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소녀 “빌보드 톱100 목표…위켄드와 협업도 하고싶어요”

입력 2021.04.0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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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소녀(LOONA)는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음악 시장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성장을 이룬 K팝 그룹이다.

지난해 11월 세 번째 미니앨범 '미드나잇(12:00)'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12위로 진입하더니, 몇 달 전부터는 싱글 '스타'(Star)로 현지의 각종 라디오 차트 장기 집권에 성공했다.

데뷔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그룹이라는 점과 대형 기획사 소속 K팝 그룹도 좀처럼 넘기 어려웠던 라디오 차트를 뚫었다는 점에서 이 성과는 더 놀랍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이달의 소녀는 "먼 얘기인 듯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진솔)며 얼떨떨해했다.

김립은 "많은 분이 미국에서 저희를 응원해주신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랑을 주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놀라워했다.

미국 라디오 차트를 휩쓴 이들의 노래 '스타'는 '미드나잇' 앨범에 실린 '목소리'(Voice)의 영어 버전 곡이다.

특히 북미 라디오 인기곡 차트인 '미디어베이스 톱 40'에 9주 연속 들면서 K팝 걸그룹 사상 최장기 진입 기록을 경신했다. 블랙핑크가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부른 '아이스크림'으로 세운 기록을 깬 것이다.

그 배경에는 열성적인 팬덤 '오빛'의 힘이 있었다. 이들이 미국 전역의 방송국과 DJ에게 곡을 틀어줄 것을 잇달아 신청했기 때문이다.

비영어권 아티스트에게 배타적인 미국 라디오 방송국이라도 수많은 팬의 요청이 줄을 잇자 '스타'를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제는 상황이 역전돼 이달의 소녀에게 방송국의 인터뷰 제의가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 K팝 그룹과 비교해도 팬덤의 '결집력'만큼은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멤버들도 자신들이 올린 모든 성과는 팬들 덕분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달의 소녀를 먼 곳에서도 알아봐 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어요. '스타'가 북미 라디오 차트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팬분들 덕분이란 걸 잊지 않고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현진)

고원은 "오빛이 없었다면 우리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고 여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성과를 안겨 주고 경험하게 해 준 오빛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곡 자체가 가진 힘도 무시할 수 없다. 이달의 소녀는 미국 대중을 파고들기 위해 데뷔 후 처음으로 전체 가사를 영어로 채웠으며 현지에서 유행인 복고 느낌을 살려 사운드를 구성했다. 중독성 있는 후렴구는 들으면 절로 흥얼흥얼 따라부르게 된다.

"영어권 팬들이 가사를 듣고 공감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목표였기 때문에 발음을 중점적으로 연습하고 녹음했어요. 또 팝의 느낌이 나도록 원곡보다 좀 더 자유롭고 다양한 표현을 썼습니다."(이브)

데뷔 때부터 미국에서 반응을 얻었던 이달의 소녀는 2019년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제대로 타기 시작했다. 그해 10월 '멀티플 멀티플'(X X)로 미국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고, 12월에는 '365'로 아이튠즈 '톱 송' 차트까지 석권했다. 한국 걸그룹이 미국 아이튠즈 앨범·싱글 차트에서 모두 1위를 한 것은 이들이 최초였다.

멤버들 역시 그즈음부터 인기를 피부로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2019년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케이콘'에서 팬들이 정말 열렬하게 '루나'(LOONA)를 외쳤어요. 그제야 미국에서의 인기가 실감 났죠. 쉬는 날 잠시 산타모니카를 갔는데, 거기에서도 저희를 알아보신 분들이 인사를 하시더라고요."(희진)

츄 역시 이때를 회상하며 "공항에서부터 무대에 오르는 순간까지 많은 현지 팬들이 우리 이름을 불렀다"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모습을 눈에 담고 왔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국내외에서 공고한 팬덤을 쌓을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멤버들은 '루나버스'(LOONAverse)라 불리는 이들의 세계관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비비는 "세계관 속에 녹아 있는 메시지를 통해 힘을 얻는 것 같다"고 했고 최리는 "앨범과 뮤직비디오 속 세계관을 흥미롭게 봐주시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달의 소녀는 첫 멤버인 희진을 공개한 2016년 9월부터 세계관을 만들어갔다. 멤버 12명이 각자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고 이것들이 합쳐져 루나버스를 이룬다.

