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도쿄 올림픽 불참”…고난의 행군 재개

입력 2021.04.10 (07:50) 수정 2021.04.1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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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북의 창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북한이 오는 7월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코로나19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내세웠는데요.

도쿄 올림픽을 통해 한반도 정세 전환을 노리며 '제2의 평창'을 구상하던 우리 정부로선 주요 계기를 하나 놓치게 됐습니다.

빗장을 걸어 잠근 북한은 '고난의 행군'이란 표현까지 다시 사용하며 대북제재 극복을 다짐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하던 날.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KTX를 타고 강원도 진부역에 도착했습니다.

개막식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눈 김여정 부부장.

문 대통령 내외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경기도 관람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는 그야말로 해빙기를 맞게 됩니다.

남북은 도쿄 올림픽에 단일팀을 내보내고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 개최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조선중앙TV/2018년 3월 : "얼어붙었던 북남 관계가 올림픽을 계기로 극적인 해빙기를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공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초 지난해 열릴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7월로 연기됐습니다.

성화 봉송도 지난달 25일 시작됐습니다.

우리 정부는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꽉 막힌 남북 관계를 개선시켜 평창의 영광을 재연할 계획이었습니다.

[제102주년 3·1절 기념연설 : "올해 열리게 될 도쿄 올림픽은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그리고 북미 간의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일본 정부도 이번 올림픽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물꼬를 튼다는 구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총리/3월 26일 : "납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김여정과 만날) 겁니다. 납치 문제 해결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일 양국의 기대는 수포가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북한 체육성이 '조선체육'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쿄 올림픽에 불참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결정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최영삼/외교부 대변인/4월 6일 : "올림픽은 세계 평화의 제전인 만큼 앞으로 시간이 남아 있으며, 북한이 참여하기를 기대합니다."]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달 25일 평양에서 열린 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도쿄 올림픽 불참을 결정했습니다.

열흘이 넘게 흘러 지난 6일에서야 불참 사실을 외부에 공개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대북 독자 제재를 2년 연장하기로 결정한 날이자 4.7 재보궐 선거 하루 전날이었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일본에선 스가 총리가 보궐선거도 앞두고 있고 자민당 총재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이기 때문에 스가 총리로선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정치적 성과가 절박한 상황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선올림픽위원회의 불참 결정을 대외적으로 알림으로서 이러한 일본의 초조함을 자극하고자 하는 그런 의도도 어느 정도 엿보인다고 봅니다."]

북한의 하계올림픽 불참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3년 만입니다.

북한의 올림픽 유망주들도 메달의 꿈을 접어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에는 우리 시간으로 지난 3일 열린 한미일 3국 안보실장 회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회담 결과를 지켜보며 불참 발표 시기를 저울질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인데요.

동맹국을 중시하는 미국의 외교 전략을 흔들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미일 3국 안보실장이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모인 자리.

3국 간 조율된 협력을 통해 북핵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미 백악관은 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의 완전한 이행도 강조했습니다.

[서훈/청와대 국가안보실장/현지 시각 4월 2일 : "한미일은 북핵 문제의 시급성과 외교적 해결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고, 북미 협상의 조기 재개를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는 데 대해서 뜻을 같이했습니다."]

비슷한 시각,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남부 도시 샤먼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만났습니다.

양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과 이를 위한 비핵화가 공동 목표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왕이 부장은 북핵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원칙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정의용/외교부 장관/4월 3일 : "(중국에) 건설적 역할 계속해 달라고 요청했고, 중국도 자기들이 할 수 있는 협력을 적극적으로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대북제재 이행을 철저히 강조하는 미국과 북한을 더 옥죄지 말라는 중국의 입장 차가 분명히 드러난 상황.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북핵 문제에 있어 다자주의 해법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관련국들이 비핵화의 공통분모를 확인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과거에 우리가 했던 6자 회담이나 남북미중의 4자 회담과 같은 다자 플랫폼을 통해서 북한 문제를 다뤄 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로서도 이러한 소다자 외교를 강화함으로써 북핵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의지를 강화하고 그것을 대외적으로 과시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평양에선 노동당 세포비서대회가 열렸습니다.

노동당 세포, 이게 무슨 뜻인지 궁금하실 텐데요.

노동당 세포는 5명에서 30명 사이로 구성된 최말단 조직이고, 세포 비서는 이 조직의 책임자를 뜻합니다.

만 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대회장에 들어섭니다.

거리 두기도 하지 않고 빽빽하게 모여 앉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경제사업, 인민 생활 등 모든 분야의 발전이 당 세포들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4월 6일 : "세포비서 동지들! 우리 당의 강화와 혁명 발전에 있어서 중요한 고비와도 같은 관건적인 시기에 동지들이 맡고 있는 임무는 대단히 무겁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전면에 나서 위상을 재확인했습니다.

조용원 비서는 보고를 통해 반사회주의 근절과 부정과의 투쟁을 강조했습니다.

최일선에서 주민들을 접촉하는 당 세포비서들을 모아 놓고 기강 잡기에 나선 모습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북한이 빗장을 걸어 잠글수록 민생경제가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고요. 민생경제의 불안정이 정치적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김 위원장은 세포비서대회 폐회사에서 당 중앙위원회부터 세포 비서들까지 '더 간고한 고난의 행군'을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어디에도 기대를 걸거나 바라볼 것이 없다"고도 했습니다.

대북제재 완화를 기대하지 말고 내부 자력갱생을 통해 경제난을 타개하겠다는 절박한 인식이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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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10 07:50:31
    • 수정2021-04-10 10:04:53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북의 창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북한이 오는 7월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코로나19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내세웠는데요.

