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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K] ‘무자격 업체’ 낀 규제자유특구…시작부터 ‘흔들’
입력 2021.04.19 (19:44) 수정 2021.04.20 (21:59) 뉴스7(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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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한국전력이 있는 광주전남 혁신도시와 나주 혁신산단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19년 이곳을 에너지신산업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합니다.

특구 안에서는 '특구사업자'로 지정된 업체들이 규제 없이 신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데요.

이런 특구가 전국 14개 시도에 24곳이 지정 고시돼 있습니다.

나주 특구 사업의 핵심은 태양광이나 연료전지로 만든 전력을 중간 정도전압에서 '직류' 방식으로 전송할 수 있는지를 실증하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전압을 쉽게 높일 수 있는 '교류' 방식을 써 왔는데요.

직류보다 전송 효율이 낮습니다.

신재생 발전소는 계속 늘어나는데 선로를 만드는 건 한계가 있으니, 이제는 한번에 더 많은 전기를 보낼 수 있는 '직류' 전송을 시도하는 거죠.

이 특구 사업에는 14개 업체가 사업자로 지정됐고요. 사업비는 3백 30억 원이 투입됩니다.

그런데 이 사업, 시작부터 흔들렸습니다. 자격 없는 업체를 끌어들였기 때문인데요.

KBS는 오늘부터 이 문제를 집중보도합니다.

[리포트]

나주 영산강변에 조성된 영산강 저류지입니다.

주식회사 영산강발전은 이곳 49만 제곱미터 부지에 태양광을 설치하기로 하고 규제자유특구 사업자로 지정됐습니다.

30메가와트급 전력을 생산해 실증용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입니다.

특구 사업이 시작됐지만 영산강발전은 전기를 생산하지 못합니다.

저류지 소유주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으로부터 부지를 사용할 수 있는 점용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영산강발전 관계자/음성변조 : "태양광 발전을 하려고 했는데 (점용)허가가 안 났어요. 그래서 전부 접고, 철수하고 우리가 그 행정심판 소송 중이에요."]

또 다른 특구사업자인 주식회사 탑솔라도 실증용 전기를 생산하지 못했습니다.

연료전지로 20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하겠다며 사업자로 참여했지만, 산업통상자원부의 발전사업허가가 없었던 겁니다.

특구 사업을 총괄한 전라남도와 주관기관인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두 업체를 참여시켰습니다.

대용량 발전원이 반드시 필요했고 특구로 지정되면 사업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했다는 이유에섭니다.

[녹색에너지연구원 전 관계자/음성변조 : "사업을 하는 기간 동안에 인허가를 충분히 받을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들어오신 거예요."]

사업 능력도 없는 업체가 참여한 규제자유특구사업, 결국 대규모 태양광과 연료전지 발전으로 직류 실증을 하겠다는 당초 계획은 무산됐습니다.

KBS 뉴스 최혜진입니다.

[탐사K] 부지도 확보 못했는데…사업 참여시켜

[기자]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총괄한 전라남도와 주관기관인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왜 허가도 없는 업체를 사업자로 참여시킨 걸까요?

특히 영산강발전은 10년 가까이 부지도 확보하지 못한 사실상 서류상 업체였습니다.

이어서 하선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관보에 게시된 에너지신산업 규제자유특구 사업자 명단입니다.

주식회사 영산강발전은 일이삼사, 4개 업체가 지정됐습니다.

해당 법인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봤습니다.

만원짜리 주식 1주의 특수목적법인, 일종의 서류상 업체들입니다.

주소지로 찾아갔습니다.

수도권에서 선박 화물 검사를 하다 2009년 나주시로 본사를 옮긴 업체입니다.

당시 나주시와 협약까지 맺었지만 실적도 없이 직원 2명만 남아있습니다.

이 업체가 태양광 사업을 하려고 영산강발전이라는 특수목적법인을 만든 겁니다.

