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베로 시프트’는 과연 효과적일까? 통계로 중간 점검

입력 2021.04.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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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한화는 수비진을 오른쪽으로 이동시킨 수비 시프트로 SSG 추신수의 타구를 막아냈다지난 6일 한화는 수비진을 오른쪽으로 이동시킨 수비 시프트로 SSG 추신수의 타구를 막아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의 행보가 국내 야구 팬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수베로 시프트'라 불리는 수비 위치 이동 전술도 그중 하나다.

한화는 올 시즌 당겨치는 좌타자를 상대로 3루를 비워 두는 과감한 시프트를 주저 없이 사용한다. 이런 시프트를 통해 1, 2루 사이를 가르는 안타성 타구를 땅볼로 처리한다.

과감한 시프트는 성공했을 때는 환호를 받지만 실패했을 때는 큰 비난을 받는다. 더군다나 야구팬들은 보통 좋은 순간보다 좋지 못한 순간을 더 잘 기억한다.

수베로 시프트의 효용성을 두고 초반부터 야구계에서 갑론을박이 오가는 이유다.

한화의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4.88로 10개 팀 중 8위를 달리고 있다. 이 수치만 보면 시프트 효과가 없는 듯 보인다. 하지만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지난해에도 5.28로 9위였다.

객관적인 투수 전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자료 : 스탯티즈(www.statiz.co.kr)자료 : 스탯티즈(www.statiz.co.kr)

그럼 한화 투수진의 피 BABIP(Batting average on ball in play:인플레이 타구가 안타가 될 확률)를 살펴보면 어떨까?

한화 투수진의 피 BABIP는 0.264로 올 시즌 10개 팀 중 가장 낮다. 리그 평균 0.302와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나는 수치다. 지난해 한화의 피 BABIP는 0.324로 8위였다. 지난해보다 피 BABIP가 무려 0.060이나 떨어졌다.

이 수치만 보면 한화는 과감한 시프트로 지난해보다 인플레이 타구의 피안타 확률을 대폭 줄였다.

물론, BABIP는 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시즌 초 적은 표본으로 수베로 시프트가 성공이라고 단언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현재까지 '결과'만 보면 타구 수비에서 일단 손해는 보고 있지 않다.

하지만 도루 수비에선 자주 허점을 드러냈다. 지난 4일 KT와의 경기에서 동점 상황인 9회 말 수비 시프트로 2루를 제대로 커버 못하는 사이 허무하게 도루를 허용했다. 수베로 감독도 최근엔 주자에 유무에 따라 시프트를 변경하는 듯 보완책을 찾고 있다.


左=MLB 시프트 사용률의 변화, 右=BABIP와 땅볼 타율의 변화 (자료 =팬그래프닷컴)左=MLB 시프트 사용률의 변화, 右=BABIP와 땅볼 타율의 변화 (자료 =팬그래프닷컴)

■수비 시프트 정말로 효과적일까? 미국에서도 논란

앞서 피 BABIP를 보면 수베로 시프트가 현재까진 이득이었다고 설명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결과적으로다. 이 결과가 수비 시프트 덕인지 운인지 알 수 없다.

미국에서도 수비 시프트 사용률은 최근 2010년 이후 크게 늘어났지만, 여전히 효과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

미국 팬그래프닷컴의 통계를 보면 메이저리그에서 수비 시프트의 사용 비율은 2010년에서 2018년 사이 배가 넘게 늘어났다. 그 사이 리그 전체의 BABIP나 땅볼 타율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시프트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시프트에 관련된 통계를 제공하는 업체인 BIS(Baseball info solution)에서는 2015년 시프트로 인해 266개의 득점이 감소했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자나 득점 상황 등에 따라 효과가 크게 달라져 단순 타율 비교만으론 효과를 알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서 통계를 분석하는 메이저리그팀들이 수비 시프트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은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시프트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효과가 있든 없든 경기 시간을 길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올해 더블A에선 수비 시프트를 금지하는 실험까지 펼치고 있다.