도쿄 올림픽을 통해 한반도 정세 전환을 노리며 '제2의 평창'을 구상하던 우리 정부로선 주요 계기를 하나 놓치게 됐습니다.

빗장을 걸어 잠근 북한은 '고난의 행군'이란 표현까지 다시 사용하며 대북제재 극복을 다짐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하던 날.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KTX를 타고 강원도 진부역에 도착했습니다.

개막식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눈 김여정 부부장.

문 대통령 내외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경기도 관람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는 그야말로 해빙기를 맞게 됩니다.

남북은 도쿄 올림픽에 단일팀을 내보내고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 개최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조선중앙TV/2018년 3월 : "얼어붙었던 북남 관계가 올림픽을 계기로 극적인 해빙기를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공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초 지난해 열릴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7월로 연기됐습니다.

성화 봉송도 지난달 25일 시작됐습니다.

우리 정부는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꽉 막힌 남북 관계를 개선시켜 평창의 영광을 재연할 계획이었습니다.

[제102주년 3·1절 기념연설 : "올해 열리게 될 도쿄 올림픽은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그리고 북미 간의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일본 정부도 이번 올림픽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물꼬를 튼다는 구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총리/3월 26일 : "납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김여정과 만날) 겁니다. 납치 문제 해결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일 양국의 기대는 수포가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북한 체육성이 '조선체육'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쿄 올림픽에 불참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결정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최영삼/외교부 대변인/4월 6일 : "올림픽은 세계 평화의 제전인 만큼 앞으로 시간이 남아 있으며, 북한이 참여하기를 기대합니다."]

북한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달 25일 평양에서 열린 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도쿄 올림픽 불참을 결정했습니다.

열흘이 넘게 흘러 지난 6일에서야 불참 사실을 외부에 공개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대북 독자 제재를 2년 연장하기로 결정한 날이자 4.7 재보궐 선거 하루 전날이었습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일본에선 스가 총리가 보궐선거도 앞두고 있고 자민당 총재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이기 때문에 스가 총리로선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 정치적 성과가 절박한 상황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선올림픽위원회의 불참 결정을 대외적으로 알림으로서 이러한 일본의 초조함을 자극하고자 하는 그런 의도도 어느 정도 엿보인다고 봅니다."]

북한의 하계올림픽 불참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3년 만입니다.

북한의 올림픽 유망주들도 메달의 꿈을 접어야 할 처지가 됐습니다.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에는 우리 시간으로 지난 3일 열린 한미일 3국 안보실장 회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회담 결과를 지켜보며 불참 발표 시기를 저울질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인데요.

동맹국을 중시하는 미국의 외교 전략을 흔들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미일 3국 안보실장이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모인 자리.

3국 간 조율된 협력을 통해 북핵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미 백악관은 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의 완전한 이행도 강조했습니다.

[서훈/청와대 국가안보실장/현지 시각 4월 2일 : "한미일은 북핵 문제의 시급성과 외교적 해결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고, 북미 협상의 조기 재개를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는 데 대해서 뜻을 같이했습니다."]

비슷한 시각,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남부 도시 샤먼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을 만났습니다.

양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과 이를 위한 비핵화가 공동 목표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왕이 부장은 북핵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원칙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정의용/외교부 장관/4월 3일 : "(중국에) 건설적 역할 계속해 달라고 요청했고, 중국도 자기들이 할 수 있는 협력을 적극적으로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대북제재 이행을 철저히 강조하는 미국과 북한을 더 옥죄지 말라는 중국의 입장 차가 분명히 드러난 상황.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북핵 문제에 있어 다자주의 해법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관련국들이 비핵화의 공통분모를 확인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앞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과거에 우리가 했던 6자 회담이나 남북미중의 4자 회담과 같은 다자 플랫폼을 통해서 북한 문제를 다뤄 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로서도 이러한 소다자 외교를 강화함으로써 북핵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의지를 강화하고 그것을 대외적으로 과시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평양에선 노동당 세포비서대회가 열렸습니다.

노동당 세포, 이게 무슨 뜻인지 궁금하실 텐데요.

노동당 세포는 5명에서 30명 사이로 구성된 최말단 조직이고, 세포 비서는 이 조직의 책임자를 뜻합니다.

만 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고 대회장에 들어섭니다.

거리 두기도 하지 않고 빽빽하게 모여 앉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경제사업, 인민 생활 등 모든 분야의 발전이 당 세포들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4월 6일 : "세포비서 동지들! 우리 당의 강화와 혁명 발전에 있어서 중요한 고비와도 같은 관건적인 시기에 동지들이 맡고 있는 임무는 대단히 무겁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전면에 나서 위상을 재확인했습니다.

조용원 비서는 보고를 통해 반사회주의 근절과 부정과의 투쟁을 강조했습니다.

최일선에서 주민들을 접촉하는 당 세포비서들을 모아 놓고 기강 잡기에 나선 모습입니다.

[성기영/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 "북한이 빗장을 걸어 잠글수록 민생경제가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고요. 민생경제의 불안정이 정치적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김 위원장은 세포비서대회 폐회사에서 당 중앙위원회부터 세포 비서들까지 '더 간고한 고난의 행군'을 결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어디에도 기대를 걸거나 바라볼 것이 없다"고도 했습니다.

대북제재 완화를 기대하지 말고 내부 자력갱생을 통해 경제난을 타개하겠다는 절박한 인식이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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