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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다”며 무릎 꿇은 김태현… 경찰 조사에선 ‘계획적 범행’ 정황
입력 2021.04.09 (15:19) 수정 2021.04.09 (16:51) 취재K

"이렇게 뻔뻔하게 눈을 뜨고 있는 것도 숨을 쉬고 있는 것도 정말 죄책감이 많이 듭니다."

구속된 지 5일 만에 포토라인에 선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 피의자 김태현은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릎을 꿇은 채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전 경찰 조사 때와는 달리, 오늘(9일) 김태현은 검은색 상·하의를 입고 모자를 쓰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쓰고 있던 마스크도 스스로 벗었습니다.

자신이 준비한 답변을 다 말한 이후에는 고개를 들고 정면을 응시하며 '죄송합니다'란 말만 차분하게 반복했는데요. 이런 태도는 그가 호송차에 올라타기 전까지 계속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카메라를 들이대자 무릎을 꿇고 카메라를 응시를 분명하게 하는 피의자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며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해야지'하는 연습을 꽤 해서 온 사람 같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형적인 사과로는 보이지 않았다"며 김태현에 대한 심도 있는 면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 김태현, 경찰 조사에서 "연락 차단당하자 배신감 느꼈다" 진술

경찰 조사 결과, 김태현은 자신과의 연락을 모두 차단한 첫째 딸에게 원한을 품고 일주일 전부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노원경찰서 관계자는 오늘(9일) 기자간담회에서 "김태현의 일방적인 진술에 기초해 설명드린다"며 "피해자(큰딸)가 김태현의 연락을 차단하고 만나려 하지 않자 이에 대해 화가 나고 배신감을 느껴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태현과 피해자 큰딸은 지난해 온라인 게임을 하다 알게 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몇 차례 함께 게임을 하다 지난해 11월부터 카카오톡 등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았고, 올해 1월에 세 차례 만났습니다. 둘이 마지막으로 만난 건 1월 23일 지인들과 함께한 저녁 식사 자리였고, 다음날인 24일 큰딸은 김태현에게 자신에게 연락하거나 찾아오지 말라고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그날(23일) 말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김태현이 연인 관계가 아니라고 했고, 참고인 조사에서 피해자 지인들도 두 사람이 교제하는 사이는 아니라고 진술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게임을 하면서 마음이 잘 맞았고,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내심 생각으로는 '여자친구로 발전시켰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김태현이 진술한 부분은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달 23일, 김태현이 세 모녀가 사는 아파트 인근 PC방에서 나오는 모습지난달 23일, 김태현이 세 모녀가 사는 아파트 인근 PC방에서 나오는 모습

■ 범행 일주일 전부터 계획..."필요하다면 가족도 죽일 수 있다"

김태현의 범행은 계획적이었습니다. 최소 일주일 전부터 준비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범행을 결심한 김태현은 살해 방법 등을 인터넷으로 검색했고, 자신이 평소에 잘 쓰지 않던 게임 아이디의 닉네임으로 바꾼 뒤 피해자인 큰딸에게 접근해 업무 시간을 알아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23일 오후 마트에서 흉기를 훔친 뒤 퀵서비스 기사를 가장해 아파트로 들어간 뒤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그 시간대에 집에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들어간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게 봐도 무방하다"면서 "범행 당시 여동생에 대해서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상을 특정한 건 아니지만, '혹시 피해자를 살해하는 데 필요하다면 가족들도 죽일 수 있다'고 진술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범행 이후 김태현은 사흘간 자해를 반복하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의식이 돌아오면 집안에 있는 맥주 등 음료를 마시고 재차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할 취지였다고 진술했다"며 "도주 등 완전범죄를 계획한 건 아니라고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경찰은 김태현이 큰딸에게 한 행위에 대해 '스토킹 범죄'라고 규정했습니다. 다만, 스토킹 처벌법이 9월에 시행되는 점을 고려해, 현재 최대한 적용할 수 있는 법을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오늘(9일) 김태현에게 살인과 절도, 주거침입, 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 정보통신망 침해 등 5개 혐의를 적용해 서울북부지검에 구속 송치했습니다.

