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반도체 대란, 기회로 만들려면

입력 2021.04.16 (07:50) 수정 2021.04.16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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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명 객원 해설위원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촉발된 반도체 패권 경쟁이 미국·중국·유럽연합 등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가 앞으로 3년간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액수만도 300조 원이 넘습니다. 스마트폰·자동차 등 대부분 첨단 장비의 필수 부품인 반도체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 역시 반도체 공급망 우위를 놓치지 않기 위한 다각도의 지원책 마련을 서둘고 있습니다.

승자독식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성공의 3요소를 꼽는다면 우수한 전문 인력과 반도체 생산시설, 대규모 자본입니다. 특히, 최첨단 기술의 지식과 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가 없이 반도체 산업은 시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메모리반도체 강국에서 시스템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시스템 설계와 소프트웨어 전문성을 겸비한 인력이 꼭 필요합니다. 해외 의존도가 98%에 이르는 차량용 반도체의 자체 수급을 위한 해법입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입니다. 다행히 K-반도체 벨트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정부는 내년까지 4,800명의 반도체 전문 인력을 공급하고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시스템반도체 설계전공트랙을 지원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합니다. 때 늦은 감이 있지만, 인력난에 허덕이는 반도체 업계는 반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재 양성은 단순히 트랙을 개설하고 재원을 투입한다고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가르칠 수 있는 인력과 실습 인프라, 그리고 교육할 수 있는 시간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당장 인력이 필요하다고 전공트랙을 만들도록 하는 근시안적인 정책보다는 대학·기업과 머리를 맞대 구체적인 방법과 전략을 수립해 시행해야 합니다.

차제에 반도체뿐 아니라 국가 산업 전반의 전문 인력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시행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콘텐츠와 디자인, 소프트웨어, AI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의 전문 인력 수급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 교육의 틀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번 반도체 대란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K-반도체 #전문인력 #반도체대란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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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명 객원 해설위원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촉발된 반도체 패권 경쟁이 미국·중국·유럽연합 등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가 앞으로 3년간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액수만도 300조 원이 넘습니다. 스마트폰·자동차 등 대부분 첨단 장비의 필수 부품인 반도체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 역시 반도체 공급망 우위를 놓치지 않기 위한 다각도의 지원책 마련을 서둘고 있습니다.

승자독식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성공의 3요소를 꼽는다면 우수한 전문 인력과 반도체 생산시설, 대규모 자본입니다. 특히, 최첨단 기술의 지식과 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가 없이 반도체 산업은 시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메모리반도체 강국에서 시스템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시스템 설계와 소프트웨어 전문성을 겸비한 인력이 꼭 필요합니다. 해외 의존도가 98%에 이르는 차량용 반도체의 자체 수급을 위한 해법입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입니다. 다행히 K-반도체 벨트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정부는 내년까지 4,800명의 반도체 전문 인력을 공급하고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 시스템반도체 설계전공트랙을 지원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합니다. 때 늦은 감이 있지만, 인력난에 허덕이는 반도체 업계는 반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재 양성은 단순히 트랙을 개설하고 재원을 투입한다고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가르칠 수 있는 인력과 실습 인프라, 그리고 교육할 수 있는 시간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당장 인력이 필요하다고 전공트랙을 만들도록 하는 근시안적인 정책보다는 대학·기업과 머리를 맞대 구체적인 방법과 전략을 수립해 시행해야 합니다.

차제에 반도체뿐 아니라 국가 산업 전반의 전문 인력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시행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콘텐츠와 디자인, 소프트웨어, AI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의 전문 인력 수급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 교육의 틀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번 반도체 대란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K-반도체 #전문인력 #반도체대란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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