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민족해방군 사령관 “미얀마 군정과 싸우려면…”

입력 2021.04.10 (22:11) 수정 2021.04.1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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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얀마에선 군부의 폭력으로 죽은 사망자가 600명을 넘었습니다.

미얀마 시민들을 비롯한 반 쿠데타 진영이 소수민족반군과 연방군 창설을 계획하자, 미얀마군은 즉각 소수민족 주거지를 공습하고 있는데요.

소수민족들의 고통스런 피난생활이 또 시작됐습니다.

KBS 김원장특파원이 태국과 미얀마 국경에서 카렌민족해방군 사령관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나흘째 공습이 계속됐습니다.

집은 불타고. 주민들은 목숨을 걸고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미얀마 군정은 소수민족 반군이 반 쿠데타 진영과 연대움직임을 보이자 반군 주거지역을 집중 공습했습니다.

지역 병원에는 화상환자들이 밀려 들었습니다.

[나 에 타/미얀마 카렌족 : "부모님은 정신없이 밀림으로 뛰어갔어요 부상이 심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직 밀림에 있어요."]

가장 큰 소수민족인 카렌족은 밀림으로 또 강으로 흩어졌습니다.

사지를 뚫고 나온 흔적들이 여기저기 눈에 띕니다.

아이들도 공습을 피하진 못했습니다.

["비닐천을 덮어서, 바위 밑이 너무 더워요. 너무 비참하고 괴롭습니다."]

상당수 카렌족이 태국 국경으로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태국 정부는 당초 이들을 받아주기로 했지만...

[태국 매홍손 주지사 : "자연스럽게 이들(카렌족)이 상황을 이해하고 안심했구요,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마을로 돌아갔습니다."]

태국 정부가 입장을 바꾸면서, 만2천여명의 카렌족이 오갈 곳이 없어졌습니다.

정부에게 버림받고, 집까지 잃은 사람들, 분쟁의 고통은 늘 여성과 아이들...약자들에게 더 크게 찾아옵니다.

30여개의 소수민족이 사는 미얀마에는 그만큼 독립을 위해 싸우는 반군도 많습니다.

가장 규모가 큰 카렌민족해방군(KNLA)은 10만명 가까운 병력을 갖고 있습니다.

북쪽의 샨족 반군...

그리고 카친 반군(KIA)까지 모두 힘을 합쳐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정에 맞설 계획입니다.

강건너는 미얀마땅, 강을 건너오면 바로 태국입니다.

한 남성이 카렌민족해방군의 호위를 받으며 강을 건너 태국으로 넘어왔습니다.

태국군과 미얀마군이 모두 쫓고 있는 카렌 민족해방군(KNLA)의 소포도사령관입니다.

그는 최근 미얀마군과 교전이 격화되고 있고, 자신도 쿠데타 이후 13명의 병사를 잃었다고 했습니다.

그가 보여준 공습 직후 영상은 매우 참혹했습니다.

곳곳에 공습에 죽은 주민들의 시신이 보입니다.

[소포도 사령관 : "(영상속의 남성이) 내가 죽는다고 해도 끝까지 (미얀마 군정과) 싸우겠다고 하는 겁니다. 우리 3여단을 공습하려고 했는데, 주민 8명만 죽었습니다."]

소포도사령관은 카렌민족이 죽어가고 있다며 한국인들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소포도 사령관 : "어떤 방식으로도 한국인과 한국정부가 우리 카렌민족을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반 쿠데타 진영의 연대가 가시화되면서 미얀마 남부지역에선 카렌민족해방군이 무장한 채 시위대를 호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수민족 반군과 반 쿠데타 진영과의 연대에는 여전히 수많은 걸림돌이 남아 있습니다.

소수민족들은 미국식 연방자치를 원하지만 미얀마 중앙정부는 이를 외면해 왔습니다.

실제 아웅산 수치 정부도 2015년 집권이후 소수민족의 자치권 강화약속을 사실상 지키지 않았습니다.

소수민족 반군들이 이 싸움에 참전하는 것을 주저하는 이윱니다.

[타르 세인/카렌주정부 장관 : "연방정부대표위원회(CRPH)도 합법적인건 아닙니다."]

[소포도 카렌민족해방군 사령관 : "소수민족 대표들이 논의를 하고 있으니까 제가 언급할 문제는 아닙니다."]

["설령 소수민족 반군과 반 쿠테다 진영이 힘을 합친다고 해도, 실전에 익숙한 50만 미얀마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싸움이 내전으로 이어져, 수많은 희생자를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이때문입니다.

국제사회가 이렇다할 답을 못찾고 있는 가운데, 미얀마 군정의 유혈진압은 시민을 향한 테러로 바뀌고 있습니다.

반 쿠데타 진영과 소수민족 반군이 힘을 합치려면 70년된 여러 민족들의 이해관계를 풀어야합니다.

미얀마의 봄을 위해 버마족과 소수민족 반군은 연대의 깃발을 들 수 있을지, 미얀마에서는 오늘도 시민들이 죽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태국과 미얀마 국경도시 매솟에서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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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렌민족해방군 사령관 “미얀마 군정과 싸우려면…”
    • 입력 2021-04-10 22:11:04
    • 수정2021-04-10 22:35:52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미얀마에선 군부의 폭력으로 죽은 사망자가 600명을 넘었습니다.