이제 경찰은 김태현에게 또 다른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지 다시 검토할 예정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각종 영장 집행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다른 사람을 괴롭힌 부분이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며 "이틀간 진행한 프로파일러 면담 자료에 대해서도 분석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이코패스 검사도 오늘부터 진행됩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 적용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할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죄송하다”며 무릎 꿇은 김태현… 경찰 조사에선 ‘계획적 범행’ 정황
    • 입력 2021-04-09 15:19:08
    • 수정2021-04-09 16:51:57
    취재K

"이렇게 뻔뻔하게 눈을 뜨고 있는 것도 숨을 쉬고 있는 것도 정말 죄책감이 많이 듭니다."

구속된 지 5일 만에 포토라인에 선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 피의자 김태현은 유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릎을 꿇은 채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전 경찰 조사 때와는 달리, 오늘(9일) 김태현은 검은색 상·하의를 입고 모자를 쓰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쓰고 있던 마스크도 스스로 벗었습니다.

자신이 준비한 답변을 다 말한 이후에는 고개를 들고 정면을 응시하며 '죄송합니다'란 말만 차분하게 반복했는데요. 이런 태도는 그가 호송차에 올라타기 전까지 계속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카메라를 들이대자 무릎을 꿇고 카메라를 응시를 분명하게 하는 피의자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며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해야지'하는 연습을 꽤 해서 온 사람 같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형적인 사과로는 보이지 않았다"며 김태현에 대한 심도 있는 면담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 김태현, 경찰 조사에서 "연락 차단당하자 배신감 느꼈다" 진술

경찰 조사 결과, 김태현은 자신과의 연락을 모두 차단한 첫째 딸에게 원한을 품고 일주일 전부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노원경찰서 관계자는 오늘(9일) 기자간담회에서 "김태현의 일방적인 진술에 기초해 설명드린다"며 "피해자(큰딸)가 김태현의 연락을 차단하고 만나려 하지 않자 이에 대해 화가 나고 배신감을 느껴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태현과 피해자 큰딸은 지난해 온라인 게임을 하다 알게 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몇 차례 함께 게임을 하다 지난해 11월부터 카카오톡 등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았고, 올해 1월에 세 차례 만났습니다. 둘이 마지막으로 만난 건 1월 23일 지인들과 함께한 저녁 식사 자리였고, 다음날인 24일 큰딸은 김태현에게 자신에게 연락하거나 찾아오지 말라고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그날(23일) 말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김태현이 연인 관계가 아니라고 했고, 참고인 조사에서 피해자 지인들도 두 사람이 교제하는 사이는 아니라고 진술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게임을 하면서 마음이 잘 맞았고,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내심 생각으로는 '여자친구로 발전시켰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김태현이 진술한 부분은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달 23일, 김태현이 세 모녀가 사는 아파트 인근 PC방에서 나오는 모습지난달 23일, 김태현이 세 모녀가 사는 아파트 인근 PC방에서 나오는 모습

■ 범행 일주일 전부터 계획..."필요하다면 가족도 죽일 수 있다"

김태현의 범행은 계획적이었습니다. 최소 일주일 전부터 준비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범행을 결심한 김태현은 살해 방법 등을 인터넷으로 검색했고, 자신이 평소에 잘 쓰지 않던 게임 아이디의 닉네임으로 바꾼 뒤 피해자인 큰딸에게 접근해 업무 시간을 알아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23일 오후 마트에서 흉기를 훔친 뒤 퀵서비스 기사를 가장해 아파트로 들어간 뒤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그 시간대에 집에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들어간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게 봐도 무방하다"면서 "범행 당시 여동생에 대해서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상을 특정한 건 아니지만, '혹시 피해자를 살해하는 데 필요하다면 가족들도 죽일 수 있다'고 진술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범행 이후 김태현은 사흘간 자해를 반복하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의식이 돌아오면 집안에 있는 맥주 등 음료를 마시고 재차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할 취지였다고 진술했다"며 "도주 등 완전범죄를 계획한 건 아니라고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경찰은 김태현이 큰딸에게 한 행위에 대해 '스토킹 범죄'라고 규정했습니다. 다만, 스토킹 처벌법이 9월에 시행되는 점을 고려해, 현재 최대한 적용할 수 있는 법을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오늘(9일) 김태현에게 살인과 절도, 주거침입, 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 정보통신망 침해 등 5개 혐의를 적용해 서울북부지검에 구속 송치했습니다.

이제 경찰은 김태현에게 또 다른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지 다시 검토할 예정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각종 영장 집행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다른 사람을 괴롭힌 부분이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며 "이틀간 진행한 프로파일러 면담 자료에 대해서도 분석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이코패스 검사도 오늘부터 진행됩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 적용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할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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