯한 내용을 채워져 있다."고 총평했습니다. 이어 "자신이 벌인 뉴타운 사업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부재하다"면서 집값 안정보다는 그 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전면철거 방식의 정비사업인 뉴타운 사업은 지역 주민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저하되면서 사업 진행이 더뎌져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낳았습니다. 이후 주민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정비구역은 해제됐습니다. 이 때문에 정비구역 재지정을 촉진한다는 공약은 주민 의사에 반한다고 평가단은 지적합니다.

재개발 재건축 완화로 예상되는 집값 상승과 주거난을 통제 가능한 부작용으로 언급한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당장이라도 풀 수 있는 물량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습니다. 주변의 집값을 자극할까봐 눌러놓기 시작한 건데, 구더기 무서워하면 장 못 먹습니다." -3.9 KBS 뉴스9


평가단은 오 후보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완화 추진은 시장 권한을 넘어서 현실적이지 않고, 강남 집값을 폭등시켜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용적률과 층수 규제 완화로 개발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개발방식은 다음 세대가 계속할 수 없는 모델로, 지속 가능한 서울시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양당 후보는 말하지 않았지만, 필요한 세입자 대책

평가위원들은 두 후보 모두 주거 세입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에 대해 소홀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박영선 후보는 코로나로 피해를 본 상가 세입자의 월세를 낮추는 정책을 한시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했지만 주거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은 없었습니다. 오세훈 후보는 여성 1인 가구 보호(안심 주택)를 언급했으나 방범 치안 중심일 뿐 임차권 강화에 대해서는 공약하지 않았습니다.


집없서넷은 잔여 임기의 시장 후보가 내놓을 수 있는 주거 공약으로 민간 임대차 시장 감독을 꼽았습니다. 세입자의 대부분이 민간 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고 서울시장이 즉각적으로 시민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해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전월세 임대료 인상률의 상한을 5%로 정하면서, 지자체 조례로 상한을 이보다 낮출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경제 상황과 지역 특성에 맞는 임대료 정책이 가능해졌지만, 양당 시장 후보들은 관련 공약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주거권에 대해서는 군소정당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진보당 송명숙 후보는 전월세 임대료 인상 동결이 가능한 주택임대차보호 조례, 저소득층 주거비 지원 확대, 투기지역 내 신규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을 제시해 진보적으로 선명한 정책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무소속 신지예 후보가 제안한 자치구별 임대주택 재고율 20% 확보, 위기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주거 지원, 재개발 재건축 지정 일몰 강화 등도 주목할 만한 공약으로 평가됐습니다.

평가위원들은 이밖에 주거세입자 주거환경 개선, 주택임대차 계약 갱신권 확대, 반지하와 고시원 등 비주택 거주자 대책 등이 필요한 세입자 대책이라고 요구했습니다.

공약평가단장을 맡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이강훈 변호사는 "정책 브랜드가 되는 주택 공급은 시장의 업적이 될 수 있겠지만, 시민들에게는 너무 먼 공약"이라고 말했습니다.

자가 보유가 아니더라도 깨끗하고 햇볕이 잘 드는, 살만한 집에서 안정적으로 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들이 가까이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남은 선거운동 기간 박영선 후보에게는 보다 구체적인 주거복지 공약을, 오세훈 후보에게는 시장 과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보완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 “30만 호 지으면, 세입자 살림 나아질까요?” 시장 후보들이 말하지 않은 주거공약은
    • 입력 2021-03-30 17:15:16
    취재K
'부동산 민심'을 잡기 위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거대 양당의 후보들이 저마다 주택 30만 호 공급을 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서울 시민 누구나 새 아파트를 구매할 수는 없습니다.

2019년을 기준으로 서울 시민의 57%는 자신의 집이 아닌, 셋집에서 살아갑니다. 서울이야말로 우리나라에서 주거비 부담이 가장 큰 도시, 세입자들의 도시입니다. 그래서 셋집이라도 안정적으로 살아갈 권리, 주거권이 중요한 시민의 권리입니다.

