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신청 절차 무시한 주민참여예산사업

입력 2021.04.07 (07:35) 수정 2021.04.0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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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업체 돈벌이로 전락한 주민참여예산 사업의 문제점, 계속 보도하고 있는데요.

전주, 익산에서 문제가 됐던 경로당 미세먼지 방진망 사업.

군산에서는 아예 주민 신청 절차조차 무시하고 지방의원 마음대로 주민참여예산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안태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민도 모르는 주민참여예산이 세워지고, 신청도 안 했는데 업체가 멋대로 시행한 경로당 미세먼지 방진망 사업.

전주, 익산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군산시 세입예산사업 명세서입니다.

경로당 백14곳에 미세먼지 방진망 사업을 한다고 돼 있습니다.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사업비 전액을 도비로 지원받아 진행한다는 건데, 경로당에서 원했던 사업일까?

취재진이 만난 한 경로당 회장.

[군산 ○○경로당 회장 : "얘기만 한번 듣고 소식이 없어요. (얘기는 어디에서 들은 거에요?) 동사무소에서 들었죠. (회장님은 신청한 것은 아니고요?) 신청 안 했죠."]

다른 경로당에도 확인해봤습니다.

[군산 □□경로당 회장 : "그런 거 전혀 모르는데. 회장도 있고 부회장도 있고, 총무도 있고 재무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하나도 모르게 그렇게 하는 사업이 있대요?"]

주민센터를 찾아가 경로당 방진망 사업이 어떻게 추진된 것인지 물었더니, 경로당에서 신청한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지난해 10월이나 11월쯤 한 도의원으로부터 전화가 와 사업 얘기를 들었다는 겁니다.

[군산 △△주민센터 직원 : "주민 신청을 받으라고 내려온 건은 없었고, 일단 구두로만 제가 얘기를 들었던 사항이에요. (구두로면 시에서 받으셨어요? 아니면 의원?) 예, 의원요. (도의원을 말씀하시는 거죠?) 예. "]

그 뒤 지난달에 한 업체 관계자가 주민센터를 찾아와 견적서와 명함을 놓고 갔다고 말합니다.

전주와 익산 등에서 문제가 됐던 그 업체였습니다.

해당 업체에서 일했던 직원은 사업이 결정되기도 전에 방진망 설치를 위한 작업을 준비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습니다.

[해당 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제가 견적서를 전달받은 것은 작년 10월 20일이고요. 그런 것을 측정하고, 사진 찍고 했던 것은 9월 전이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주민센터에 전화를 한 도의원이 자기 지역구인 8개 면과 동에 경로당 방진망 사업을 하겠다며 세운 예산은 1억 5천여만 원.

주민참여예산이었지만 주민들은 신청조차 하지 않은 사업입니다.

해당 도의원은 청탁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전북도의원 : "복지 쪽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미세먼지 잡아주려고…. 우리가 누구 부탁받고 하는 거 있어요? 서로들 자기들 알아서 하지…."]

군산시는 논란이 일자, 사업을 전면 보류했습니다.

KBS 뉴스 안태성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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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 신청 절차 무시한 주민참여예산사업
    • 입력 2021-04-07 07:35:43
    • 수정2021-04-07 09:22:48
    뉴스광장(전주)
[앵커]

업체 돈벌이로 전락한 주민참여예산 사업의 문제점, 계속 보도하고 있는데요.

전주, 익산에서 문제가 됐던 경로당 미세먼지 방진망 사업.

군산에서는 아예 주민 신청 절차조차 무시하고 지방의원 마음대로 주민참여예산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안태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민도 모르는 주민참여예산이 세워지고, 신청도 안 했는데 업체가 멋대로 시행한 경로당 미세먼지 방진망 사업.

전주, 익산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군산시 세입예산사업 명세서입니다.

경로당 백14곳에 미세먼지 방진망 사업을 한다고 돼 있습니다.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사업비 전액을 도비로 지원받아 진행한다는 건데, 경로당에서 원했던 사업일까?

취재진이 만난 한 경로당 회장.

[군산 ○○경로당 회장 : "얘기만 한번 듣고 소식이 없어요. (얘기는 어디에서 들은 거에요?) 동사무소에서 들었죠. (회장님은 신청한 것은 아니고요?) 신청 안 했죠."]

다른 경로당에도 확인해봤습니다.

[군산 □□경로당 회장 : "그런 거 전혀 모르는데. 회장도 있고 부회장도 있고, 총무도 있고 재무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하나도 모르게 그렇게 하는 사업이 있대요?"]

주민센터를 찾아가 경로당 방진망 사업이 어떻게 추진된 것인지 물었더니, 경로당에서 신청한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지난해 10월이나 11월쯤 한 도의원으로부터 전화가 와 사업 얘기를 들었다는 겁니다.

[군산 △△주민센터 직원 : "주민 신청을 받으라고 내려온 건은 없었고, 일단 구두로만 제가 얘기를 들었던 사항이에요. (구두로면 시에서 받으셨어요? 아니면 의원?) 예, 의원요. (도의원을 말씀하시는 거죠?) 예. "]

그 뒤 지난달에 한 업체 관계자가 주민센터를 찾아와 견적서와 명함을 놓고 갔다고 말합니다.

전주와 익산 등에서 문제가 됐던 그 업체였습니다.

해당 업체에서 일했던 직원은 사업이 결정되기도 전에 방진망 설치를 위한 작업을 준비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습니다.

[해당 업체 전 직원/음성변조 : "제가 견적서를 전달받은 것은 작년 10월 20일이고요. 그런 것을 측정하고, 사진 찍고 했던 것은 9월 전이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주민센터에 전화를 한 도의원이 자기 지역구인 8개 면과 동에 경로당 방진망 사업을 하겠다며 세운 예산은 1억 5천여만 원.

주민참여예산이었지만 주민들은 신청조차 하지 않은 사업입니다.

해당 도의원은 청탁은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전북도의원 : "복지 쪽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미세먼지 잡아주려고…. 우리가 누구 부탁받고 하는 거 있어요? 서로들 자기들 알아서 하지…."]

군산시는 논란이 일자, 사업을 전면 보류했습니다.

KBS 뉴스 안태성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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