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美·中 압박…K-반도체 앞날은?

입력 2021.04.06 (21:40) 수정 2021.04.06 (22: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카메라 앞에 선 바이든 미국 대통령.

손에 뭘 들고 있는데 반도체칩입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공급망을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반도체를 미국 안에서 만들어 쓰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겁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살리는 데 500억 달러, 우리 돈 56조 원을 쏟아붓기로 했습니다.

앞서 중국도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높이겠다는 이른바 '반도체 굴기'를 선언했고, 유럽연합도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점유율 20%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에 나섰습니다.

반도체 부족 사태가 이제는 '반도체 패권경쟁'으로 번지는 양상입니다.

그럼 지금까지 '반도체 강국'을 자부해 온 우리 상황은 어떨까요?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 속에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입니다.

임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다음 주 열리는 미국의 반도체 대책회의.

백악관은 이 자리에 삼성전자를 불렀습니다.

미국 중심의 반도체 질서 재편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재근/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학회장 : "바이든 미국 정부는 이제는 반도체 칩 생산을 자국 내에서 해야 되겠다고 해서 미국 내 투자를 추진하고 있고..."]

이미 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타이완의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 신규 투자 계획을 밝혔고, 미국의 인텔 역시 200억 달러를 들여 새로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국내 업계로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반도체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노근창/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중국이란 소비시장과 미국이라는 첨단시장의 중간 역할을 우리가 잘해야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이걸 호재라고 얘기하는 것도 중국 심기를 건드릴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 3일 열린 외교장관 회담에서 반도체와 5G 분야의 협력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반도체 패권 경쟁에 나선 미중 양국 모두로부터 협력을 요구받고 있는 셈입니다.

[박재근/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학회장) 미국 정부는 미국에 투자를 많이 하라고 그러고, 또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는 중국 내 투자를 많이 하라고 그러죠. 그래서 상당히 곤란한 입장에 있는 것인데요."]

국내 업체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선 독보적인 세계 1, 2위.

그러나 차량용 등 시스템 반도체는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반도체 확보도 갈 길 바쁜 상황에서, 갈수록 거세지는 미중 패권다툼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주영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고석훈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거세지는 美·中 압박…K-반도체 앞날은?
    • 입력 2021-04-06 21:40:36
    • 수정2021-04-06 22:02:19
    뉴스 9
[앵커]

카메라 앞에 선 바이든 미국 대통령.

손에 뭘 들고 있는데 반도체칩입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공급망을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반도체를 미국 안에서 만들어 쓰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겁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살리는 데 500억 달러, 우리 돈 56조 원을 쏟아붓기로 했습니다.

앞서 중국도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높이겠다는 이른바 '반도체 굴기'를 선언했고, 유럽연합도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점유율 20%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에 나섰습니다.

반도체 부족 사태가 이제는 '반도체 패권경쟁'으로 번지는 양상입니다.

그럼 지금까지 '반도체 강국'을 자부해 온 우리 상황은 어떨까요?

미국과 중국의 패권다툼 속에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입니다.

임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다음 주 열리는 미국의 반도체 대책회의.

백악관은 이 자리에 삼성전자를 불렀습니다.

미국 중심의 반도체 질서 재편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재근/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학회장 : "바이든 미국 정부는 이제는 반도체 칩 생산을 자국 내에서 해야 되겠다고 해서 미국 내 투자를 추진하고 있고..."]

이미 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타이완의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 신규 투자 계획을 밝혔고, 미국의 인텔 역시 200억 달러를 들여 새로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국내 업계로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반도체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노근창/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 "중국이란 소비시장과 미국이라는 첨단시장의 중간 역할을 우리가 잘해야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이걸 호재라고 얘기하는 것도 중국 심기를 건드릴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중국 정부는 지난 3일 열린 외교장관 회담에서 반도체와 5G 분야의 협력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반도체 패권 경쟁에 나선 미중 양국 모두로부터 협력을 요구받고 있는 셈입니다.

[박재근/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학회장) 미국 정부는 미국에 투자를 많이 하라고 그러고, 또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는 중국 내 투자를 많이 하라고 그러죠. 그래서 상당히 곤란한 입장에 있는 것인데요."]

국내 업체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선 독보적인 세계 1, 2위.

그러나 차량용 등 시스템 반도체는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반도체 확보도 갈 길 바쁜 상황에서, 갈수록 거세지는 미중 패권다툼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주영입니다.

촬영기자:이상훈/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고석훈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