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농촌 인력난…“농활하면 학점 부여”
입력 2021.04.09 (10:33) 취재K
충북 진천군의 수박농장에서 우석대학교 학생들이 폐비닐을 수거하고 있다.충북 진천군의 수박농장에서 우석대학교 학생들이 폐비닐을 수거하고 있다.

■ 수박 농장의 대학생 농촌봉사활동

농번기, 일손이 부족한 충북 진천의 한 수박 농장에 반가운 이들이 찾아왔습니다. 농촌 봉사활동에 나선 우석대학교 진천캠퍼스 학생 20여 명입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체온을 재고 손 소독제를 바른 뒤 본격적으로 농사를 도울 수 있었습니다. 폐비닐 수거, 수박 순치기 등 처음 해보는 농사일이 익숙지 않을 법도 한데 학생들은 금방 적응하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해냈습니다.

1시간 일하면 10여 분, 달콤한 휴식 시간이 주어집니다. 봄인데도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다가 바깥바람을 쐬러 나온 학생들의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습니다.

대학생 농촌 봉사활동, 이른바 '농활'에 처음 참여해본다는 우석대 신태균 학생은 "수박 씨앗을 심어야 한다고 해서 비교적 쉬운 작업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힘들었다, 농가에서 이렇게 다양하고 고된 일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께서는 어려움이 클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방학도 아닌 학기 중에, 그것도 평일에, 학생들은 어떻게 농활에 참여하게 됐을까요?

바깥보다 최대 10도 이상 높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봉사 활동 중인 대학생.바깥보다 최대 10도 이상 높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봉사 활동 중인 대학생.

■ '농활'을 정식 수업으로…15시간 채우면 1학점"

이 대학생들이 봉사 활동한 농장에서는 비닐하우스 11동에서 수박을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까지는 영농철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와서 일손을 도왔지만, 코 로나19 감염 사태가 터져 모두 떠난 상태입니다.

비닐하우스 11개 동 전체에 수박을 심고, 비료를 주고, 그 외에 각종 영농 자재를 정리하는 일까지 모두 농민 부부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농촌의 일손 부족 현상은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고령화로 일손 구하기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도움까지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올해, 충청북도에서는 7개 시·군 333개 농가가 1,058명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채용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단 한 명도 입국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충북 11개 대학교, 농촌인력지원단 협약

상황이 이렇자 지난 2월, 충북 11개 대학교와 충청북도, 농협, 충북종합자원봉사센터는 '대학생 농촌인력지원단' 업무 협약을 맺었습니다.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가 입국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대학생들의 '농활'로 농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과거 대학생 농활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농활에 참여하는 대학생에게 정식 학점을 인정해주기로 한 겁니다. 우석대학교 김상식 소방행정학과 학과장은 "소방대원을 꿈꾸는 학생들이 농촌 봉사 활동으로 단합도 하고, 소방대원으로서 필요한 지휘 역량을 키울 수 있어 학점을 부여하게 됐다"면서 "15시간의 농활 시간을 채우면 1학점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충북 11개 대학이 학생들에게 이런 '농활 학점'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충청북도와 농협, 자원봉사센터는 4시간 '농활'에 2만 원 정도의 근로 수당과 교통비, 숙박비, 상해보험 가입 등을 지원합니다. 농번기를 맞아 지난 1일에는 충북 충주 건국대, 지난 6일에는 충북 영동 유원대, 그리고 8일엔 우석대에서 수십 명의 학생이 농촌인력지원단으로 봉사했습니다.

지난 2월, 충청북도와 충북 11개 대학교 총장협의회, 충북농협, 충북종합자원봉사센터가 ‘대학생 농촌인력지원단’ 협약을 했다.지난 2월, 충청북도와 충북 11개 대학교 총장협의회, 충북농협, 충북종합자원봉사센터가 ‘대학생 농촌인력지원단’ 협약을 했다.

■ '고령화'에 '코로나19' 이중고…더욱 커진 '농활'의 의미와 가치

과거 대학생의 '농활'은 농촌의 현실을 체험하고 농가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대학교와 자치단체까지 나서 대학생들의 '농활'을 돕고 있습니다. 농촌의 고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최근엔 코로나19까지 겹쳐 농가의 일손 부족이 더욱 큰 사회적 문제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령화 추세 속에, 우리 농촌 곳곳에서 큰 힘이 됐던 외국인 근로자.

