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잠수함기지 ‘신포조선소’에 무슨 일이?

입력 2021.04.13 (16:14) 수정 2021.04.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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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포조선소가 최근 며칠 간 계속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함경남도에 위치한 신포조선소는 북한의 잠수함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하는 시설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함께 늘 '요주의 장소'로 꼽히는 이곳에서 최근 심심찮게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 38노스 "SLBM 시험선박 발사관 개보수 정황"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신포조선소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용 선박을 개보수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습니다.

10일 촬영된 민간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신포조선소에 있는 SLBM 시험용 바지선에서 미사일 발사관이 제거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었습니다.

38노스가 공개한 4월 10일 신포조선소의 위성사진. 약 3시간 만에 미사일 발사관으로 추정되는 물체의 위치가 달라진 모습이 관측된다. (사진출처: 38노스 홈페이지)38노스가 공개한 4월 10일 신포조선소의 위성사진. 약 3시간 만에 미사일 발사관으로 추정되는 물체의 위치가 달라진 모습이 관측된다. (사진출처: 38노스 홈페이지)


10일 오전 1시 50분(한국시간 오전 10시 50분)에 촬영된 위성사진(위 사진)을 보면, 부유식 드라이독(선박 건조·수리 시설) 옆 트럭에 실린 크레인에 미사일 발사관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매달려 있는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또 건조시설 입구 부근에는 대형 트럭의 모습도 보입니다.

약 3시간 뒤인 오전 5시 7분 찍힌 사진(아래 사진)에는 크레인이 드라이독 근처에 계속 있고 대형트럭이 그 옆으로 이동한 가운데, 미사일 발사관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트럭의 짐칸에 놓인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38노스는 두 사진에서 공통으로 시험용 바지선 위에 보이는 검은 동그라미를 주목하며 이를 미사일 발사관이 탈착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38노스는 기존 발사관을 정비하거나, 더 큰 SLBM을 넣을 수 있는 새로운 미사일 발사관 또는 새로운 발사 프레임으로 교체하는 작업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北 신포조선소에서 최근 의도불명 움직임"

북한 신포조선소에서 목적이 확인되지 않는 '일련의 움직임'이 있다는 분석은 이보다 앞선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의 싱크탱크에서도 나왔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위성사진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최근 신포조선소에서 북한 해군의 소규모 움직임이 이어졌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CSIS의 북한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8일 게재된 최근 신포조선소 관련 분석.미국 CSIS의 북한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8일 게재된 최근 신포조선소 관련 분석.


이달 초 SLBM 시험용 바지선(바닥이 편평한 화물선)이 재작년 10월부터 정박했던 보안 수조에서 나와 제2 건조시설의 조선대(배를 만들 때 올려놓는 대) 남쪽 면, 부유식 드라이독(배 건조·수리시설) 앞쪽으로 옮겨진 점 등을 들었는데요.

부유식 드라이독 역시 2014년 이후 쭉 제2 건조시설에 접한 조선대 북쪽 면 부두에 정박해 있었는데, 지난달 14~24일 사이 현재 위치로 이동했다는 겁니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크레인을 장착한 바지선이 신포조선소에 오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분단을 넘어'는 이러한 움직임의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다면서도, ▲장기적 SLBM 시험 준비 ▲유지보수나 새 장비 설치를 위한 준비 ▲SLBM 시험용 바지선의 유지보수를 위한 운송 과정 ▲북한의 첫 탄도미사일잠수함(SSB) 진수 사전작업 등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로 제시했습니다.

■ "신포조선소 움직임, SLBM 발사 준비 가능성"

이같은 움직임은 우리 정보당국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어제(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외신에서 보도되고 있는 북한 SLBM 발사관 이동을 국정원도 지난 8일 보고를 통해 확인해 줬다"고 밝혔는데요.