그런데 '부동산 선거'라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세입자를 위한 공약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후보들의 주택 공급 공약은 세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참여연대와 민달팽이유니온, 한국도시연구소 등 48개 주거권 단체들이 모인 '집 걱정없는 서울만들기 선거네트워크'(이하 집없서넷)가 서울시장 후보들의 주거 공약을 분석했습니다. 관련 분야의 연구자와 활동가, 법률가 5명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공급대책 "실현가능성 낮고, 세입자 이주대책 없어"

각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공약을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는 '평당 천만 원 반값 아파트 고품질 공공주택 30만 호 공급'을 약속했습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재개발 재건축 정상화로 18.5만 호', '도심형 타운하우스 모아주택으로 3만 호', '장기전세주택 시즌2, 상생주택으로 7만 호 공급'을 공약했습니다.

이에 대해 집없서넷은 이미 대형 택지가 고갈된 서울에서 공공 주도이든 민간 주도이든 5년 내에 수십만 호의 주택을 건설해 공급하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택지개발에서부터 계획 수립과 원주민 이주, 건설까지 주택 공급에는 통상 10년 정도가 걸립니다. 당선될 시장의 임기는 약 1년 3개월에 불과한데, 내년도 공공주택 계획은 이미 수립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현실적으로, 확보된 택지에 세워진 계획을 일부 수정하는 수준에서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두 후보의 사업추진 방식은 세입자의 주거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노후 공공임대주택단지를 개발하자는 박영선 후보의 공약에는 현재 그곳에 살고 있는 저소득층의 이주대책이 없습니다. 또, 그 중 일부를 공공분양하게 되면 도심의 공공임대주택 부지는 도리어 감소하게 됩니다.

오세훈 후보의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 공약은 시장 재임 당시 추진한 뉴타운 정책에서 보완된 세입자 대책이 없습니다. 당시 대규모로 일시에 멸실되는 저렴한 주택의 규모가 새로 공급되는 주택 수를 앞지르면서, 임대료가 상승하는 등 영세 서민들의 주거난이 심화됐습니다.


누구를 위한 임대주택? "시민 부담 가중되는 방식"

공공임대주택은 민간시장에서 스스로 주택을 구할 수 없는 주거 빈곤층에게 최우선적으로 저렴하게 배정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두 후보의 공약에는 주거빈곤층에 대한 고려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영선 후보의 토지임대부 공공분양 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입주자에게 분양하는 방식입니다. 입주자가 토지임대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공공임대에 비해 주거빈곤층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방식입니다.

또, 공공이 토지 지분을 보유하고 수십 년에 걸쳐 토지임대료를 회수해야 하기 때문에, 토지대금으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됩니다. 서울시가 그 비용을 부담한다면 빈곤층도 아닌 특정 입주자를 지원하는 비용을 서울 시민 전체가 부담하게 되는 셈입니다.

아울러 토지가격 상승을 통한 자산가치 증식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중산층 이상의 주거 수요도 만족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오세훈 후보의 민간 토지 임차형 장기전세주택은 오 시장 재임 당시 인기를 끌었지만 SH공사에는 큰 손실을 안겨줬습니다.

오 후보는 장기전세주택 7만호의 호당 공급 단가를 1억 45만 원으로 추계한 공약을 제출했는데, 이는 SH공사가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입하는 다가구 매입임대주택 호당 단가의 1/3에 불과합니다. 경제적으로 지속하기 어려운 모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또, 민간 토지를 활용한 상생주택은 용도지역 상향, 세금감면 등 토지주에게 과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여기에 공공이 20년 이상 임대료를 지불하는 방식입니다. 평가단은 "전 세계적으로 찾기 힘든 방식으로, 필요하면 토지를 수용하는 것이 맞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영선 공약 "매우 부실하고 불명확"

평가위원들은 한목소리로 박영선 후보의 주거공약이 여당의 정책공약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부실하다고 총평했습니다.

