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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법인 뒤에 숨은 투기자본, 전국서 수백억 땅 투기
입력 2021.04.10 (07:11) 수정 2021.04.10 (07:30) 뉴스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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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업법인은 농업인 출자비율이 10% 이상이면 설립할 수 있는데, 농지를 자유롭게 살수 있고,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이 면제되는 혜택이 주어집니다.

그런데 KBS가 확인해보니 지난 10년 동안 이런 농업법인 25곳이 3기 신도시 8곳 주변에 땅을 사들였습니다.

축구장 20개 넓이였습니다.

이 회사들, 농사를 지을까요?

농업법인의 실체, 최은진 기자가 추적해 봤습니다.

[리포트]

남양주 왕숙 신도시 부지에 위치한 한 야구장.

신도시 선정 뒤인 2019년 11월, 대한영농영림이라는 영농법인이 사들였습니다.

광명시흥과 하남교산 지구의 논밭도 잇따라 샀습니다.

2019년 3월부터 신도시 3곳에서 19개 필지, 1만 8천여 제곱미터를 집중 매입했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경기도 파주와 평택, 충남 아산, 충북 청주와 울산과 대구까지, 주로 산업단지 예정 부지를 매입했습니다.

자산 규모로 290억 원에 이릅니다.

그런데 이 회사, 2019년 농업 경영으로 올린 매출이 고작 1,700만 원입니다.

[김남근/참여연대 정책위원 : "대부분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사들인 회사라면 매출액은 거의 없는 거죠. 땅만 사두고 있고 실제로는 고수익의 무슨 영농을 하고 있는 것들이 아니니까."]

무슨 돈으로 수 백억 원대 땅을 샀을까.

감사보고서를 확인해 보니, 농업법인 대표가 감사로 있는 경영컨설팅 회사에서 125억 원이 넘는 돈을 빌렸습니다.

농업법인 뒤에 숨은 돈줄, 컨설팅 회사를 찾아가 봤습니다.

[컨설팅회사 대표/음성변조 : "(토지 투자 관련해서 이제 취재를 하고 있는데...) 그런 얘기 하면 안 해요. 다 나가세요. 아니, 나가세요."]

땅 이야기가 나오자 갑자기 쫓아내더니,

[컨설팅회사 대표/음성변조 : "(대한영농영림에 장기차입금 주셨잖아요.) 이거 카메라!"]

사무실 밖으로 뛰어 나갑니다.

[컨설팅회사 대표/음성변조 : "(영농회사를 통해서 부동산 수익을 내시는 거예요?) 아닙니다, 몰라요. (뭔지 모르는 회사한테 그렇게 돈을 오랫동안 빌려주세요?) 나중에 변호사한테 얘기할 테니까."]

결국 아무 답도 하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농업법인에 역시 거액을 빌려준 자산운용사에서 일부 사정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음성변조 : "대지나 잡종지는 여기서 (경영 컨설팅사) 매입을 하고 농지일 경우에는 대한영농영림에서 매입을 하는 걸로 제가 알고 있어요."]

농지를 맘대로 살 수 있고 세금 혜택까지 받는 영농법인을 투기자본이 이용하는 셈입니다.

[김남근/참여연대 정책위원 : "(농지가) 개발만 되면 큰 투기 수익을 얻는 구조라는 것들이 알려지면서 전문적으로 자본 시장에서 활약해야 할 회사들이 농지 투기에까지 진출하게 되는 것이죠."]

감사원 조사 결과, 최근 3년간 농업 대신 부동산 매매 등 다른 사업을 하는 가짜 영농법인은 482곳에 달했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영상편집:하동우
  • 농업법인 뒤에 숨은 투기자본, 전국서 수백억 땅 투기
    • 입력 2021-04-10 07:11:49
    • 수정2021-04-10 07:30:39
    뉴스광장
[앵커]

농업법인은 농업인 출자비율이 10% 이상이면 설립할 수 있는데, 농지를 자유롭게 살수 있고,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이 면제되는 혜택이 주어집니다.

그런데 KBS가 확인해보니 지난 10년 동안 이런 농업법인 25곳이 3기 신도시 8곳 주변에 땅을 사들였습니다.

축구장 20개 넓이였습니다.

이 회사들, 농사를 지을까요?

농업법인의 실체, 최은진 기자가 추적해 봤습니다.

[리포트]

남양주 왕숙 신도시 부지에 위치한 한 야구장.

신도시 선정 뒤인 2019년 11월, 대한영농영림이라는 영농법인이 사들였습니다.

광명시흥과 하남교산 지구의 논밭도 잇따라 샀습니다.

2019년 3월부터 신도시 3곳에서 19개 필지, 1만 8천여 제곱미터를 집중 매입했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경기도 파주와 평택, 충남 아산, 충북 청주와 울산과 대구까지, 주로 산업단지 예정 부지를 매입했습니다.

자산 규모로 290억 원에 이릅니다.

그런데 이 회사, 2019년 농업 경영으로 올린 매출이 고작 1,700만 원입니다.

[김남근/참여연대 정책위원 : "대부분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사들인 회사라면 매출액은 거의 없는 거죠. 땅만 사두고 있고 실제로는 고수익의 무슨 영농을 하고 있는 것들이 아니니까."]

무슨 돈으로 수 백억 원대 땅을 샀을까.

감사보고서를 확인해 보니, 농업법인 대표가 감사로 있는 경영컨설팅 회사에서 125억 원이 넘는 돈을 빌렸습니다.

농업법인 뒤에 숨은 돈줄, 컨설팅 회사를 찾아가 봤습니다.

[컨설팅회사 대표/음성변조 : "(토지 투자 관련해서 이제 취재를 하고 있는데...) 그런 얘기 하면 안 해요. 다 나가세요. 아니, 나가세요."]

땅 이야기가 나오자 갑자기 쫓아내더니,

[컨설팅회사 대표/음성변조 : "(대한영농영림에 장기차입금 주셨잖아요.) 이거 카메라!"]

사무실 밖으로 뛰어 나갑니다.

[컨설팅회사 대표/음성변조 : "(영농회사를 통해서 부동산 수익을 내시는 거예요?) 아닙니다, 몰라요. (뭔지 모르는 회사한테 그렇게 돈을 오랫동안 빌려주세요?) 나중에 변호사한테 얘기할 테니까."]

결국 아무 답도 하지 않고 사라졌습니다.

농업법인에 역시 거액을 빌려준 자산운용사에서 일부 사정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음성변조 : "대지나 잡종지는 여기서 (경영 컨설팅사) 매입을 하고 농지일 경우에는 대한영농영림에서 매입을 하는 걸로 제가 알고 있어요."]

농지를 맘대로 살 수 있고 세금 혜택까지 받는 영농법인을 투기자본이 이용하는 셈입니다.

[김남근/참여연대 정책위원 : "(농지가) 개발만 되면 큰 투기 수익을 얻는 구조라는 것들이 알려지면서 전문적으로 자본 시장에서 활약해야 할 회사들이 농지 투기에까지 진출하게 되는 것이죠."]

감사원 조사 결과, 최근 3년간 농업 대신 부동산 매매 등 다른 사업을 하는 가짜 영농법인은 482곳에 달했습니다.

KBS 뉴스 최은진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영상편집:하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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