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세 모녀 피살사건’ 피살자 친구들 “피의자 처음 봤다”…신상공개 국민청원도

입력 2021.03.30 (17:27) 수정 2021.03.3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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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지 5일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피의자가 자해를 시도해 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면서 경찰의 직접 조사도 늦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전 남자친구의 범행이다', '며칠 전부터 (피의지가) 아파트에 메모지를 붙이고 다녔다' 라는 등의 소문도 돌았습니다.

하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이 사건, 어떻게 된 걸까요?

■ 피해자 친구들 "처음 본 사람이다"

KBS 취재진은 세 모녀가 발견된 날 밤, 현장에서 숨진 첫째 딸의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23일 밤 11시가 마지막 연락이었다"라며 "만나기로 했는데 연락이 안 돼 (경찰에) 신고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친구들은 "문을 부수고 들어가려고 하니까 피의자가 자해한 것 같다"라며 "그가 뭐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그때 처음 봤다"라고 말했습니다.

며칠이 지난 뒤 진상을 파악한 친구들은 피의자 A 씨가 피해자 중 언니를 몇 개월 동안 스토킹했다며 A 씨가 피해자의 아파트를 몰래 찾아오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이 오늘(30일) 노원구 세 모녀 살해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A 씨의  서울 강남구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있다.경찰이 오늘(30일) 노원구 세 모녀 살해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A 씨의 서울 강남구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 "스토킹 의혹도 조사 대상"

경찰은 자해를 한 A 씨가 수술하기 전 A 씨를 상대로 기초적인 조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조사에서 A 씨는 자신의 살해 혐의를 인정했는데요. 그러면서 인터넷 게임 등을 통해 피해자 중 언니를 알게 됐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23일 처음 아파트에 침입했을 때는 피해자 중 동생만 있었고 동생이 저항해 범행을 저지른 뒤 집에 오는 다른 피해자들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 A 씨는 수술에 들어가 경찰은 현재 A 씨에 대한 직접 조사를 하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경찰은 주변인과 친구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는데요. 일부 언론에서 피의자가 피해자의 전 남자친구였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대해 경찰 관계자는 "전 남자친구라는 말은 금시초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남성이 스토킹을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피의자 A 씨가 사건 며칠 전부터 아파트 주변에서 '너를 기다리겠다'는 내용을 담은 메모지를 붙이고 다녔다는 말이 SNS에서 돌고 있는 것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자료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오늘(30일) 오전엔 A 씨의 서울 강남구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최근엔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에도 돌입했습니다. 압수 자료 등을 토대로 스토킹 사건인지 아닌지 등 관계와 범행 동기 등을 입증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 "조용한 사람이었다"

A 씨가 게임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한 만큼 KBS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A 씨 주거지 인근의 PC 방을 알게 돼 찾아가봤습니다.

PC방 관계자는 "A 씨가 자주 오긴 했다"라며 "활발한 사람은 아니었고 조용한 사람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게임만 하고 가는 사람이라 자세히 알지 못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인근 주민들도 "교류가 없어 A 씨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청원이 등장했습니다. 어제(29일) 등장한 이 청원은 하루 만인 오늘 오후 3시 30분 기준 16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청원인은 "하루에도 수십 명씩 죽어가는 여성들은 상대적 약자라는 이유로 많은 범죄에 노출되어 있다"라며 "세상은 왠지 조용한 것 같다. 조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아직 제대로 밝혀진 바는 없지만, 일가족 3명이 죽임을 당한 것은 확실한 사실"이라며 "작정을 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 또한 확실한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피의자의 신상 공개 여부는 지방경찰청별로 설치된 신상공개위원회의 회의를 통해 결정되는데요.

경찰 관계자는 "아직 피의자가 수술 중이라 직접 조사를 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위원회를 열기 어렵다"라며 "사안이 사안인 만큼 공개 여부 등에 대해 검토는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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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원 세 모녀 피살사건’ 피살자 친구들 “피의자 처음 봤다”…신상공개 국민청원도
    • 입력 2021-03-30 17:27:19
    • 수정2021-03-30 22:02:09
    취재K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된 지 5일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피의자가 자해를 시도해 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면서 경찰의 직접 조사도 늦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전 남자친구의 범행이다', '며칠 전부터 (피의지가) 아파트에 메모지를 붙이고 다녔다' 라는 등의 소문도 돌았습니다.

하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이 사건, 어떻게 된 걸까요?

■ 피해자 친구들 "처음 본 사람이다"

KBS 취재진은 세 모녀가 발견된 날 밤, 현장에서 숨진 첫째 딸의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23일 밤 11시가 마지막 연락이었다"라며 "만나기로 했는데 연락이 안 돼 (경찰에) 신고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친구들은 "문을 부수고 들어가려고 하니까 피의자가 자해한 것 같다"라며 "그가 뭐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그때 처음 봤다"라고 말했습니다.

며칠이 지난 뒤 진상을 파악한 친구들은 피의자 A 씨가 피해자 중 언니를 몇 개월 동안 스토킹했다며 A 씨가 피해자의 아파트를 몰래 찾아오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이 오늘(30일) 노원구 세 모녀 살해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A 씨의  서울 강남구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 "스토킹 의혹도 조사 대상"

경찰은 자해를 한 A 씨가 수술하기 전 A 씨를 상대로 기초적인 조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조사에서 A 씨는 자신의 살해 혐의를 인정했는데요. 그러면서 인터넷 게임 등을 통해 피해자 중 언니를 알게 됐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23일 처음 아파트에 침입했을 때는 피해자 중 동생만 있었고 동생이 저항해 범행을 저지른 뒤 집에 오는 다른 피해자들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 A 씨는 수술에 들어가 경찰은 현재 A 씨에 대한 직접 조사를 하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경찰은 주변인과 친구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는데요. 일부 언론에서 피의자가 피해자의 전 남자친구였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대해 경찰 관계자는 "전 남자친구라는 말은 금시초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남성이 스토킹을 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피의자 A 씨가 사건 며칠 전부터 아파트 주변에서 '너를 기다리겠다'는 내용을 담은 메모지를 붙이고 다녔다는 말이 SNS에서 돌고 있는 것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자료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오늘(30일) 오전엔 A 씨의 서울 강남구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최근엔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에도 돌입했습니다. 압수 자료 등을 토대로 스토킹 사건인지 아닌지 등 관계와 범행 동기 등을 입증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 "조용한 사람이었다"

A 씨가 게임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한 만큼 KBS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A 씨 주거지 인근의 PC 방을 알게 돼 찾아가봤습니다.

PC방 관계자는 "A 씨가 자주 오긴 했다"라며 "활발한 사람은 아니었고 조용한 사람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게임만 하고 가는 사람이라 자세히 알지 못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인근 주민들도 "교류가 없어 A 씨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청원이 등장했습니다. 어제(29일) 등장한 이 청원은 하루 만인 오늘 오후 3시 30분 기준 16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청원인은 "하루에도 수십 명씩 죽어가는 여성들은 상대적 약자라는 이유로 많은 범죄에 노출되어 있다"라며 "세상은 왠지 조용한 것 같다. 조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아직 제대로 밝혀진 바는 없지만, 일가족 3명이 죽임을 당한 것은 확실한 사실"이라며 "작정을 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 또한 확실한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피의자의 신상 공개 여부는 지방경찰청별로 설치된 신상공개위원회의 회의를 통해 결정되는데요.

경찰 관계자는 "아직 피의자가 수술 중이라 직접 조사를 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위원회를 열기 어렵다"라며 "사안이 사안인 만큼 공개 여부 등에 대해 검토는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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