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풀면 검은 먼지”…환경미화원 위험한 일터는 현재진행형

입력 2021.04.0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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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은 직업병"…환경미화원 폐질환 우려 ↑

전남 순천시청 소속 환경미화원으로 일했던 서필원 씨는 지난 2017년, 폐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환경미화원으로 일한 지 27년 되던 해였습니다. 이듬해, 서 씨는 일하며 마신 매연과 분진 등이 폐암 발병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산재를 신청했고, 10달 만에 승인을 받았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서 씨처럼 폐암에 걸려 함께 산재를 신청했던 동료는 승인 다음날,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처럼 환경미화원의 폐암이 직업병이라고 인정 받은 사례는 최소 6건. 퇴직한 뒤 폐암으로 숨졌지만 직업병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거나 신청 기한이 지났다는 이유 등으로 아예 산재 신청을 하지 못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환경미화원들은 청소차가 내뿜는 매연이 폐암 발병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디젤엔진 배출가스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폐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입니다. 이밖에도 근로복지공단에서 수행한 연구를 보면 환경미화원들은 이산화질소와 호흡성 분진 등 각종 유해물질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돼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각종 호흡기 질환에 걸릴 우려는 더 커집니다.


■안전대책 이후에도 여전히 위험한 일터

현장에서 만난 환경미화원의 일터는 서 씨가 회상하는 과거의 일터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루 8시간 동안 수거하는 쓰레기만 거의 12톤. 환경미화원들은 제 시간에 일을 끝내기 위해 차 뒷편 발판에 매달려 이동하고, 길가에 놓인 쓰레기 봉투를 빠르게 차에 싣기를 반복했습니다.

환경미화원 A 씨는 일할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고, 목이 아픈 걸 여러 차례 경험했다며 일을 마치고 샤워할 때 코를 풀면 검은 먼지가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걱정되지만 A 씨로선 달리 위험을 줄일 방도는 없습니다.

정부는 지난 2018년, 환경미화원들의 산재 사고에 주목해 <환경미화원 안전 대책>과 지침을 연이어 발표했는데요. 환경미화원의 호흡기 질환을 막기 위해 친환경차 보급과 특수건강검진 도입 등이 꼽혔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일하기 좋은 환경이 됐을까요?

오늘(9일) KBS 1TV '뉴스 9'에서는 <안전한 일터, 건강한 노동을 위해> 첫 순서로 폐질환 위험에 노출돼 있는 환경미화원을 집중 조명합니다. 환경미화원들이 유해물질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 환경미화원들의 폐 상태는 어떤지 정부 연구를 토대로 분석했습니다. 또,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얼마나 지켜졌고 이 대책의 한계와 보완점은 무엇인지도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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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 풀면 검은 먼지”…환경미화원 위험한 일터는 현재진행형
    • 입력 2021-04-09 14:49:40
    취재K

■"폐암은 직업병"…환경미화원 폐질환 우려 ↑

전남 순천시청 소속 환경미화원으로 일했던 서필원 씨는 지난 2017년, 폐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환경미화원으로 일한 지 27년 되던 해였습니다. 이듬해, 서 씨는 일하며 마신 매연과 분진 등이 폐암 발병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며 산재를 신청했고, 10달 만에 승인을 받았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서 씨처럼 폐암에 걸려 함께 산재를 신청했던 동료는 승인 다음날,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처럼 환경미화원의 폐암이 직업병이라고 인정 받은 사례는 최소 6건. 퇴직한 뒤 폐암으로 숨졌지만 직업병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거나 신청 기한이 지났다는 이유 등으로 아예 산재 신청을 하지 못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환경미화원들은 청소차가 내뿜는 매연이 폐암 발병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디젤엔진 배출가스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폐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입니다. 이밖에도 근로복지공단에서 수행한 연구를 보면 환경미화원들은 이산화질소와 호흡성 분진 등 각종 유해물질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돼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각종 호흡기 질환에 걸릴 우려는 더 커집니다.


■안전대책 이후에도 여전히 위험한 일터

현장에서 만난 환경미화원의 일터는 서 씨가 회상하는 과거의 일터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루 8시간 동안 수거하는 쓰레기만 거의 12톤. 환경미화원들은 제 시간에 일을 끝내기 위해 차 뒷편 발판에 매달려 이동하고, 길가에 놓인 쓰레기 봉투를 빠르게 차에 싣기를 반복했습니다.

환경미화원 A 씨는 일할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고, 목이 아픈 걸 여러 차례 경험했다며 일을 마치고 샤워할 때 코를 풀면 검은 먼지가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걱정되지만 A 씨로선 달리 위험을 줄일 방도는 없습니다.

정부는 지난 2018년, 환경미화원들의 산재 사고에 주목해 <환경미화원 안전 대책>과 지침을 연이어 발표했는데요. 환경미화원의 호흡기 질환을 막기 위해 친환경차 보급과 특수건강검진 도입 등이 꼽혔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일하기 좋은 환경이 됐을까요?

오늘(9일) KBS 1TV '뉴스 9'에서는 <안전한 일터, 건강한 노동을 위해> 첫 순서로 폐질환 위험에 노출돼 있는 환경미화원을 집중 조명합니다. 환경미화원들이 유해물질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 환경미화원들의 폐 상태는 어떤지 정부 연구를 토대로 분석했습니다. 또,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얼마나 지켜졌고 이 대책의 한계와 보완점은 무엇인지도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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