하 의원은 "신포조선소 의장구역(배에 필요한 장비를 정비하는 곳)에 있던 미사일 발사관(수중사출시험장비)이 200여미터 떨어진 진수구역으로 옮겨졌다"며 국정원의 보고 내용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미사일 발사관 이동이 정비작업을 위한 것일 가능성과 실제로 모종의 액션을 위한 준비작업일 가능성 두 가지를 다 주시하고 있다"며 "SLBM 시험발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우리 군 당국도 최근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북극성-5' 공개까지... 집요한 北 SLBM 개발사

북한의 SLBM 개발 정황이 포착되기 시작한 건 2013년 무렵입니다. 수십 차례 지상·해상 사출실험을 한 끝에 2015년 5월 처음으로 SLBM 시험발사를 공개했는데요. 이 '북극성-1'의 비행 거리는 150m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4월에는 30km를 날려보내는 데 성공합니다. SLBM의 최소 사거리로 여겨지는 300km에는 크게 못 미치쳤지만, 액체연료보다 안정적인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했고, 미사일을 물 밖으로 밀어낸 뒤 엔진을 점화하는 '콜드런치' 기술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넉 달 뒤인 2016년 8월, 북한은 또 한 번 발전한 기술을 과시합니다. 신포 인근 해상에서 발사한 미사일의 비행 거리는 500km에 이르렀는데요. 사거리가 크게 늘어난데다 중간 비행 능력까지 보여줘 SLBM 완성에 바짝 다가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2018년 남북, 북미 대화가 이어지며 한동안 등장하지 않던 북한의 SLBM은 2019년 10월 다시 등장합니다. 강원도 원산 인근 해상의 바지선에서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 한 건데요. 고도는 910여km, 비행 거리 약 450km였습니다. 정상각도로 발사하면 최대 사거리는 2,000km 이상일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북한이 지난해와 올해 열병식에서 잇따라 공개한 ‘북극성-4’와 ‘북극성-5’의 모습.북한이 지난해와 올해 열병식에서 잇따라 공개한 ‘북극성-4’와 ‘북극성-5’의 모습.

이후 북한은 지난해 10월 75주년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북극성 4형을, 올해 1월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는 북극성 5형을 차례로 공개했습니다. 기존 SLBM보다 직경이 늘어나고, 탄두부도 커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흔히 핵무기 체계를 구축하는 '3대 투발 수단'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폭격기, 그리고 SLBM을 꼽는데요. 그중에서도 SLBM은 특히 탐지가 어렵고, 본토가 공격당한 뒤에도 깊은 바다에서 은밀히 접근해 공격하는 '보복공격'에도 유용한 수단이어서, 북한이 유독 개발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 '발사 준비' or '압박 메시지'... 北 움직임 주목

주목되는 것은 최근 신포조선소에서 포착되고 있는 일련의 움직임이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과정이냐 하는 점입니다. 2018년 북미 회담이 시작된 이후 북한이 SLBM을 시험 발사한 것은 2019년 딱 한 번입니다.

2019년 10월 북한은 '북극성-3형'을 수중발사대(바지선)에서 쐈는데, 당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켜보자"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미가 스톡홀롬에서 실무협상을 앞두고 있던 때라는 점을 감안해도 상당히 절제된 언급이었는데요.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말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못박으며,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킬 경우 상응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하물며 SLBM은 지난달 쏘았던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비해 도발의 성격이 한층 강하고, 특히 미국을 겨냥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돼 파장이 훨씬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신포조선소의 움직임이 당장 시험발사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계획된 행동'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이 아직 정확히 공개되지도 않았는데, 미국을 겨냥한 도발로 먼저 판을 깰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시험발사에 앞서 북한이 2019년 7월 공개했던 3천t급 잠수함의 건조 작업을 끝내고 곧 진수식을 열어 이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합니다. '발사'는 아니니 직접적인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은 아니면서도 발전된 SLBM 전력을 과시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분단을 넘어'도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 한국 문재인 정부를 더 압박하거나 기만하는 것을 포함한 대전략 일환일 수도 있다"며 "SSB 진수나 SLBM 시험은 바이든 행정부에 난제를 안길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시험발사든 진수식이든, 하게 된다면 그 시기는 오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 북한에서는 '태양절'이라고 부르는 날 즈음일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바이든 정부와의 새로운 관계설정을 앞두고, '신포조선소'의 움직임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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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잠수함기지 ‘신포조선소’에 무슨 일이?
    • 입력 2021-04-13 16:01:12
    • 수정2021-04-13 17:21:40
    취재K
북한 신포조선소가 최근 며칠 간 계속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함경남도에 위치한 신포조선소는 북한의 잠수함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하는 시설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함께 늘 '요주의 장소'로 꼽히는 이곳에서 최근 심심찮게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 38노스 "SLBM 시험선박 발사관 개보수 정황"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신포조선소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용 선박을 개보수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습니다.