앞으로 수비 시프트의 대세가 어디로 흐를지 지켜보는 것도 야구를 보는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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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베로 시프트’는 과연 효과적일까? 통계로 중간 점검
    • 입력 2021-04-19 16:20:56
    스포츠K
지난 6일 한화는 수비진을 오른쪽으로 이동시킨 수비 시프트로 SSG 추신수의 타구를 막아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의 행보가 국내 야구 팬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수베로 시프트'라 불리는 수비 위치 이동 전술도 그중 하나다.

한화는 올 시즌 당겨치는 좌타자를 상대로 3루를 비워 두는 과감한 시프트를 주저 없이 사용한다. 이런 시프트를 통해 1, 2루 사이를 가르는 안타성 타구를 땅볼로 처리한다.

과감한 시프트는 성공했을 때는 환호를 받지만 실패했을 때는 큰 비난을 받는다. 더군다나 야구팬들은 보통 좋은 순간보다 좋지 못한 순간을 더 잘 기억한다.

수베로 시프트의 효용성을 두고 초반부터 야구계에서 갑론을박이 오가는 이유다.

한화의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4.88로 10개 팀 중 8위를 달리고 있다. 이 수치만 보면 시프트 효과가 없는 듯 보인다. 하지만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지난해에도 5.28로 9위였다.

객관적인 투수 전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자료 : 스탯티즈(www.statiz.co.kr)
그럼 한화 투수진의 피 BABIP(Batting average on ball in play:인플레이 타구가 안타가 될 확률)를 살펴보면 어떨까?

한화 투수진의 피 BABIP는 0.264로 올 시즌 10개 팀 중 가장 낮다. 리그 평균 0.302와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나는 수치다. 지난해 한화의 피 BABIP는 0.324로 8위였다. 지난해보다 피 BABIP가 무려 0.060이나 떨어졌다.

이 수치만 보면 한화는 과감한 시프트로 지난해보다 인플레이 타구의 피안타 확률을 대폭 줄였다.

물론, BABIP는 운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시즌 초 적은 표본으로 수베로 시프트가 성공이라고 단언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현재까지 '결과'만 보면 타구 수비에서 일단 손해는 보고 있지 않다.

하지만 도루 수비에선 자주 허점을 드러냈다. 지난 4일 KT와의 경기에서 동점 상황인 9회 말 수비 시프트로 2루를 제대로 커버 못하는 사이 허무하게 도루를 허용했다. 수베로 감독도 최근엔 주자에 유무에 따라 시프트를 변경하는 듯 보완책을 찾고 있다.


左=MLB 시프트 사용률의 변화, 右=BABIP와 땅볼 타율의 변화 (자료 =팬그래프닷컴)
■수비 시프트 정말로 효과적일까? 미국에서도 논란

앞서 피 BABIP를 보면 수베로 시프트가 현재까진 이득이었다고 설명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결과적으로다. 이 결과가 수비 시프트 덕인지 운인지 알 수 없다.

미국에서도 수비 시프트 사용률은 최근 2010년 이후 크게 늘어났지만, 여전히 효과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

미국 팬그래프닷컴의 통계를 보면 메이저리그에서 수비 시프트의 사용 비율은 2010년에서 2018년 사이 배가 넘게 늘어났다. 그 사이 리그 전체의 BABIP나 땅볼 타율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시프트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시프트에 관련된 통계를 제공하는 업체인 BIS(Baseball info solution)에서는 2015년 시프트로 인해 266개의 득점이 감소했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자나 득점 상황 등에 따라 효과가 크게 달라져 단순 타율 비교만으론 효과를 알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서 통계를 분석하는 메이저리그팀들이 수비 시프트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은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시프트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효과가 있든 없든 경기 시간을 길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올해 더블A에선 수비 시프트를 금지하는 실험까지 펼치고 있다.

앞으로 수비 시프트의 대세가 어디로 흐를지 지켜보는 것도 야구를 보는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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