뮤직비디오와 음악 안에 이와 관련된 '떡밥'을 숨겨놔 팬들에게 해석하는 재미를 준다.

츄는 지금까지 선보여온 주체적인 면모가 또 다른 인기 비결이라고 짚었다.

이달의 소녀는 '소녀'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가녀리고 순종적인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길을 걸었다.

'세상의 모든 이달의 소녀들과 함께'라는 슬로건 아래,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같이 전진하자는 메시지를 음악으로 전했다. 10대 소녀들이 공감할 수 있고 팬과 나를 동일시하는 이런 메시지는 자연스레 많은 여성 팬을 불러 모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팬들을 대면하기 어렵지만, 상황이 나아지면 국내외를 직접 누비며 오빛을 만나고 싶다고 이달의 소녀는 말했다.

이브는 "요즘은 무대를 서도 미안한 마음이 들 만큼 직접 우리를 보여드리지 못해 속상하다"며 "콘서트를 하게 되면 그동안 참았던 만큼 몇 배로 멋지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올리비아 혜도 "직접 팬들을 만나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콘서트를 할 수 있게 상황이 빨라 좋아지기만 바랄 뿐"이라고 했다.

멤버들은 유명 팝스타들과 협업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고원은 유닛(소그룹) yyxy로 발표한 '러브포에버'(love4eva)를 함께 부른 미국 싱어송라이터 그라임스를 언급하며 "그라임스의 신비롭고 사랑스러운 목소리와 이달의 소녀의 상큼한 매력을 더한 곡을 발매해 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최리는 지난 연말 무대에서 선보인 위켄드의 '블라인딩 라이츠' 영상을 위켄드가 캡처해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꼭 한번 같이 컬래버하고 싶은 아티스트"라고 덧붙였다.

지난 앨범 쇼케이스 당시 "목표는 '빌보드 200' 진입"이라고 했던 이들은 설정한 목표 이상을 이뤄냈다.

'스타'로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존재감을 확인한 이들의 다음 목표에 관해 물었다.

"다음 앨범 때는 빌보드에서 200을 넘어 톱 100까지 진입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희 노래를 사랑해 주는 분들께 더욱더 좋은 앨범들로 보답해 드리고 싶습니다."(희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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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04 09:42:03
    연합뉴스
이달의 소녀(LOONA)는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음악 시장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성장을 이룬 K팝 그룹이다.

지난해 11월 세 번째 미니앨범 '미드나잇(12:00)'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112위로 진입하더니, 몇 달 전부터는 싱글 '스타'(Star)로 현지의 각종 라디오 차트 장기 집권에 성공했다.

데뷔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그룹이라는 점과 대형 기획사 소속 K팝 그룹도 좀처럼 넘기 어려웠던 라디오 차트를 뚫었다는 점에서 이 성과는 더 놀랍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이달의 소녀는 "먼 얘기인 듯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진솔)며 얼떨떨해했다.

김립은 "많은 분이 미국에서 저희를 응원해주신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많은 사랑을 주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놀라워했다.

미국 라디오 차트를 휩쓴 이들의 노래 '스타'는 '미드나잇' 앨범에 실린 '목소리'(Voice)의 영어 버전 곡이다.

특히 북미 라디오 인기곡 차트인 '미디어베이스 톱 40'에 9주 연속 들면서 K팝 걸그룹 사상 최장기 진입 기록을 경신했다. 블랙핑크가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와 함께 부른 '아이스크림'으로 세운 기록을 깬 것이다.

그 배경에는 열성적인 팬덤 '오빛'의 힘이 있었다. 이들이 미국 전역의 방송국과 DJ에게 곡을 틀어줄 것을 잇달아 신청했기 때문이다.

비영어권 아티스트에게 배타적인 미국 라디오 방송국이라도 수많은 팬의 요청이 줄을 잇자 '스타'를 내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제는 상황이 역전돼 이달의 소녀에게 방송국의 인터뷰 제의가 쏟아지고 있다.

글로벌 K팝 그룹과 비교해도 팬덤의 '결집력'만큼은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멤버들도 자신들이 올린 모든 성과는 팬들 덕분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달의 소녀를 먼 곳에서도 알아봐 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어요. '스타'가 북미 라디오 차트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팬분들 덕분이란 걸 잊지 않고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현진)

고원은 "오빛이 없었다면 우리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고 여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성과를 안겨 주고 경험하게 해 준 오빛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곡 자체가 가진 힘도 무시할 수 없다. 이달의 소녀는 미국 대중을 파고들기 위해 데뷔 후 처음으로 전체 가사를 영어로 채웠으며 현지에서 유행인 복고 느낌을 살려 사운드를 구성했다. 중독성 있는 후렴구는 들으면 절로 흥얼흥얼 따라부르게 된다.

