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톡] ‘화성 드론’ 이륙 성공 순간…그녀는 서류를 찢어버렸다

입력 2021.04.20 (09:45) 수정 2021.04.2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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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뉴이티 비행 성공 소식에 ‘실패 시 발표 문건’을 찢고 있는 미미 엉 미 나사 JPL 헬리콥터 프로젝트 매니저.인제뉴이티 비행 성공 소식에 ‘실패 시 발표 문건’을 찢고 있는 미미 엉 미 나사 JPL 헬리콥터 프로젝트 매니저.


지난 19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헬리콥터 프로젝트 팀원들이 긴장된 얼굴로 화성 드론 '인제뉴이티'가 보내올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인제뉴이티는 나사가 사전에 입력해 둔 일정에 따라 3시간쯤 전에 이미 화성에서 이륙한 상황이지만, 결과 데이터 송신에 시간이 걸려 팀원들은 아직 결과를 모르고 있던 상황.

마침내 지구로부터 5억km가량 떨어진 화성에서 인제뉴이티가 보낸 '고도계' 데이터가 도착했습니다. 인제뉴이티가 화성 표면에서 얼마나 이륙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고도계에는 확연히 눈에 띄는 곡선 그래프가 그려져 있어, 인제뉴이티가 정상적으로 이륙 후 착륙했음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인제뉴이티 ‘고도계’ 자료인제뉴이티 ‘고도계’ 자료

역사적인 '화성 드론 비행'이 성공한 순간 프로젝트 팀원들은 두 손을 치켜들고 환호했습니다. 6년 넘게 8,500만 달러(약 940억 원)를 들여 추진해 온 터라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인제뉴이티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미미 엉 나사 JPL 매니저는 손에 들고 있던 실패 상황 시 발표 문건을 찢어 버렸습니다. 그녀는 "실패를 가정한 발표 자료가 있었지만, 한 번도 연습해본 적이 없다. 우리는 인제뉴이티와 함께 화성에서 비행했다"며 기뻐했습니다.

이날 인제뉴이티는 초속 1m로 3m가량을 솟아오른 뒤 30초 정도 호버링(공중 정지비행)하고 착륙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체 비행시간은 40초 정도로 짧지만, 이번 비행 성공으로 인제뉴이티는 임무 목표의 90%는 달성했다고 평가됩니다.

지난 2월 화성에 도착한 뒤 인제뉴이티는 영하 90도까지 내려가는 화성 기온을 견디며 비행을 준비해 왔습니다. 대기 밀도가 지구의 100분의 1에 불과한 화성에서 비행하는 건 매 순간이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비행 중인 인제뉴이티의 그림자비행 중인 인제뉴이티의 그림자

인제뉴이티는 애초 지난 11일 첫 비행이 예정돼 있었지만, 이륙 직전 사소한 결함이 발견됐고 나사는 비행을 잠정 연기했습니다. 이후 나사 JPL 측이 해결책을 마련했고, 이번 성공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인류가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동력 비행에 성공한 건 1903년 라이트 형제 이후 118년 만입니다.

나사 측은 이를 기념해 인제뉴이티가 이륙하고 착륙한 장소에 '라이트 형제 필드'(Wright Brothers Field)라는 이름을 붙이기로 했습니다.

이번 비행 성공으로 인류의 우주 탐사는 새로운 장을 열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로버(탐사차)나 탐사위성으로만 가능했던 행성 탐사가, 비행체 탐사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당장 나사 측은 새로운 행성 탐사 비행체 개발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1.8kg인 인제뉴이티보다 무게를 10배 키우고, 각종 과학장비를 탑재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는 영화 '스타워즈'처럼 인간이 탑승한 비행체가 행성 곳곳을 누빌 수도 있습니다.

인제뉴이티 임무 개요인제뉴이티 임무 개요

한편 인제뉴이티는 앞으로 한 달여 동안 4번의 추가 비행을 하게 됩니다. 최대 90m까지 비행하면서 화성을 탐사할 계획인데, 평균 비행시간은 90초 정도로 잡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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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20 09:45:29
    • 수정2021-04-20 10:40:33
    취재K
인제뉴이티 비행 성공 소식에 ‘실패 시 발표 문건’을 찢고 있는 미미 엉 미 나사 JPL 헬리콥터 프로젝트 매니저.

지난 19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헬리콥터 프로젝트 팀원들이 긴장된 얼굴로 화성 드론 '인제뉴이티'가 보내올 데이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인제뉴이티는 나사가 사전에 입력해 둔 일정에 따라 3시간쯤 전에 이미 화성에서 이륙한 상황이지만, 결과 데이터 송신에 시간이 걸려 팀원들은 아직 결과를 모르고 있던 상황.

마침내 지구로부터 5억km가량 떨어진 화성에서 인제뉴이티가 보낸 '고도계' 데이터가 도착했습니다. 인제뉴이티가 화성 표면에서 얼마나 이륙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고도계에는 확연히 눈에 띄는 곡선 그래프가 그려져 있어, 인제뉴이티가 정상적으로 이륙 후 착륙했음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인제뉴이티 ‘고도계’ 자료
역사적인 '화성 드론 비행'이 성공한 순간 프로젝트 팀원들은 두 손을 치켜들고 환호했습니다. 6년 넘게 8,500만 달러(약 940억 원)를 들여 추진해 온 터라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인제뉴이티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미미 엉 나사 JPL 매니저는 손에 들고 있던 실패 상황 시 발표 문건을 찢어 버렸습니다. 그녀는 "실패를 가정한 발표 자료가 있었지만, 한 번도 연습해본 적이 없다. 우리는 인제뉴이티와 함께 화성에서 비행했다"며 기뻐했습니다.

이날 인제뉴이티는 초속 1m로 3m가량을 솟아오른 뒤 30초 정도 호버링(공중 정지비행)하고 착륙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체 비행시간은 40초 정도로 짧지만, 이번 비행 성공으로 인제뉴이티는 임무 목표의 90%는 달성했다고 평가됩니다.

지난 2월 화성에 도착한 뒤 인제뉴이티는 영하 90도까지 내려가는 화성 기온을 견디며 비행을 준비해 왔습니다. 대기 밀도가 지구의 100분의 1에 불과한 화성에서 비행하는 건 매 순간이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비행 중인 인제뉴이티의 그림자
인제뉴이티는 애초 지난 11일 첫 비행이 예정돼 있었지만, 이륙 직전 사소한 결함이 발견됐고 나사는 비행을 잠정 연기했습니다. 이후 나사 JPL 측이 해결책을 마련했고, 이번 성공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인류가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동력 비행에 성공한 건 1903년 라이트 형제 이후 118년 만입니다.

나사 측은 이를 기념해 인제뉴이티가 이륙하고 착륙한 장소에 '라이트 형제 필드'(Wright Brothers Field)라는 이름을 붙이기로 했습니다.

이번 비행 성공으로 인류의 우주 탐사는 새로운 장을 열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로버(탐사차)나 탐사위성으로만 가능했던 행성 탐사가, 비행체 탐사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당장 나사 측은 새로운 행성 탐사 비행체 개발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1.8kg인 인제뉴이티보다 무게를 10배 키우고, 각종 과학장비를 탑재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는 영화 '스타워즈'처럼 인간이 탑승한 비행체가 행성 곳곳을 누빌 수도 있습니다.

인제뉴이티 임무 개요
한편 인제뉴이티는 앞으로 한 달여 동안 4번의 추가 비행을 하게 됩니다. 최대 90m까지 비행하면서 화성을 탐사할 계획인데, 평균 비행시간은 90초 정도로 잡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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