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현 SM그룹 회장, 농업법인 앞세워 신도시 주변 땅 매입

입력 2021.04.10 (06:13) 수정 2021.04.1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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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가 3기 신도시 예정 부지와 경계 밖 500미터까지의 토지대장, 2만 3천여 건을 전수 분석했는데요,

우리나라 상장사 등기임원 1만 3천 명 중에 47명이 3기 신도시 부지와 외곽에 땅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중 유별난 한 그룹 회장님의 땅 투자법, 우한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양창릉 신도시 예정지 근처 임야. 나무가 앙상하게 말라 죽어갑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냄새 맡아보니까 구멍 뚫어서 누가 제초제를 집어넣어서 죽인 거야."]

주민들은 땅 주인 측을 의심합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감히 남의 땅 나무를 죽이겠습니까. 다 이게 관리인들이 하는 짓이지."]

땅 주인은 우오현 SM그룹 회장.

53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순위 38위 신흥 재벌입니다.

우 회장은 인근 땅 3필지를 더 사들였는데 2019년 5월, 고양창릉이 신도시 부지로 선정됐습니다.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소문은 2016년도부터 여기가 개발이 된다, 수용이 된다, 이런 말들은 있었어요."]

우 회장에게 땅을 판 건 삼라농원이란 농업법인, 주소지를 가보니 SM그룹이 나옵니다.

[SM경남기업 직원/음성변조 : "(경남기업 회계팀 직원이라면서요.) 네 맞아요. (그런데 삼라농원 토지 매매 현황을 알고 계세요?) 장부를 제가 관리하니까요."]

SM그룹 계열사로 대표와 감사가 우 회장 딸들입니다.

["삼라농원에서 땅을 왜 그렇게 많이 사셨는지 잠깐 얘기할 수 있을까요? 아버님 농사 짓나요?"]

SM그룹 측은 뒤늦게 "조경사업 허가가 나지 않아 우 회장에게 개인 텃밭 용도로 땅을 판 것"이라고 밝혀왔습니다.

또 "삼라농원은 정상적으로 농업경영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삼라농원이 보유한 수도권 임야와 농지 3곳을 찾았지만, 아무런 흔적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건설회사라고 하시니 그분이 농사지을 것도 아닌 것 같고. 주인이세요? 하니 그건 아니래. 관리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취재 결과 삼라농원의 땅은 전국에 걸쳐 있었습니다.

확인한 것만 7만 4천여 제곱미터에 이릅니다.

[임영환/경실련 농업개혁위원 : "적은 비용으로 농업회사법인을 지배함으로써, (개인이) 농업회사 법인이 갖고 있는 농지까지 실질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우 회장은 별도로 개인 농지 30여 필지도 보유중입니다.

SM그룹은 "우 회장이 부정기적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촬영기자:최재혁/영상편집:하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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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오현 SM그룹 회장, 농업법인 앞세워 신도시 주변 땅 매입
    • 입력 2021-04-10 06:13:00
    • 수정2021-04-10 08: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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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가 3기 신도시 예정 부지와 경계 밖 500미터까지의 토지대장, 2만 3천여 건을 전수 분석했는데요,

우리나라 상장사 등기임원 1만 3천 명 중에 47명이 3기 신도시 부지와 외곽에 땅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중 유별난 한 그룹 회장님의 땅 투자법, 우한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양창릉 신도시 예정지 근처 임야. 나무가 앙상하게 말라 죽어갑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냄새 맡아보니까 구멍 뚫어서 누가 제초제를 집어넣어서 죽인 거야."]

주민들은 땅 주인 측을 의심합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감히 남의 땅 나무를 죽이겠습니까. 다 이게 관리인들이 하는 짓이지."]

땅 주인은 우오현 SM그룹 회장.

53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순위 38위 신흥 재벌입니다.

우 회장은 인근 땅 3필지를 더 사들였는데 2019년 5월, 고양창릉이 신도시 부지로 선정됐습니다.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소문은 2016년도부터 여기가 개발이 된다, 수용이 된다, 이런 말들은 있었어요."]

우 회장에게 땅을 판 건 삼라농원이란 농업법인, 주소지를 가보니 SM그룹이 나옵니다.

[SM경남기업 직원/음성변조 : "(경남기업 회계팀 직원이라면서요.) 네 맞아요. (그런데 삼라농원 토지 매매 현황을 알고 계세요?) 장부를 제가 관리하니까요."]

SM그룹 계열사로 대표와 감사가 우 회장 딸들입니다.

["삼라농원에서 땅을 왜 그렇게 많이 사셨는지 잠깐 얘기할 수 있을까요? 아버님 농사 짓나요?"]

SM그룹 측은 뒤늦게 "조경사업 허가가 나지 않아 우 회장에게 개인 텃밭 용도로 땅을 판 것"이라고 밝혀왔습니다.

또 "삼라농원은 정상적으로 농업경영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삼라농원이 보유한 수도권 임야와 농지 3곳을 찾았지만, 아무런 흔적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건설회사라고 하시니 그분이 농사지을 것도 아닌 것 같고. 주인이세요? 하니 그건 아니래. 관리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취재 결과 삼라농원의 땅은 전국에 걸쳐 있었습니다.

확인한 것만 7만 4천여 제곱미터에 이릅니다.

[임영환/경실련 농업개혁위원 : "적은 비용으로 농업회사법인을 지배함으로써, (개인이) 농업회사 법인이 갖고 있는 농지까지 실질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우 회장은 별도로 개인 농지 30여 필지도 보유중입니다.

SM그룹은 "우 회장이 부정기적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촬영기자:최재혁/영상편집:하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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