미얀마 시민들을 비롯한 반 쿠데타 진영이 소수민족반군과 연방군 창설을 계획하자, 미얀마군은 즉각 소수민족 주거지를 공습하고 있는데요.

소수민족들의 고통스런 피난생활이 또 시작됐습니다.

KBS 김원장특파원이 태국과 미얀마 국경에서 카렌민족해방군 사령관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나흘째 공습이 계속됐습니다.

집은 불타고. 주민들은 목숨을 걸고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미얀마 군정은 소수민족 반군이 반 쿠데타 진영과 연대움직임을 보이자 반군 주거지역을 집중 공습했습니다.

지역 병원에는 화상환자들이 밀려 들었습니다.

[나 에 타/미얀마 카렌족 : "부모님은 정신없이 밀림으로 뛰어갔어요 부상이 심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직 밀림에 있어요."]

가장 큰 소수민족인 카렌족은 밀림으로 또 강으로 흩어졌습니다.

사지를 뚫고 나온 흔적들이 여기저기 눈에 띕니다.

아이들도 공습을 피하진 못했습니다.

["비닐천을 덮어서, 바위 밑이 너무 더워요. 너무 비참하고 괴롭습니다."]

상당수 카렌족이 태국 국경으로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태국 정부는 당초 이들을 받아주기로 했지만...

[태국 매홍손 주지사 : "자연스럽게 이들(카렌족)이 상황을 이해하고 안심했구요,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마을로 돌아갔습니다."]

태국 정부가 입장을 바꾸면서, 만2천여명의 카렌족이 오갈 곳이 없어졌습니다.

정부에게 버림받고, 집까지 잃은 사람들, 분쟁의 고통은 늘 여성과 아이들...약자들에게 더 크게 찾아옵니다.

30여개의 소수민족이 사는 미얀마에는 그만큼 독립을 위해 싸우는 반군도 많습니다.

가장 규모가 큰 카렌민족해방군(KNLA)은 10만명 가까운 병력을 갖고 있습니다.

북쪽의 샨족 반군...

그리고 카친 반군(KIA)까지 모두 힘을 합쳐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정에 맞설 계획입니다.

강건너는 미얀마땅, 강을 건너오면 바로 태국입니다.

한 남성이 카렌민족해방군의 호위를 받으며 강을 건너 태국으로 넘어왔습니다.

태국군과 미얀마군이 모두 쫓고 있는 카렌 민족해방군(KNLA)의 소포도사령관입니다.

그는 최근 미얀마군과 교전이 격화되고 있고, 자신도 쿠데타 이후 13명의 병사를 잃었다고 했습니다.

그가 보여준 공습 직후 영상은 매우 참혹했습니다.

곳곳에 공습에 죽은 주민들의 시신이 보입니다.

[소포도 사령관 : "(영상속의 남성이) 내가 죽는다고 해도 끝까지 (미얀마 군정과) 싸우겠다고 하는 겁니다. 우리 3여단을 공습하려고 했는데, 주민 8명만 죽었습니다."]

소포도사령관은 카렌민족이 죽어가고 있다며 한국인들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소포도 사령관 : "어떤 방식으로도 한국인과 한국정부가 우리 카렌민족을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반 쿠데타 진영의 연대가 가시화되면서 미얀마 남부지역에선 카렌민족해방군이 무장한 채 시위대를 호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수민족 반군과 반 쿠데타 진영과의 연대에는 여전히 수많은 걸림돌이 남아 있습니다.

소수민족들은 미국식 연방자치를 원하지만 미얀마 중앙정부는 이를 외면해 왔습니다.

실제 아웅산 수치 정부도 2015년 집권이후 소수민족의 자치권 강화약속을 사실상 지키지 않았습니다.

소수민족 반군들이 이 싸움에 참전하는 것을 주저하는 이윱니다.

[타르 세인/카렌주정부 장관 : "연방정부대표위원회(CRPH)도 합법적인건 아닙니다."]

[소포도 카렌민족해방군 사령관 : "소수민족 대표들이 논의를 하고 있으니까 제가 언급할 문제는 아닙니다."]

["설령 소수민족 반군과 반 쿠테다 진영이 힘을 합친다고 해도, 실전에 익숙한 50만 미얀마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싸움이 내전으로 이어져, 수많은 희생자를 양산할 것이라는 우려도 이때문입니다.

국제사회가 이렇다할 답을 못찾고 있는 가운데, 미얀마 군정의 유혈진압은 시민을 향한 테러로 바뀌고 있습니다.

반 쿠데타 진영과 소수민족 반군이 힘을 합치려면 70년된 여러 민족들의 이해관계를 풀어야합니다.

미얀마의 봄을 위해 버마족과 소수민족 반군은 연대의 깃발을 들 수 있을지, 미얀마에서는 오늘도 시민들이 죽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태국과 미얀마 국경도시 매솟에서 김원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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