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보도’ 점검 토론회…“속보 경쟁 대신 과학적 근거”

입력 2021.04.15 (14:48) 수정 2021.04.1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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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안정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언론의 지나친 속보 경쟁과 자극적인 보도가 백신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는 오늘(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코로나19 보도 점검-미디어와 백신:방역과 방해 사이’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상 반응을 과학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선 최소 며칠, 길게는 수개월이 소요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교수는 “백신과 이상 반응과의 인과관계가 없음을 증명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부검을 통해 다른 명백한 사안이 있는지 확인하거나, 이상 반응에 대한 역학조사, 백신 접종 전 이상 반응 발생률과 백신 접종 추의 비교 등의 방법을 통해 근거가 확보되면 확인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문제가 제기되는 즉시 시원한 대답을 주는 건 불가능한데도, 언론의 뉴스 속보는 빠르고 제목만으로 내용을 나타내기엔 사건의 본질을 완전히 표현하지 못한다”며 언론의 속보 경쟁을 우려했습니다.

언론이 ‘감염병보도준칙’을 마련하고도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 보도해야 하고, 추측성 기사나 과장된 기사를 지양해야 한다는 감염병보도준칙이 마련됐는데도, 여전히 백신과 관련해 자극적인 내용이나 흥미를 이끌어낼 목적이 있다고 판단되는 제목을 뽑고 있고, 자극적, 선정적 수식어를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언론이 특정 백신 이름을 제기하며 안전성과 효과성에 문제가 있는 백신이라는 고정 관념을 유도하고 있고, 백신과 관련해 정치 프레임을 조성하며 정부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백신 맞고 또 사망’ 등과 같은 제목으로 무분별한 인과관계 프레임을 조성해, 대중에게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사례도 드러났다”고 우려했습니다.

바람직한 보도 방향에 대해 유 교수는 “단순히 사건기사식의 보도가 아닌, 인과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유보적 태도를 유지하는 저널리즘이 필요하고, 감정적 반응이 아닌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이성적 판단을 지원하는 보도를 희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선정적 제목이나 초보적 정보만 중계식으로 전달하는 보도를 지양하고 팩트와 대안이 살아 있고, 백신과 관련해 파생되는 사항들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늘 토론회엔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김준일 뉴스톱 대표, 이나연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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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4-15 15: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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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안정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언론의 지나친 속보 경쟁과 자극적인 보도가 백신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는 오늘(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코로나19 보도 점검-미디어와 백신:방역과 방해 사이’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상 반응을 과학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선 최소 며칠, 길게는 수개월이 소요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교수는 “백신과 이상 반응과의 인과관계가 없음을 증명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부검을 통해 다른 명백한 사안이 있는지 확인하거나, 이상 반응에 대한 역학조사, 백신 접종 전 이상 반응 발생률과 백신 접종 추의 비교 등의 방법을 통해 근거가 확보되면 확인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문제가 제기되는 즉시 시원한 대답을 주는 건 불가능한데도, 언론의 뉴스 속보는 빠르고 제목만으로 내용을 나타내기엔 사건의 본질을 완전히 표현하지 못한다”며 언론의 속보 경쟁을 우려했습니다.

언론이 ‘감염병보도준칙’을 마련하고도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 보도해야 하고, 추측성 기사나 과장된 기사를 지양해야 한다는 감염병보도준칙이 마련됐는데도, 여전히 백신과 관련해 자극적인 내용이나 흥미를 이끌어낼 목적이 있다고 판단되는 제목을 뽑고 있고, 자극적, 선정적 수식어를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언론이 특정 백신 이름을 제기하며 안전성과 효과성에 문제가 있는 백신이라는 고정 관념을 유도하고 있고, 백신과 관련해 정치 프레임을 조성하며 정부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백신 맞고 또 사망’ 등과 같은 제목으로 무분별한 인과관계 프레임을 조성해, 대중에게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사례도 드러났다”고 우려했습니다.

바람직한 보도 방향에 대해 유 교수는 “단순히 사건기사식의 보도가 아닌, 인과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유보적 태도를 유지하는 저널리즘이 필요하고, 감정적 반응이 아닌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이성적 판단을 지원하는 보도를 희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선정적 제목이나 초보적 정보만 중계식으로 전달하는 보도를 지양하고 팩트와 대안이 살아 있고, 백신과 관련해 파생되는 사항들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늘 토론회엔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경희 한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김준일 뉴스톱 대표, 이나연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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