[영산강발전 관계자/음성변조 : "영산강발전 1,2,3,4를 우리(한국공사정검사)에서 만들었어요, SPC를."]

영산강발전은 그러나 2013년 산업부의 발전허가를 받고도 아직까지 태양광 사업을 못하고 있습니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7년 동안 점용허가를 내주지 않은 겁니다.

익산청은 저류지가, 4대강 사업 당시 홍수 조절을 위해 농지 800개 필지를 사들여 만든 재난방지용 부지인데다, 농사를 못짓게 된 땅을 특정 태양광 사업자에게 내줄 경우 특혜 논란도 우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저류지는 지난해 폭우 때 물그릇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인근 주민들도 태양광 시설을 반대했습니다.

[김춘식/인근 주민 : "우리는 적극적으로 반대했지, 저 땅을 왜 하필이면 저 좋은 땅을 태양광을 하자고."]

그런데도 전남도와 나주시는 지속적으로 민간사업자 편에 섰습니다.

익산청에 점용허가를 요청해왔고 특구사업에까지 참여시킨 겁니다.

[나주시 관계자 : "규제자유특구가 지정이 되면 익산국토관리청도 기존의 입장에서 바뀌겠지, 잘하도록 도와주겠지하고 기대가 컸거든요."]

영산강발전이 특구사업을 통해 점용허가를 얻으면 10년 간 쏟아부은 수십억 원의 투자비를 회수하고 대규모 발전 수익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영산강발전 측은 주민참여형으로 바꿀 계획이었기 때문에 특혜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영산강발전 관계자/음성변조 : "시민 도민이 같이 참여하는 사업으로 가자. 그러면 거기의 실질적인 주체는 나주시에요."]

점용허가 없이 특구사업에 참여한 영산강발전, 애초부터 사업 차질이 예견됐지만 중소벤처기업부마저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수백억 원대 특구사업을 확정했습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
  • [탐사K] ‘무자격 업체’ 낀 규제자유특구…시작부터 ‘흔들’
    • 입력 2021-04-19 19:44:47
    • 수정2021-04-20 21:59:19
    뉴스7(광주)
[기자]

한국전력이 있는 광주전남 혁신도시와 나주 혁신산단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19년 이곳을 에너지신산업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합니다.

특구 안에서는 '특구사업자'로 지정된 업체들이 규제 없이 신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데요.

이런 특구가 전국 14개 시도에 24곳이 지정 고시돼 있습니다.

나주 특구 사업의 핵심은 태양광이나 연료전지로 만든 전력을 중간 정도전압에서 '직류' 방식으로 전송할 수 있는지를 실증하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전압을 쉽게 높일 수 있는 '교류' 방식을 써 왔는데요.

직류보다 전송 효율이 낮습니다.

신재생 발전소는 계속 늘어나는데 선로를 만드는 건 한계가 있으니, 이제는 한번에 더 많은 전기를 보낼 수 있는 '직류' 전송을 시도하는 거죠.

이 특구 사업에는 14개 업체가 사업자로 지정됐고요. 사업비는 3백 30억 원이 투입됩니다.

그런데 이 사업, 시작부터 흔들렸습니다. 자격 없는 업체를 끌어들였기 때문인데요.

KBS는 오늘부터 이 문제를 집중보도합니다.

[리포트]

나주 영산강변에 조성된 영산강 저류지입니다.

주식회사 영산강발전은 이곳 49만 제곱미터 부지에 태양광을 설치하기로 하고 규제자유특구 사업자로 지정됐습니다.

30메가와트급 전력을 생산해 실증용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입니다.

특구 사업이 시작됐지만 영산강발전은 전기를 생산하지 못합니다.

저류지 소유주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으로부터 부지를 사용할 수 있는 점용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영산강발전 관계자/음성변조 : "태양광 발전을 하려고 했는데 (점용)허가가 안 났어요. 그래서 전부 접고, 철수하고 우리가 그 행정심판 소송 중이에요."]

