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심판’이 ‘후보검증’ 눌렀다…대선 전망은?

입력 2021.04.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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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부산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모두 두 자릿수로 크게 이겼습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민주당의 '후보검증'과 국민의힘이 외친 '정권심판' 중에 민심은 '정권심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선이 11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서 진행된 이번 선거는 앞으로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니 대선'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는 여야 정치권에 상당한 격랑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 민주당 "패배 수습 어떻게?"…이낙연, 이재명의 운명은?

민주당 지도부는 당장 패배 수습에 나서게 됐습니다. 누가, 어디까지 책임질지를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지난 밤사이 지도부가 긴급 비공개회의를 열고 총사퇴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진 못했고, 오늘(8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총선 패배 수습 대책을 의논할 예정입니다.

위기 돌파를 위한 비대위 체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원내대표 선거를 앞당겨 진행하고 새 원내대표 중심으로 비대위를 꾸리고, 다음달 예정된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당을 관리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당 전면 쇄신 요구는 매우 거셀 듯 한데, 비대위가 들어서면 다음달 9일로 예정된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개최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현재 차기 당 대표 경선에는 송영길·우원식·홍영표 의원 등 3명이 준비중입니다.

보궐선거를 이끌며 반등을 노린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의 입지는 선거 패배에 따라 상당 부분 좁아지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책임론'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이재명 지사에 힘이 모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지사로선 친문 강성 지지층내에 잠재된 정서적 거부감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입니다.

만약 '친문책임론'보다, 위기엔 결집해야 한다는 '친문결집론'이 힘을 받는다면 '제3후보론'에 힘이 실릴 수 있습니다. 대권 선언을 앞둔 정세균 총리 등 민주당 안팎에서는 10명 정도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9월로 예정된 '경선 연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근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는 "이번 서울 보궐선거에서도 야권이 늦은 시기 단일화로 이른바 '컨벤션 효과'를 누렸는데, 굳이 대선에서까지 단일화를 야권보다 일찍 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여권내 지지율 선두의 이재명 지사가 이를 받아들일 지가 변수입니다.


■ 국민의힘 "정권 교체 교두보 마련"…윤석열에 쏠린 시선

서울·부산 모두 국민의힘이 압승함에 따라 보수 야권은 정권 교체를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문제는 선거 승리의 공을 누가 가져갈 거냐입니다. 국민의힘이 선거를 승리한 만큼,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야권 재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민의힘에는 대권 유력 주자가 부족합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총선 패배 이후 일부 '좌클릭 전략'으로 당의 중도 확장력을 꾀했단 평가를 받는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오늘(8일)로 당을 떠납니다.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한 준비를 마치겠다고 약속한 시점입니다.

김 위원장이 떠남에 따른 당 권력 공백 상태에서 비대위 체제를 마무리하고 5월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권을 거머쥐느냐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겸하게 되는데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가 우선 해결 과제입니다.

이 과정에서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안철수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지더라도 제 선거처럼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듯이, 야권 대통합의 약속, 정권교체의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다"며 대권 출마 의지를 거듭 피력했습니다.

야권의 시선은 자연스레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기존 정당들과는 거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데 제3지대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역할이 다시 주목될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어제(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대위원장직 퇴임 이후 계획에 대해선 우선 "별다른 계획이 없다"며 "일단 정치권에서 떠나기 때문에 그동안 해야 할 일이 밀려 있는 것도 처리하고 생각을 다시 정리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단'이란 단어와, '생각을 다시 정리하는 계기'란 말이 여운으로 남는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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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권심판’이 ‘후보검증’ 눌렀다…대선 전망은?
    • 입력 2021-04-08 07:00:16
    취재K
4.7 서울·부산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모두 두 자릿수로 크게 이겼습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민주당의 '후보검증'과 국민의힘이 외친 '정권심판' 중에 민심은 '정권심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선이 11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서 진행된 이번 선거는 앞으로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니 대선'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는 여야 정치권에 상당한 격랑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 민주당 "패배 수습 어떻게?"…이낙연, 이재명의 운명은?

민주당 지도부는 당장 패배 수습에 나서게 됐습니다. 누가, 어디까지 책임질지를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지난 밤사이 지도부가 긴급 비공개회의를 열고 총사퇴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진 못했고, 오늘(8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총선 패배 수습 대책을 의논할 예정입니다.

위기 돌파를 위한 비대위 체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원내대표 선거를 앞당겨 진행하고 새 원내대표 중심으로 비대위를 꾸리고, 다음달 예정된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당을 관리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당 전면 쇄신 요구는 매우 거셀 듯 한데, 비대위가 들어서면 다음달 9일로 예정된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개최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현재 차기 당 대표 경선에는 송영길·우원식·홍영표 의원 등 3명이 준비중입니다.

보궐선거를 이끌며 반등을 노린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의 입지는 선거 패배에 따라 상당 부분 좁아지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책임론'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이재명 지사에 힘이 모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지사로선 친문 강성 지지층내에 잠재된 정서적 거부감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입니다.

만약 '친문책임론'보다, 위기엔 결집해야 한다는 '친문결집론'이 힘을 받는다면 '제3후보론'에 힘이 실릴 수 있습니다. 대권 선언을 앞둔 정세균 총리 등 민주당 안팎에서는 10명 정도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9월로 예정된 '경선 연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최근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는 "이번 서울 보궐선거에서도 야권이 늦은 시기 단일화로 이른바 '컨벤션 효과'를 누렸는데, 굳이 대선에서까지 단일화를 야권보다 일찍 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여권내 지지율 선두의 이재명 지사가 이를 받아들일 지가 변수입니다.


■ 국민의힘 "정권 교체 교두보 마련"…윤석열에 쏠린 시선

서울·부산 모두 국민의힘이 압승함에 따라 보수 야권은 정권 교체를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문제는 선거 승리의 공을 누가 가져갈 거냐입니다. 국민의힘이 선거를 승리한 만큼,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야권 재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민의힘에는 대권 유력 주자가 부족합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총선 패배 이후 일부 '좌클릭 전략'으로 당의 중도 확장력을 꾀했단 평가를 받는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오늘(8일)로 당을 떠납니다.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한 준비를 마치겠다고 약속한 시점입니다.

김 위원장이 떠남에 따른 당 권력 공백 상태에서 비대위 체제를 마무리하고 5월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권을 거머쥐느냐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겸하게 되는데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가 우선 해결 과제입니다.

이 과정에서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안철수 대표의 지지율,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안철수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지더라도 제 선거처럼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듯이, 야권 대통합의 약속, 정권교체의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다"며 대권 출마 의지를 거듭 피력했습니다.

야권의 시선은 자연스레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당분간은 기존 정당들과는 거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데 제3지대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역할이 다시 주목될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어제(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대위원장직 퇴임 이후 계획에 대해선 우선 "별다른 계획이 없다"며 "일단 정치권에서 떠나기 때문에 그동안 해야 할 일이 밀려 있는 것도 처리하고 생각을 다시 정리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단'이란 단어와, '생각을 다시 정리하는 계기'란 말이 여운으로 남는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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