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열풍’에 지난해 가계 주식투자·금융부채 역대 최대

입력 2021.04.08 (15:36) 수정 2021.04.0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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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운동’ 등 주식투자 열풍으로 지난해 가계가 주식 투자에 사용한 돈이 사상 최대인 83조 원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가계의 금융기관 차입금도 동시에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워 주식투자액의 상당 부분이 대출을 통한 ‘빚투’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은행이 오늘(8일) 공개한 ‘2020년 자금순환(잠정)’ 통계를 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192조 1천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019년 92조 2천억 원의 2배를 넘는 수준으로, 직전 최대 기록인 2015년의 95조 원을 뛰어넘었습니다.

순자금운용액이란 예금과 주식, 채권, 보험 등 ‘자금운용액’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인 ‘자금조달액’을 뺀 금액으로, 경제 주체의 ‘여윳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계의 여유자금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재난지원금 등으로 소득은 늘었지만,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감소한 탓으로 분석됩니다.

가계의 전체 자금 운용 규모도 365조 6천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증권 및 투자펀드 부문이 76조 7천억 원으로 2019년(-3조 8천억 원)보다 80조 5천억 원이나 증가했습니다.

펀드를 제외한 83조 3천억 원의 자금으로 국내주식 63조 2천억 원어치와 해외주식 20조 1천억 원어치를 취득했는데, 이는 기존 기록(국내주식 2018년 21조 8천억 원·해외주식 2019년 2조 1천억 원)을 모두 넘어선 결과입니다.

지난해 가계는 자금 운용액뿐 아니라 자금 조달액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모두 173조 5천억 원의 자금을 끌어왔고, 이 중 금융기관 차입이 171조 7천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방중권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가계의 대출 등 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확대된 가운데, 운용 측면에서는 결제성 예금 등 단기성 자금이 누적되고 주식 등 고수익 금융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 부문의 경우 2019년 29조 5천억 원의 자금 순운용 상태에서 지난해 27조 1천억 원의 순조달 상태로 돌아섰습니다. 정부가 끌어쓴 자금이 더 많아진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15조 원 순조달) 이후 처음입니다.

국채 발행 등을 통해 정부가 조달한 자금(141조 5천억 원)과 운용한 자금(114조 4천억 원)도 모두 역대 최대 규모였습니다.

방 팀장은 “정부 소비·투자가 확대되고 보조금 등 코로나19에 따른 이전 지출이 크게 늘어 정부 자금 상태가 순운용에서 순조달로 전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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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08 15:36:28
    • 수정2021-04-08 16:04:31
    경제
‘동학개미 운동’ 등 주식투자 열풍으로 지난해 가계가 주식 투자에 사용한 돈이 사상 최대인 83조 원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가계의 금융기관 차입금도 동시에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워 주식투자액의 상당 부분이 대출을 통한 ‘빚투’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은행이 오늘(8일) 공개한 ‘2020년 자금순환(잠정)’ 통계를 보면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192조 1천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019년 92조 2천억 원의 2배를 넘는 수준으로, 직전 최대 기록인 2015년의 95조 원을 뛰어넘었습니다.

순자금운용액이란 예금과 주식, 채권, 보험 등 ‘자금운용액’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인 ‘자금조달액’을 뺀 금액으로, 경제 주체의 ‘여윳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계의 여유자금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재난지원금 등으로 소득은 늘었지만,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감소한 탓으로 분석됩니다.

가계의 전체 자금 운용 규모도 365조 6천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증권 및 투자펀드 부문이 76조 7천억 원으로 2019년(-3조 8천억 원)보다 80조 5천억 원이나 증가했습니다.

펀드를 제외한 83조 3천억 원의 자금으로 국내주식 63조 2천억 원어치와 해외주식 20조 1천억 원어치를 취득했는데, 이는 기존 기록(국내주식 2018년 21조 8천억 원·해외주식 2019년 2조 1천억 원)을 모두 넘어선 결과입니다.

지난해 가계는 자금 운용액뿐 아니라 자금 조달액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모두 173조 5천억 원의 자금을 끌어왔고, 이 중 금융기관 차입이 171조 7천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방중권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가계의 대출 등 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확대된 가운데, 운용 측면에서는 결제성 예금 등 단기성 자금이 누적되고 주식 등 고수익 금융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부 부문의 경우 2019년 29조 5천억 원의 자금 순운용 상태에서 지난해 27조 1천억 원의 순조달 상태로 돌아섰습니다. 정부가 끌어쓴 자금이 더 많아진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15조 원 순조달) 이후 처음입니다.

국채 발행 등을 통해 정부가 조달한 자금(141조 5천억 원)과 운용한 자금(114조 4천억 원)도 모두 역대 최대 규모였습니다.

방 팀장은 “정부 소비·투자가 확대되고 보조금 등 코로나19에 따른 이전 지출이 크게 늘어 정부 자금 상태가 순운용에서 순조달로 전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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