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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징용 흔적’ 지운 군함도…일본인 생존자 “새빨간 거짓말”
입력 2021.03.31 (21:34) 수정 2021.03.31 (22:02)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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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어제(30일) 군함도 탄광에서 조선인 노동자에게 임금을 체불했던 기록을 입수해 보도해 드렸습니다.

오늘(31일)은 일본 정부가 군함도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뒤 어떻게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지 전해드립니다.

​ 그곳에 살았던 일본인들조차 비판하고 있는 일본의 역사 왜곡 시도, 황현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일본 나가사키항에서 배를 타고 40여 분.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시커먼 섬, 일본명 '하시마', 군함도가 나타납니다.

일제 강점기, 조선인이 강제 노역을 한 해저 탄광이 있는 곳입니다.

당시 조선인 수백여 명이 강제징용됐고, 이 중 122명이 숨졌습니다.

한번 들어가면 살아서는 나갈 수 없다고 해 '감옥 섬'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안내판은 물론, 군함도 설명 자료에도 이런 내용이 전혀 없습니다.

안내원은 일본 근대화 과정에 대한 자화자찬만 늘어놓습니다.

[군함도 안내원 :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멋진 풍경입니다. 군함도는 일본의 근대산업에 공헌한 섬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안내원에게 군함도에서의 경험을 물었습니다.

["저는 '이케시마'라는 곳에서 살았어요. (군함도에 사신 적은 없군요. 조선인 징용자에 관해선 설명을 안 하십니까?) 사이 좋게 지냈다고 듣긴 했어요."]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군함도 방문자는 해마다 늘어나 2백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군함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10년을 살았던 다케우치 씨.

'조선인 차별이 없었다'는 말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합니다.

[다케우치 신페이/군함도 전 주민 :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군함도 안에서는 차별만 있었어요.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곳(지하 1층)에 조선인들을 밀어 넣었으니까요. 사람 취급을 하지 않았죠."]

그의 어린 눈에도 조선인의 노동 환경은 가혹했습니다.

[다케우치 신페이/군함도 전 주민 : "(밤에) 헤엄쳐서 군함도에서 도망가려고 한 조선인이 있었다고 아버지가 말씀하셨어요. 누나는 간호사였는데 '(조선인은) 마취하지 않고 치료해서 신음소리가 들렸다'고 했어요."]

일본 정부는 군함도 전시 내용에 문제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지역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사키야마 노보루/나가사키 평화자료관 이사장 : "과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사실을 명확히 밝히고, 그걸 포함해 예를 들어 사죄할 일은 사죄하고, 배상할 일은 배상해야 합니다."]

우리 정부는 유네스코에 군함도의 세계유산 등재 취소를 요구한 상태입니다.

이를 논의할 세계유산위원회는 오는 7월, 온라인 회의로 개최됩니다.

나가사키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현석
  • [르포] ‘징용 흔적’ 지운 군함도…일본인 생존자 “새빨간 거짓말”
    • 입력 2021-03-31 21:34:00
    • 수정2021-03-31 22:02:56
    뉴스 9
[앵커]

KBS는 어제(30일) 군함도 탄광에서 조선인 노동자에게 임금을 체불했던 기록을 입수해 보도해 드렸습니다.

오늘(31일)은 일본 정부가 군함도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뒤 어떻게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지 전해드립니다.

​ 그곳에 살았던 일본인들조차 비판하고 있는 일본의 역사 왜곡 시도, 황현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일본 나가사키항에서 배를 타고 40여 분.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시커먼 섬, 일본명 '하시마', 군함도가 나타납니다.

일제 강점기, 조선인이 강제 노역을 한 해저 탄광이 있는 곳입니다.

당시 조선인 수백여 명이 강제징용됐고, 이 중 122명이 숨졌습니다.

한번 들어가면 살아서는 나갈 수 없다고 해 '감옥 섬'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안내판은 물론, 군함도 설명 자료에도 이런 내용이 전혀 없습니다.

안내원은 일본 근대화 과정에 대한 자화자찬만 늘어놓습니다.

[군함도 안내원 : "'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멋진 풍경입니다. 군함도는 일본의 근대산업에 공헌한 섬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안내원에게 군함도에서의 경험을 물었습니다.

["저는 '이케시마'라는 곳에서 살았어요. (군함도에 사신 적은 없군요. 조선인 징용자에 관해선 설명을 안 하십니까?) 사이 좋게 지냈다고 듣긴 했어요."]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후 군함도 방문자는 해마다 늘어나 2백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군함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10년을 살았던 다케우치 씨.

'조선인 차별이 없었다'는 말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합니다.

[다케우치 신페이/군함도 전 주민 :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군함도 안에서는 차별만 있었어요.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곳(지하 1층)에 조선인들을 밀어 넣었으니까요. 사람 취급을 하지 않았죠."]

그의 어린 눈에도 조선인의 노동 환경은 가혹했습니다.

[다케우치 신페이/군함도 전 주민 : "(밤에) 헤엄쳐서 군함도에서 도망가려고 한 조선인이 있었다고 아버지가 말씀하셨어요. 누나는 간호사였는데 '(조선인은) 마취하지 않고 치료해서 신음소리가 들렸다'고 했어요."]

일본 정부는 군함도 전시 내용에 문제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지역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사키야마 노보루/나가사키 평화자료관 이사장 : "과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사실을 명확히 밝히고, 그걸 포함해 예를 들어 사죄할 일은 사죄하고, 배상할 일은 배상해야 합니다."]

우리 정부는 유네스코에 군함도의 세계유산 등재 취소를 요구한 상태입니다.

이를 논의할 세계유산위원회는 오는 7월, 온라인 회의로 개최됩니다.

나가사키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촬영기자:정민욱/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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