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K] 지역 문화 놀이터…시립미술관의 가치

입력 2021.04.01 (19:39) 수정 2021.04.0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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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화 K〉 시간입니다.

멀리 해외나 복잡한 대도시에 가지 않고도 우리 동네에서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 지역 미술관이죠.

시민과 지역사회의 문화 놀이터가 돼주는 지역 시립미술관.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나는 보이는 것을 그리지 않고, 생각하는대로 그린다."

20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피카소.

누구보다 자유롭고 열정적이었던 그의 독창적인 생각이 담긴 작품들이 미술관을 가득 채웠습니다.

회화뿐 아니라 도자기에도 피카소만의 상상력이 드러납니다.

[강동현/전주시 효자동 : “전라북도 내에서는 유명 작가들의 그림을 보기가 쉽지 않아요. 마침 정읍에서 이렇게 좋은 기회로 피카소의 그림을 볼 수 있게 됐다고 해서 바로 달려오게 됐습니다.”]

[김세호/전주시 효자동 : “상대적으로 문화적 혜택이 적은 지방에서 이런 피카소의 진품을 볼 수 있다는 게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때론 익살스럽고, 때론 진지한, 일상 속 '인간 피카소'의 모습이 흑백 사진에 담겨 있습니다.

피카소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샤갈과 달리, 브라크 등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이흥재/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 : “정읍시민이나 전라북도 도민들이 서울이나 해외에 가지 않고도 피카소나 샤갈 같은 이런 화가들의 명화를 직접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에 시작을 한 거죠.”]

지역 문화의 힘을 키우는 데 시립미술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이흥재 명예관장.

[이흥재/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 :“어떤 기획으로 어떤 작품이 오느냐에 따라서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생각이 돼요. 많은 도민이 미술관을 자주 접하게 되면 우리가 더 상상력을 기르고 창의력이 넘치는 우리가 되지 않을까...”]

다양한 기획 전시로 하루에 많게는 천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지만 때론 힘에 부칠 때도 있습니다.

[이흥재/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 : “정읍 같은 곳에서 한국 근현대 명화나 세계적인 피카소나 샤갈 작품이 오는 것은. 사람들이 저한테 뭐라고 그러냐면 이거 진품이에요? 진짜예요? 아니죠? 이러는 거예요.”]

미술에 대한, 그리고 지역 미술관에 대한 편견.

[이흥재/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 :“그런 돈을 전시하는 데 쓰느냐. 다른 곳에 쓸 돈이 많지 않느냐 이런 부분인데 그게 시간이 지나가고 이런 좋은 전시가 반복되다 보면 다른 어떤 마을 길 넓히는 것 이상으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일이구나 하는 것이...”]

지역 미술계에 열려 있는 공간이 돼달라는 요구도 있습니다.

[조영동/정읍시 상동 : “어떤 (지역)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는지 저를 포함한 시민들은 궁금해하거든요. 지역에 있는 미술관인 만큼 지역 작가들한테 열려 있는 미술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흥재/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 : “시민들과 공감하고 도민들이 찾고 싶어하는 전시나 교육 프로그램으로 함께하지 않으면 의미 없다고 생각해요.”]

꽃분홍 한복을 입은 정령들이 봄을 깨우고, 어둠이 내린 숲 속의 생명은 밤을 깨웁니다.

[유치석/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학예연구사 : “전통 한복의 현대적인 미, 그리고 김병종 작가의 아름다운 생명 이야기, 두 가지가 잘 어우러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시가 기획되었죠.”]

주로 자연과 생명을 주제로 그림을 그려 '생명 작가'로 불리는 김병종 화백.

한국 특유의 감성과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는 대표적인 한국화가입니다.

그의 이름을 넣은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김 화백의 그림 4백 여점과 5천 권이 넘는 책 등을 기증받아 3년 전 문을 열었습니다.

[유치석/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학예연구사 : “김병종 선생님은 나의 고향 남원의 어린이들이 아주 손쉽게 좋은 작품들을 볼 수 있도록 좋은 기회를 주고 싶다는 마음을 오랫동안 가지고 계셨대요. 그래서 본인이 아끼던 모든 작품을 무상으로 좋은 의미에서 기증을 해주신 것이죠.”]

지금까지 12만 명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고,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인깁니다.

[강경명/경기도 용인시 : “건물 외관이 예뻐서 요즘 SNS에서도 인증사진이 많이 올라와서 그거 보고 외관도 볼 겸, 한복도 볼 겸 왔어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올해 '한국 관광 100선'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김병종 화백.

그가 남원시립미술관에 애정과 열정을 쏟는 이유는 뭘까?

안녕하세요.

교수님, 고향이 남원이라고 들었습니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건립에 참여하고 작품을 기증한 이유와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병종/화가 : “저희 고향이 자연은 아름다웠지만 문화 예술적으로 보고 참고하고 즐길만한 공간이 너무 없어서 그런 기억 때문에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 작품을 기증해서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죠.”]

[“지방에서 자라는 청소년들에게는 문화예술의 자양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우리가 인식을 좀 달리해서 서울이나 다른 대도시에서 볼 수 있을 만한 전시, 여러 가지 강좌 등이 균등하게 제공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죠.”]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 진흥을 위해서 발표 기회를 많이 갖게 되는 게 좋겠고, 서울을 중심으로 한 특히 해외까지 미술의 흐름을 부단히 소개해서 지역 미술을 뛰어넘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같이 누릴 수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규모는 작지만 지역 문화에 큰 버팀목이 되는 지역 시립미술관.

공공예술의 가치를 살리는 지역의 문화 놀이터로써 역할이 기대됩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이현권·백건우/편집:한상근/그래픽:최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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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01 19:39:34
    • 수정2021-04-01 22:06:21
    뉴스7(전주)
[앵커]

〈문화 K〉 시간입니다.