10일 촬영된 민간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신포조선소에 있는 SLBM 시험용 바지선에서 미사일 발사관이 제거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었습니다.

38노스가 공개한 4월 10일 신포조선소의 위성사진. 약 3시간 만에 미사일 발사관으로 추정되는 물체의 위치가 달라진 모습이 관측된다. (사진출처: 38노스 홈페이지)

10일 오전 1시 50분(한국시간 오전 10시 50분)에 촬영된 위성사진(위 사진)을 보면, 부유식 드라이독(선박 건조·수리 시설) 옆 트럭에 실린 크레인에 미사일 발사관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매달려 있는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또 건조시설 입구 부근에는 대형 트럭의 모습도 보입니다.

약 3시간 뒤인 오전 5시 7분 찍힌 사진(아래 사진)에는 크레인이 드라이독 근처에 계속 있고 대형트럭이 그 옆으로 이동한 가운데, 미사일 발사관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트럭의 짐칸에 놓인 모습이 관측됐습니다.

38노스는 두 사진에서 공통으로 시험용 바지선 위에 보이는 검은 동그라미를 주목하며 이를 미사일 발사관이 탈착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38노스는 기존 발사관을 정비하거나, 더 큰 SLBM을 넣을 수 있는 새로운 미사일 발사관 또는 새로운 발사 프레임으로 교체하는 작업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北 신포조선소에서 최근 의도불명 움직임"

북한 신포조선소에서 목적이 확인되지 않는 '일련의 움직임'이 있다는 분석은 이보다 앞선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의 싱크탱크에서도 나왔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위성사진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최근 신포조선소에서 북한 해군의 소규모 움직임이 이어졌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CSIS의 북한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8일 게재된 최근 신포조선소 관련 분석.

이달 초 SLBM 시험용 바지선(바닥이 편평한 화물선)이 재작년 10월부터 정박했던 보안 수조에서 나와 제2 건조시설의 조선대(배를 만들 때 올려놓는 대) 남쪽 면, 부유식 드라이독(배 건조·수리시설) 앞쪽으로 옮겨진 점 등을 들었는데요.

부유식 드라이독 역시 2014년 이후 쭉 제2 건조시설에 접한 조선대 북쪽 면 부두에 정박해 있었는데, 지난달 14~24일 사이 현재 위치로 이동했다는 겁니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크레인을 장착한 바지선이 신포조선소에 오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분단을 넘어'는 이러한 움직임의 이유는 아직 불분명하다면서도, ▲장기적 SLBM 시험 준비 ▲유지보수나 새 장비 설치를 위한 준비 ▲SLBM 시험용 바지선의 유지보수를 위한 운송 과정 ▲북한의 첫 탄도미사일잠수함(SSB) 진수 사전작업 등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로 제시했습니다.

■ "신포조선소 움직임, SLBM 발사 준비 가능성"

이같은 움직임은 우리 정보당국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어제(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외신에서 보도되고 있는 북한 SLBM 발사관 이동을 국정원도 지난 8일 보고를 통해 확인해 줬다"고 밝혔는데요.