민주당의 정책역량에 비춰볼 때, 공급 물량과 세부 계획, 예산 추계 등이 전혀 제시되지 않고, 공약의 구체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겁니다.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공공 또는 민간주도로 할 것인지, 공공주택 공급 기조가 기존 서울시 방침대로 임대를 유지할 지 아니면 분양 중심으로 전환할 것인지, 고밀 개발과 35층 층고 완화 대상은 어디까지인지, 민감한 이슈에 대한 입장도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않은 채, 발언의 무게중심이 달라지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무분별한 재개발과 재건축은 또다시 투기를 낳고 서민들의 갈 곳을 빼앗습니다. 다른 후보는 일주일만에 재개발·재건축을 다 허가하겠다고 합니다. 다시 투기판 서울이 되는 것입니다." -3.28 박영선 후보 블로그

"공공주도가 한 쪽으로 너무 방점이 찍히다보면 주민들의 의견이 완전히 수렴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재개발 재건축할 때 공공민간 참여형으로 하겠다. 이것을 약속 드립니다 -3.28 서초구 유세


박 후보는 주택 공급 이외에 민간 전월세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세입자들을 위한 주거권 보호 대책, 집값 안정 대책, 자산불평등 완화를 위한 대책을 따로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평가단은 박 후보가 19대와 20대 국회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박 후보의 이 같은 입장 변화가 이번 선거에서 부동산 이슈를 크게 부각시키지 않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오세훈 공약 "반성 없이 뉴타운 방식 반복"

평가위원들은 오세훈 후보의 공약이 "2006년 오세훈 시장 당시로 돌아간 듯한 내용을 채워져 있다."고 총평했습니다. 이어 "자신이 벌인 뉴타운 사업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부재하다"면서 집값 안정보다는 그 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전면철거 방식의 정비사업인 뉴타운 사업은 지역 주민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저하되면서 사업 진행이 더뎌져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낳았습니다. 이후 주민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정비구역은 해제됐습니다. 이 때문에 정비구역 재지정을 촉진한다는 공약은 주민 의사에 반한다고 평가단은 지적합니다.

재개발 재건축 완화로 예상되는 집값 상승과 주거난을 통제 가능한 부작용으로 언급한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당장이라도 풀 수 있는 물량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습니다. 주변의 집값을 자극할까봐 눌러놓기 시작한 건데, 구더기 무서워하면 장 못 먹습니다." -3.9 KBS 뉴스9


평가단은 오 후보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완화 추진은 시장 권한을 넘어서 현실적이지 않고, 강남 집값을 폭등시켜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용적률과 층수 규제 완화로 개발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개발방식은 다음 세대가 계속할 수 없는 모델로, 지속 가능한 서울시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양당 후보는 말하지 않았지만, 필요한 세입자 대책

평가위원들은 두 후보 모두 주거 세입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에 대해 소홀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박영선 후보는 코로나로 피해를 본 상가 세입자의 월세를 낮추는 정책을 한시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했지만 주거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은 없었습니다. 오세훈 후보는 여성 1인 가구 보호(안심 주택)를 언급했으나 방범 치안 중심일 뿐 임차권 강화에 대해서는 공약하지 않았습니다.


집없서넷은 잔여 임기의 시장 후보가 내놓을 수 있는 주거 공약으로 민간 임대차 시장 감독을 꼽았습니다. 세입자의 대부분이 민간 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고 서울시장이 즉각적으로 시민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난해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전월세 임대료 인상률의 상한을 5%로 정하면서, 지자체 조례로 상한을 이보다 낮출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경제 상황과 지역 특성에 맞는 임대료 정책이 가능해졌지만, 양당 시장 후보들은 관련 공약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주거권에 대해서는 군소정당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진보당 송명숙 후보는 전월세 임대료 인상 동결이 가능한 주택임대차보호 조례, 저소득층 주거비 지원 확대, 투기지역 내 신규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을 제시해 진보적으로 선명한 정책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무소속 신지예 후보가 제안한 자치구별 임대주택 재고율 20% 확보, 위기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주거 지원, 재개발 재건축 지정 일몰 강화 등도 주목할 만한 공약으로 평가됐습니다.

평가위원들은 이밖에 주거세입자 주거환경 개선, 주택임대차 계약 갱신권 확대, 반지하와 고시원 등 비주택 거주자 대책 등이 필요한 세입자 대책이라고 요구했습니다.

공약평가단장을 맡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이강훈 변호사는 "정책 브랜드가 되는 주택 공급은 시장의 업적이 될 수 있겠지만, 시민들에게는 너무 먼 공약"이라고 말했습니다.

자가 보유가 아니더라도 깨끗하고 햇볕이 잘 드는, 살만한 집에서 안정적으로 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들이 가까이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남은 선거운동 기간 박영선 후보에게는 보다 구체적인 주거복지 공약을, 오세훈 후보에게는 시장 과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보완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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