"영어권 팬들이 가사를 듣고 공감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목표였기 때문에 발음을 중점적으로 연습하고 녹음했어요. 또 팝의 느낌이 나도록 원곡보다 좀 더 자유롭고 다양한 표현을 썼습니다."(이브)

데뷔 때부터 미국에서 반응을 얻었던 이달의 소녀는 2019년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제대로 타기 시작했다. 그해 10월 '멀티플 멀티플'(X X)로 미국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고, 12월에는 '365'로 아이튠즈 '톱 송' 차트까지 석권했다. 한국 걸그룹이 미국 아이튠즈 앨범·싱글 차트에서 모두 1위를 한 것은 이들이 최초였다.

멤버들 역시 그즈음부터 인기를 피부로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2019년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케이콘'에서 팬들이 정말 열렬하게 '루나'(LOONA)를 외쳤어요. 그제야 미국에서의 인기가 실감 났죠. 쉬는 날 잠시 산타모니카를 갔는데, 거기에서도 저희를 알아보신 분들이 인사를 하시더라고요."(희진)

츄 역시 이때를 회상하며 "공항에서부터 무대에 오르는 순간까지 많은 현지 팬들이 우리 이름을 불렀다"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모습을 눈에 담고 왔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국내외에서 공고한 팬덤을 쌓을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멤버들은 '루나버스'(LOONAverse)라 불리는 이들의 세계관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비비는 "세계관 속에 녹아 있는 메시지를 통해 힘을 얻는 것 같다"고 했고 최리는 "앨범과 뮤직비디오 속 세계관을 흥미롭게 봐주시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달의 소녀는 첫 멤버인 희진을 공개한 2016년 9월부터 세계관을 만들어갔다. 멤버 12명이 각자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고 이것들이 합쳐져 루나버스를 이룬다.

뮤직비디오와 음악 안에 이와 관련된 '떡밥'을 숨겨놔 팬들에게 해석하는 재미를 준다.

츄는 지금까지 선보여온 주체적인 면모가 또 다른 인기 비결이라고 짚었다.

이달의 소녀는 '소녀'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가녀리고 순종적인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길을 걸었다.

'세상의 모든 이달의 소녀들과 함께'라는 슬로건 아래,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같이 전진하자는 메시지를 음악으로 전했다. 10대 소녀들이 공감할 수 있고 팬과 나를 동일시하는 이런 메시지는 자연스레 많은 여성 팬을 불러 모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팬들을 대면하기 어렵지만, 상황이 나아지면 국내외를 직접 누비며 오빛을 만나고 싶다고 이달의 소녀는 말했다.

이브는 "요즘은 무대를 서도 미안한 마음이 들 만큼 직접 우리를 보여드리지 못해 속상하다"며 "콘서트를 하게 되면 그동안 참았던 만큼 몇 배로 멋지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올리비아 혜도 "직접 팬들을 만나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콘서트를 할 수 있게 상황이 빨라 좋아지기만 바랄 뿐"이라고 했다.

멤버들은 유명 팝스타들과 협업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고원은 유닛(소그룹) yyxy로 발표한 '러브포에버'(love4eva)를 함께 부른 미국 싱어송라이터 그라임스를 언급하며 "그라임스의 신비롭고 사랑스러운 목소리와 이달의 소녀의 상큼한 매력을 더한 곡을 발매해 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최리는 지난 연말 무대에서 선보인 위켄드의 '블라인딩 라이츠' 영상을 위켄드가 캡처해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꼭 한번 같이 컬래버하고 싶은 아티스트"라고 덧붙였다.

지난 앨범 쇼케이스 당시 "목표는 '빌보드 200' 진입"이라고 했던 이들은 설정한 목표 이상을 이뤄냈다.

'스타'로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존재감을 확인한 이들의 다음 목표에 관해 물었다.

"다음 앨범 때는 빌보드에서 200을 넘어 톱 100까지 진입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희 노래를 사랑해 주는 분들께 더욱더 좋은 앨범들로 보답해 드리고 싶습니다."(희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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