유례없는 감염 사태로 잠시 떠난 외국인 근로자의 빈자리를, 지역 사회의 대학생들이 채워주고 있습니다.
  • 농촌 인력난…“농활하면 학점 부여”
    • 입력 2021-04-09 10:33:09
    취재K
충북 진천군의 수박농장에서 우석대학교 학생들이 폐비닐을 수거하고 있다.충북 진천군의 수박농장에서 우석대학교 학생들이 폐비닐을 수거하고 있다.

■ 수박 농장의 대학생 농촌봉사활동

농번기, 일손이 부족한 충북 진천의 한 수박 농장에 반가운 이들이 찾아왔습니다. 농촌 봉사활동에 나선 우석대학교 진천캠퍼스 학생 20여 명입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체온을 재고 손 소독제를 바른 뒤 본격적으로 농사를 도울 수 있었습니다. 폐비닐 수거, 수박 순치기 등 처음 해보는 농사일이 익숙지 않을 법도 한데 학생들은 금방 적응하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해냈습니다.

1시간 일하면 10여 분, 달콤한 휴식 시간이 주어집니다. 봄인데도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다가 바깥바람을 쐬러 나온 학생들의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습니다.

대학생 농촌 봉사활동, 이른바 '농활'에 처음 참여해본다는 우석대 신태균 학생은 "수박 씨앗을 심어야 한다고 해서 비교적 쉬운 작업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힘들었다, 농가에서 이렇게 다양하고 고된 일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께서는 어려움이 클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방학도 아닌 학기 중에, 그것도 평일에, 학생들은 어떻게 농활에 참여하게 됐을까요?

바깥보다 최대 10도 이상 높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봉사 활동 중인 대학생.바깥보다 최대 10도 이상 높은 비닐하우스 안에서 봉사 활동 중인 대학생.

■ '농활'을 정식 수업으로…15시간 채우면 1학점"

이 대학생들이 봉사 활동한 농장에서는 비닐하우스 11동에서 수박을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까지는 영농철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와서 일손을 도왔지만, 코 로나19 감염 사태가 터져 모두 떠난 상태입니다.

비닐하우스 11개 동 전체에 수박을 심고, 비료를 주고, 그 외에 각종 영농 자재를 정리하는 일까지 모두 농민 부부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농촌의 일손 부족 현상은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고령화로 일손 구하기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도움까지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올해, 충청북도에서는 7개 시·군 333개 농가가 1,058명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채용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단 한 명도 입국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충북 11개 대학교, 농촌인력지원단 협약

상황이 이렇자 지난 2월, 충북 11개 대학교와 충청북도, 농협, 충북종합자원봉사센터는 '대학생 농촌인력지원단' 업무 협약을 맺었습니다.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가 입국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대학생들의 '농활'로 농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과거 대학생 농활과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농활에 참여하는 대학생에게 정식 학점을 인정해주기로 한 겁니다. 우석대학교 김상식 소방행정학과 학과장은 "소방대원을 꿈꾸는 학생들이 농촌 봉사 활동으로 단합도 하고, 소방대원으로서 필요한 지휘 역량을 키울 수 있어 학점을 부여하게 됐다"면서 "15시간의 농활 시간을 채우면 1학점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충북 11개 대학이 학생들에게 이런 '농활 학점'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충청북도와 농협, 자원봉사센터는 4시간 '농활'에 2만 원 정도의 근로 수당과 교통비, 숙박비, 상해보험 가입 등을 지원합니다. 농번기를 맞아 지난 1일에는 충북 충주 건국대, 지난 6일에는 충북 영동 유원대, 그리고 8일엔 우석대에서 수십 명의 학생이 농촌인력지원단으로 봉사했습니다.

지난 2월, 충청북도와 충북 11개 대학교 총장협의회, 충북농협, 충북종합자원봉사센터가 ‘대학생 농촌인력지원단’ 협약을 했다.지난 2월, 충청북도와 충북 11개 대학교 총장협의회, 충북농협, 충북종합자원봉사센터가 ‘대학생 농촌인력지원단’ 협약을 했다.

■ '고령화'에 '코로나19' 이중고…더욱 커진 '농활'의 의미와 가치

과거 대학생의 '농활'은 농촌의 현실을 체험하고 농가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대학교와 자치단체까지 나서 대학생들의 '농활'을 돕고 있습니다. 농촌의 고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최근엔 코로나19까지 겹쳐 농가의 일손 부족이 더욱 큰 사회적 문제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령화 추세 속에, 우리 농촌 곳곳에서 큰 힘이 됐던 외국인 근로자.

유례없는 감염 사태로 잠시 떠난 외국인 근로자의 빈자리를, 지역 사회의 대학생들이 채워주고 있습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