하 의원은 "신포조선소 의장구역(배에 필요한 장비를 정비하는 곳)에 있던 미사일 발사관(수중사출시험장비)이 200여미터 떨어진 진수구역으로 옮겨졌다"며 국정원의 보고 내용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미사일 발사관 이동이 정비작업을 위한 것일 가능성과 실제로 모종의 액션을 위한 준비작업일 가능성 두 가지를 다 주시하고 있다"며 "SLBM 시험발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우리 군 당국도 최근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북극성-5' 공개까지... 집요한 北 SLBM 개발사

북한의 SLBM 개발 정황이 포착되기 시작한 건 2013년 무렵입니다. 수십 차례 지상·해상 사출실험을 한 끝에 2015년 5월 처음으로 SLBM 시험발사를 공개했는데요. 이 '북극성-1'의 비행 거리는 150m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4월에는 30km를 날려보내는 데 성공합니다. SLBM의 최소 사거리로 여겨지는 300km에는 크게 못 미치쳤지만, 액체연료보다 안정적인 고체연료 엔진을 적용했고, 미사일을 물 밖으로 밀어낸 뒤 엔진을 점화하는 '콜드런치' 기술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넉 달 뒤인 2016년 8월, 북한은 또 한 번 발전한 기술을 과시합니다. 신포 인근 해상에서 발사한 미사일의 비행 거리는 500km에 이르렀는데요. 사거리가 크게 늘어난데다 중간 비행 능력까지 보여줘 SLBM 완성에 바짝 다가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2018년 남북, 북미 대화가 이어지며 한동안 등장하지 않던 북한의 SLBM은 2019년 10월 다시 등장합니다. 강원도 원산 인근 해상의 바지선에서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 한 건데요. 고도는 910여km, 비행 거리 약 450km였습니다. 정상각도로 발사하면 최대 사거리는 2,000km 이상일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북한이 지난해와 올해 열병식에서 잇따라 공개한 ‘북극성-4’와 ‘북극성-5’의 모습.
이후 북한은 지난해 10월 75주년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북극성 4형을, 올해 1월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는 북극성 5형을 차례로 공개했습니다. 기존 SLBM보다 직경이 늘어나고, 탄두부도 커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흔히 핵무기 체계를 구축하는 '3대 투발 수단'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폭격기, 그리고 SLBM을 꼽는데요. 그중에서도 SLBM은 특히 탐지가 어렵고, 본토가 공격당한 뒤에도 깊은 바다에서 은밀히 접근해 공격하는 '보복공격'에도 유용한 수단이어서, 북한이 유독 개발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 '발사 준비' or '압박 메시지'... 北 움직임 주목

주목되는 것은 최근 신포조선소에서 포착되고 있는 일련의 움직임이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과정이냐 하는 점입니다. 2018년 북미 회담이 시작된 이후 북한이 SLBM을 시험 발사한 것은 2019년 딱 한 번입니다.

2019년 10월 북한은 '북극성-3형'을 수중발사대(바지선)에서 쐈는데, 당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켜보자"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미가 스톡홀롬에서 실무협상을 앞두고 있던 때라는 점을 감안해도 상당히 절제된 언급이었는데요.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말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못박으며,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킬 경우 상응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하물며 SLBM은 지난달 쏘았던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비해 도발의 성격이 한층 강하고, 특히 미국을 겨냥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돼 파장이 훨씬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신포조선소의 움직임이 당장 시험발사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계획된 행동'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이 아직 정확히 공개되지도 않았는데, 미국을 겨냥한 도발로 먼저 판을 깰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시험발사에 앞서 북한이 2019년 7월 공개했던 3천t급 잠수함의 건조 작업을 끝내고 곧 진수식을 열어 이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합니다. '발사'는 아니니 직접적인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은 아니면서도 발전된 SLBM 전력을 과시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분단을 넘어'도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 한국 문재인 정부를 더 압박하거나 기만하는 것을 포함한 대전략 일환일 수도 있다"며 "SSB 진수나 SLBM 시험은 바이든 행정부에 난제를 안길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시험발사든 진수식이든, 하게 된다면 그 시기는 오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 북한에서는 '태양절'이라고 부르는 날 즈음일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바이든 정부와의 새로운 관계설정을 앞두고, '신포조선소'의 움직임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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