멀리 해외나 복잡한 대도시에 가지 않고도 우리 동네에서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 지역 미술관이죠.

시민과 지역사회의 문화 놀이터가 돼주는 지역 시립미술관.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나는 보이는 것을 그리지 않고, 생각하는대로 그린다."

20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피카소.

누구보다 자유롭고 열정적이었던 그의 독창적인 생각이 담긴 작품들이 미술관을 가득 채웠습니다.

회화뿐 아니라 도자기에도 피카소만의 상상력이 드러납니다.

[강동현/전주시 효자동 : “전라북도 내에서는 유명 작가들의 그림을 보기가 쉽지 않아요. 마침 정읍에서 이렇게 좋은 기회로 피카소의 그림을 볼 수 있게 됐다고 해서 바로 달려오게 됐습니다.”]

[김세호/전주시 효자동 : “상대적으로 문화적 혜택이 적은 지방에서 이런 피카소의 진품을 볼 수 있다는 게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때론 익살스럽고, 때론 진지한, 일상 속 '인간 피카소'의 모습이 흑백 사진에 담겨 있습니다.

피카소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샤갈과 달리, 브라크 등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이흥재/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 : “정읍시민이나 전라북도 도민들이 서울이나 해외에 가지 않고도 피카소나 샤갈 같은 이런 화가들의 명화를 직접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에 시작을 한 거죠.”]

지역 문화의 힘을 키우는 데 시립미술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이흥재 명예관장.

[이흥재/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 :“어떤 기획으로 어떤 작품이 오느냐에 따라서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생각이 돼요. 많은 도민이 미술관을 자주 접하게 되면 우리가 더 상상력을 기르고 창의력이 넘치는 우리가 되지 않을까...”]

다양한 기획 전시로 하루에 많게는 천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지만 때론 힘에 부칠 때도 있습니다.

[이흥재/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 : “정읍 같은 곳에서 한국 근현대 명화나 세계적인 피카소나 샤갈 작품이 오는 것은. 사람들이 저한테 뭐라고 그러냐면 이거 진품이에요? 진짜예요? 아니죠? 이러는 거예요.”]

미술에 대한, 그리고 지역 미술관에 대한 편견.

[이흥재/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 :“그런 돈을 전시하는 데 쓰느냐. 다른 곳에 쓸 돈이 많지 않느냐 이런 부분인데 그게 시간이 지나가고 이런 좋은 전시가 반복되다 보면 다른 어떤 마을 길 넓히는 것 이상으로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일이구나 하는 것이...”]

지역 미술계에 열려 있는 공간이 돼달라는 요구도 있습니다.

[조영동/정읍시 상동 : “어떤 (지역)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는지 저를 포함한 시민들은 궁금해하거든요. 지역에 있는 미술관인 만큼 지역 작가들한테 열려 있는 미술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흥재/정읍시립미술관 명예관장 : “시민들과 공감하고 도민들이 찾고 싶어하는 전시나 교육 프로그램으로 함께하지 않으면 의미 없다고 생각해요.”]

꽃분홍 한복을 입은 정령들이 봄을 깨우고, 어둠이 내린 숲 속의 생명은 밤을 깨웁니다.

[유치석/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학예연구사 : “전통 한복의 현대적인 미, 그리고 김병종 작가의 아름다운 생명 이야기, 두 가지가 잘 어우러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시가 기획되었죠.”]

주로 자연과 생명을 주제로 그림을 그려 '생명 작가'로 불리는 김병종 화백.

한국 특유의 감성과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는 대표적인 한국화가입니다.

그의 이름을 넣은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김 화백의 그림 4백 여점과 5천 권이 넘는 책 등을 기증받아 3년 전 문을 열었습니다.

[유치석/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학예연구사 : “김병종 선생님은 나의 고향 남원의 어린이들이 아주 손쉽게 좋은 작품들을 볼 수 있도록 좋은 기회를 주고 싶다는 마음을 오랫동안 가지고 계셨대요. 그래서 본인이 아끼던 모든 작품을 무상으로 좋은 의미에서 기증을 해주신 것이죠.”]

지금까지 12만 명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고,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인깁니다.

[강경명/경기도 용인시 : “건물 외관이 예뻐서 요즘 SNS에서도 인증사진이 많이 올라와서 그거 보고 외관도 볼 겸, 한복도 볼 겸 왔어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올해 '한국 관광 100선'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김병종 화백.

그가 남원시립미술관에 애정과 열정을 쏟는 이유는 뭘까?

안녕하세요.

교수님, 고향이 남원이라고 들었습니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건립에 참여하고 작품을 기증한 이유와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병종/화가 : “저희 고향이 자연은 아름다웠지만 문화 예술적으로 보고 참고하고 즐길만한 공간이 너무 없어서 그런 기억 때문에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 작품을 기증해서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죠.”]

[“지방에서 자라는 청소년들에게는 문화예술의 자양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우리가 인식을 좀 달리해서 서울이나 다른 대도시에서 볼 수 있을 만한 전시, 여러 가지 강좌 등이 균등하게 제공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죠.”]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 진흥을 위해서 발표 기회를 많이 갖게 되는 게 좋겠고, 서울을 중심으로 한 특히 해외까지 미술의 흐름을 부단히 소개해서 지역 미술을 뛰어넘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같이 누릴 수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규모는 작지만 지역 문화에 큰 버팀목이 되는 지역 시립미술관.

공공예술의 가치를 살리는 지역의 문화 놀이터로써 역할이 기대됩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이현권·백건우/편집:한상근/그래픽:최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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