또 다른 특구사업자인 주식회사 탑솔라도 실증용 전기를 생산하지 못했습니다.

연료전지로 20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하겠다며 사업자로 참여했지만, 산업통상자원부의 발전사업허가가 없었던 겁니다.

특구 사업을 총괄한 전라남도와 주관기관인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두 업체를 참여시켰습니다.

대용량 발전원이 반드시 필요했고 특구로 지정되면 사업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했다는 이유에섭니다.

[녹색에너지연구원 전 관계자/음성변조 : "사업을 하는 기간 동안에 인허가를 충분히 받을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들어오신 거예요."]

사업 능력도 없는 업체가 참여한 규제자유특구사업, 결국 대규모 태양광과 연료전지 발전으로 직류 실증을 하겠다는 당초 계획은 무산됐습니다.

KBS 뉴스 최혜진입니다.

[탐사K] 부지도 확보 못했는데…사업 참여시켜

[기자]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총괄한 전라남도와 주관기관인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왜 허가도 없는 업체를 사업자로 참여시킨 걸까요?

특히 영산강발전은 10년 가까이 부지도 확보하지 못한 사실상 서류상 업체였습니다.

이어서 하선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관보에 게시된 에너지신산업 규제자유특구 사업자 명단입니다.

주식회사 영산강발전은 일이삼사, 4개 업체가 지정됐습니다.

해당 법인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봤습니다.

만원짜리 주식 1주의 특수목적법인, 일종의 서류상 업체들입니다.

주소지로 찾아갔습니다.

수도권에서 선박 화물 검사를 하다 2009년 나주시로 본사를 옮긴 업체입니다.

당시 나주시와 협약까지 맺었지만 실적도 없이 직원 2명만 남아있습니다.

이 업체가 태양광 사업을 하려고 영산강발전이라는 특수목적법인을 만든 겁니다.

[영산강발전 관계자/음성변조 : "영산강발전 1,2,3,4를 우리(한국공사정검사)에서 만들었어요, SPC를."]

영산강발전은 그러나 2013년 산업부의 발전허가를 받고도 아직까지 태양광 사업을 못하고 있습니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7년 동안 점용허가를 내주지 않은 겁니다.

익산청은 저류지가, 4대강 사업 당시 홍수 조절을 위해 농지 800개 필지를 사들여 만든 재난방지용 부지인데다, 농사를 못짓게 된 땅을 특정 태양광 사업자에게 내줄 경우 특혜 논란도 우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저류지는 지난해 폭우 때 물그릇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인근 주민들도 태양광 시설을 반대했습니다.

[김춘식/인근 주민 : "우리는 적극적으로 반대했지, 저 땅을 왜 하필이면 저 좋은 땅을 태양광을 하자고."]

그런데도 전남도와 나주시는 지속적으로 민간사업자 편에 섰습니다.

익산청에 점용허가를 요청해왔고 특구사업에까지 참여시킨 겁니다.

[나주시 관계자 : "규제자유특구가 지정이 되면 익산국토관리청도 기존의 입장에서 바뀌겠지, 잘하도록 도와주겠지하고 기대가 컸거든요."]

영산강발전이 특구사업을 통해 점용허가를 얻으면 10년 간 쏟아부은 수십억 원의 투자비를 회수하고 대규모 발전 수익도 얻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영산강발전 측은 주민참여형으로 바꿀 계획이었기 때문에 특혜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영산강발전 관계자/음성변조 : "시민 도민이 같이 참여하는 사업으로 가자. 그러면 거기의 실질적인 주체는 나주시에요."]

점용허가 없이 특구사업에 참여한 영산강발전, 애초부터 사업 차질이 예견됐지만 중소벤처기업부마저 이를 문제 삼지 않고 수백억 원대 특구사업을 확정했습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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