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공무원들의 수상한 보고서

입력 2021.04.07 (09:55) 수정 2021.04.07 (15:5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광주 중앙공원 1지구 사업계획 변경을 둘러싸고 광주시가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는데요.

광주시 공무원들이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를 방문해 분양가 사전심사를 받았다며 분양가가 천2백만원 이하라는 내부 보고서를 올렸습니다.

과연 사전심사 보고는 사실일까요?

이성각 기자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리포트]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담당하는 광주시 5급과 6급 공무원 두 명이 주택도시보증공사 지역 지사를 방문한 건 지난달 30일.

지사를 방문한 이후 공무원들이 작성한 보고섭니다.

중앙공원 1지구의 분양가를 사전심사 받았는데, 3.3제곱미터당 천 백만원에서 천2백만원 수준이라고 보고합니다.

보고서 내용대로라면 한양 측의 선분양 1600만원대 공급은 불가능하다는 의미고, 또 후분양 1900만원 공급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상담을 진행했던 보증공사 직원의 말은 다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광주전남지사 관계자/음성변조 : "(광주시 관계자가)들어오셔서 상담하긴 했어요. 그 금액(분양가)에 대해서는 심사 들어가봐야 한다고 말씀드렸거든요."]

분양가 심사를 담당하는 보증공사 본사 역시 해당 건에 대한 사전 심사 자체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본사 관계자/음성변조 : "현재 시점에서 주위 시세가 요정도됩니다라고 (지사에서)말씀드린 정도 같고요. 그걸 가지고 실질적으로 심사 신청도 안들어왔고, 심사를 진행한 적도 없고, 심사 결과를 말씀 드린 적도 없어요."]

중앙공원 1지구의 단순 주변 아파트 시세가, 보증공사의 분양가 사전 심사를 받은 것으로 둔갑한, 사실상 허위 보고입니다.

해당 공무원은 '사전심사'라는 용어를 잘못 사용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광주시 담당공무원 : "제가 단어 표현(상담을 사전심사로), 선택을 잘못한 것은 죄송합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중앙공원 1지구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나 분양 예정으로, 그 사이 인근의 염주동 포스코 입주 등 분양가 상승 변수가 많다는 점을 사실상 외면했다는 겁니다.

한양 측 분양가로는 사업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공무원들이 단순 상담을 사전 심사를 받은 것처럼 보고한 시점은 중앙공원 1지구 재검토를 위한 조정협의회 2차 회의를 사흘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KBS 뉴스 이성각입니다.

촬영기자:서재덕·이승준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광주시 공무원들의 수상한 보고서
    • 입력 2021-04-07 09:55:16
    • 수정2021-04-07 15:53:24
    930뉴스(광주)
[앵커]

광주 중앙공원 1지구 사업계획 변경을 둘러싸고 광주시가 원점 재검토하기로 했는데요.

광주시 공무원들이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를 방문해 분양가 사전심사를 받았다며 분양가가 천2백만원 이하라는 내부 보고서를 올렸습니다.

과연 사전심사 보고는 사실일까요?

이성각 기자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리포트]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담당하는 광주시 5급과 6급 공무원 두 명이 주택도시보증공사 지역 지사를 방문한 건 지난달 30일.

지사를 방문한 이후 공무원들이 작성한 보고섭니다.

중앙공원 1지구의 분양가를 사전심사 받았는데, 3.3제곱미터당 천 백만원에서 천2백만원 수준이라고 보고합니다.

보고서 내용대로라면 한양 측의 선분양 1600만원대 공급은 불가능하다는 의미고, 또 후분양 1900만원 공급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작 상담을 진행했던 보증공사 직원의 말은 다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광주전남지사 관계자/음성변조 : "(광주시 관계자가)들어오셔서 상담하긴 했어요. 그 금액(분양가)에 대해서는 심사 들어가봐야 한다고 말씀드렸거든요."]

분양가 심사를 담당하는 보증공사 본사 역시 해당 건에 대한 사전 심사 자체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본사 관계자/음성변조 : "현재 시점에서 주위 시세가 요정도됩니다라고 (지사에서)말씀드린 정도 같고요. 그걸 가지고 실질적으로 심사 신청도 안들어왔고, 심사를 진행한 적도 없고, 심사 결과를 말씀 드린 적도 없어요."]

중앙공원 1지구의 단순 주변 아파트 시세가, 보증공사의 분양가 사전 심사를 받은 것으로 둔갑한, 사실상 허위 보고입니다.

해당 공무원은 '사전심사'라는 용어를 잘못 사용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광주시 담당공무원 : "제가 단어 표현(상담을 사전심사로), 선택을 잘못한 것은 죄송합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중앙공원 1지구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나 분양 예정으로, 그 사이 인근의 염주동 포스코 입주 등 분양가 상승 변수가 많다는 점을 사실상 외면했다는 겁니다.

한양 측 분양가로는 사업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공무원들이 단순 상담을 사전 심사를 받은 것처럼 보고한 시점은 중앙공원 1지구 재검토를 위한 조정협의회 2차 회의를 사흘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KBS 뉴스 이성각입니다.

촬영기자:서재덕·이승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광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